팬미팅·콘서트 위주에서 '카페 투어'로..한류 관광 흐름 변화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방탄소년단(BTS)을 만나지 못해도 서울만 5번째 방문했어요"
빌보드 200에 2주 연속 톱 10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케이팝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BTS가 '한류 관광'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일본에서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한류 관광'이라고 하면 팬미팅이나 콘서트 위주로 짜인 패키지여행이 대세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 한류 팬 사이에서 스타를 직접 보지 못해도 그들의 단골 가게 등 발자취를 따라가고 앨범,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기념일 이벤트를 진행하는 카페를 도는 '카페 투어'가 필수 코스로 급부상한 것이다. 여기에 팬들의 연령층은 낮아지고, 방문 빈도수가 높아지는 추세다.
'카페 투어'의 경우 BTS 멤버의 생일이 있는 달에 한시적으로 내부 인테리어나 컵 홀더 등에 멤버 사진을 넣은 카페들을 하루에 많게는 다섯 군데 돌며 인증 사진을 남기는 식이다.
이벤트 주최는 해당 카페 또는 공식 팬클럽인 '아미'(ARMY)가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벤트가 열리는 카페를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서울 지하철 노선도로 정리해 공유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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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일본 팬인 기무라 사키(31)는 "콘서트 티켓 구하기가 어려워서 단 한 번도 BTS를 실제로 보지 못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서울을 다섯 번 갔다"며 "이달 말에 항공권 가격이 싸게 나와서 또다시 서울을 방문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방문 이유에 대해선 그는 "그들이 실제로 갔던 가게에 가면 같은 공간에 있는 것 같고, 일본에는 팔지 않은 다양한 굿즈(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며 "지하철역에 있는 생일 광고나 BTS 얼굴로 도배된 카페에 가서 인증 사진을 찍는 것도 너무 즐겁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7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래관광객이 한국 방문 선택 시 고려요인 순위에서 '케이팝·한류 경험'의 비중은 10.7%로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러나 나라별로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 케이팝·한류 경험(20.2%)이 음식·미식 탐방(70.5%), 쇼핑(60.8%) 다음으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여행 유형의 경우 개별여행이 66.0%, 에어텔(항공·숙박 연계 상품)이 24.9%로 높았으며 단체여행이 9.1%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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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호 한국관광공사 한류관광팀장은 "전 세계에서 한류 관광 바람이 불지만 일본의 경우 특징이 강해 별도의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욘사마'열풍이 불었을 때부터 한국의 팬들보다 일본팬들의 스타에 대한 정보 확보가 상당히 빠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류 바람이 부는 인근 국가인 중국과 비교해도 팬들의 성향이 확실히 차이가 난다"며 "중국팬에 비해 일본팬은 충성도가 높은 데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헌납' '헌신'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하고 관련 상품을 구매해도 이에 대해 아까워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월 '방탄소년단 21세기'란 의미로 제작된 멤버별 캐릭터 'BT21'을 일본에선 처음으로 도쿄 시부야 구 하라주쿠 판매점에서 선보였다. 오픈 첫날 1만5000여 명의 현지 팬이 몰려 큰 혼잡을 빚으며 일본 내 BTS 인기를 실감케 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