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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양예원만을 탓하기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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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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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395902970927291&id=211548219362768


1. A실장은 이미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으로 인한 2개의 범죄전력이 있습니다. 현재 양예원씨를 포함해 A실장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말하는 피해자만 6명. 이 6명의 피해자들의 진술에는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첫째, 계약상 촬영수위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가 촬영이 진행된 후 어떤 촬영인지 알게 된다는 점. 둘째, 회유와 부당한 손해배상 계약을 통한 협박을 번갈아 사용해 피해자가 폭력적인 촬영상황에서의 통제권을 갖지 못하게 한다는 점. 셋째, 촬영과정에서 동의 없는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점.

2. 사진이 찍힌 후, 모델들이 취했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의외로 ‘피해자다운’ 모습, 순결하고 무결한 모습을 잘 보이지 않습니다.

- 우선, ‘사진이 있다.’는 실장의 말 자체가 모델의 행동을 제어하는 유포 협박이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본 단체에서 지원했던 유포협박 피해자들과 스튜디오 촬영폭력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치합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촬영물을 확보한 이상, 피해자는 가해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점점 더 무리한 요구를 해도 들어주게 됩니다. 그 과정을 분절해서 보면 사진 속 여성이 폭력 피해자라는 긴 맥락을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 무력감을 학습하게 된 피해자는 저항을 쉽게 그만두게 된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등의 위기에 처한 상황을 '외상적 사건'이라 합니다. 외상을 반복해서 겪은 많은 생존자들은 마치 지속적인 외상경험에 적응한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스스로 안전한 환경으로 피할 수 있는 경우에도 폭력적인 상황에 그대로 남아 다시 피해자가 됩니다. 생존자가 폭력을 당하며 학습하는 무력감에 대해 알지 못하면 이런 생존자의 모습을 ‘자발적으로’ ‘원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오인할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열세에서 폭력적인 경험을 하게 된 인간은 외상경험 당시 느끼는 분노, 적대감 등의 정서를 표출하거나 해소하지 못하고 억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속수무책으로 겪었던 폭력 상황을 어찌할 수가 없으므로, 오히려 그 경험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며 자책하게 됩니다.
외상 사건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가정, 그러니까, ‘세계는 자비롭고 의미 있으며 나는 가치 있는 존재다.’와 같은 가정을 부숴버리고, 충격을 받은 생존자는 “세계는 이해할 수 있고 통제가 가능하다”라는 환상을 복구시키기 위해 그 사건을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보다 당한 자신을 더 미워하게 되는 것이죠. 자신이 가치 있고 유능한 존재라는 믿음이 깨어지며 수치심을 느끼게 된 생존자가 자포자기한 상태로 반복적인 폭력 상황에 제발로 찾아가는 것은 매우 전형적인 생존자 반응 중 하나입니다.

3. 성매매 업소의 포주들은 이런 심리를 이용해 ‘일반인’이라고 여겨지는 여성을 성판매 여성으로 포섭하곤 합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끝났다는 낙인은 성착취 피해여성들을 그 폭력의 구조 속에서 상품화, 물화된 상태로 머물게 합니다. 어차피 한 번 더럽혀진 몸, 그냥 포기하고 돈이나 벌자는 식으로 일을 시작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겉으로 봐서는 폭력 피해자들의 이러한 내면 상태를 알기가 어렵죠. A실장의 방식은 포주의 것과 다름없는 것이었습니다.

4. 스튜디오 촬영 폭력 유형에는 A실장 뿐만 아니라 수많은 포주 역할의 실장들이 존재합니다. Y사이트에 유출된 사진의 양은 1인당 200장이 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요,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같은 수법에 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산업의 체계성 때문입니다.

스튜디오 촬영 폭력은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산업화된 성폭력이 맞습니다. 스브스 뉴스 취재진은 다른 피해자들의 사진 또한 Y사이트에서 최초 유포된 것을 한사성과 동일하게 확인하였고, 이 사진들이 어떤 경로로 유출되었는지 추적해 주셨습니다. 비공개 촬영회 사진을 전문적으로 공급해주는 판매책이 있고, Y사이트는 그 사진을 한꺼번에 구입해 순차적으로 업로드 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스튜디오 촬영폭력은 산업화된 사이버성폭력 중 한 갈래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구조가 촬영물을 이용한 사이버성폭력과 같습니다.

여성을 촬영한 촬영물을 판매한다.→ 판매된 촬영물을 공급받은 유통 플랫폼은 유입되는 시청자들을 통해 돈을 번다. → 피해사실을 인지한 피해자는 플랫폼에 업로드된 촬영물을 지워주는 업체에 입금한다. → 시청자들은 영상을 또 다른 플랫폼으로 판매하여 재유포한다. → 판매된 촬영물을 공급받은 유통 플랫폼은 유입되는 시청자들을 통해 돈을 번다…

이 연결고리에서 여성은 철저한 재화이자 언제든 출금 가능한 ATM입니다. 어떤 여성이든 랜덤으로 이 고리에 끼워질 수 있는 현 상황을 직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구조를 이용해 돈을 버는 가해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야 합니다.

스튜디오 촬영폭력의 경우, 이 고리에 걸린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촬영했다고 손가락질받기 쉽지만, 그녀들은 사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피해자 혼자서 자책하느라 힘들었을 시간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성착취, 성매매와 이어지는 사이버성폭력 산업구조가 존재하는 한 피해자는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 카톡 논란 이후, 양예원 씨의 인터뷰 영상
https://www.facebook.com/subusunews/videos/2274617959219965/
+ [단독] 박재현 사진작가 “비공개 촬영회의 추악한 실체를 폭로합니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081&aid=0002918229
+ 스튜디오 촬영 폭력 사진 유출경로 취재
https://www.facebook.com/subusunews/videos/227125920955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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