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좁은 사회라고들 한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안다고도 한다. 과연 한국 사회는 몇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회일까.
답은 3.6명이다. 전혀 모르던 사이끼리라도 세 사람 또는 네 사람만 거치면 다 알게 된다는 소리다.
중앙일보 week&과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소장 김용학 교수)는 지난 두달여 동안 한국 사회의 연결망(네트워크) 조사에 매달린 끝에 사회과학적으로 실증된 '3.6'이란 수치를 얻었다.
1967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이와 같은 조사가 있었다. 결론은 '5.5'였다.'6.5단계'라는 답이 나왔지만 그네들은 우리가 한 다리 건너는 것을 두 단계 거친다고 계산했기 때문에 우리식으로 말하면 '5.5 다리'다. 어떻든 한국은 미국보다 한결 '좁은 세상'(small world)인 것이다.
사회연결망 조사는 ▶무작위로 선택된 두 개인을 서로 연결하려면 중간에 얼마나 많은 지인(知人)이 필요한지▶사람들의 관계가 얼마나 밀착돼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대표 노규형)가 담당했으며, KTF가 후원했다.
한국 사회를 연결하는 '연줄'로는 지연보다 학연이 더 끈끈했다. 또 호남 출신 사람들이 다른 지역 출신 사람들에게 연결되는 경우가 영남 사람들이 다른 지역 출신 사람들에게 연결되는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조사는 5대 도시에 사는 '최초 출발자' 1백8명으로 시작했다. 서울에 사는 KTF 신사업계획팀장(조사 당시는 컨버전스 기획팀장) 이재화(41)씨가 '목표 인물'이었다. 최초 출발자 A →A가 아는 B →B가 아는 C →C가 아는 D … 이렇게 해서 몇 명을 거쳐 '모르는 사람을 찾아내나'하는 실험이었다. 1백8개의 연결망 중 '목표 인물'과 연결에 성공한 경우는 17건이었다. 성공률 15.7%였다. 1967년 미국에서의 실험은 성공률 29%였다.
표재용.김선하 기자
*** 바로잡습니다
1월 9일자 1면 '사회 연결망 조사'미국 조사 내용 수치 중 '6.5 단계'를 '5.5 단계'로, '5.5 다리'를 '4.5 다리'로 각각 바로잡습니다.
http://news.joins.com/article/28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