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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북한 보도의 ‘기막힌’ 오보들 보니 ‘그냥 쓰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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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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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언론 교류 앞두고 북한발 보도 문제 성찰해야…평양지국 설치하려는 연합뉴스, 보도 가이드 라인 정비해야

남북관계가 풀리면서 언론 교류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는 평양지국을 설치하겠다며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그런데 우리는 북한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우리 언론은 평양지국을 설치해 북한발 뉴스를 보도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을까.

북한 관련 뉴스를 다루는 우리 언론의 문제부터 성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린 2018년 한국언론정보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김창룡 교수(인제대학교 신문방송학과)는 연합뉴스 평양지국 개설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도 북한 보도의 오보 유형을 정리해 발표했다. 평양지국이 설치돼 북한발 연합뉴스 보도가 나오더라도 우리 언론보도 행태로 볼 때 전망이 밝지 않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북한 보도 오보 유형을 모두 다섯 가지로 구분해 정리했다.

첫째 국정원의 발표를 일방적으로 받아 오보가 되는 유형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5년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인민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처형당했다고 밝히자 언론이 대대적으로 받아썼다. 언론은 현영철 무력부장이 수백 명이 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처형당했다고 묘사해 보도했다. 군 일꾼 대회에서 조는 모습을 보여 ‘불경죄’로 처벌됐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하지만 언론 보도 다음날 현 부장은 조선중앙TV에 모습을 드러냈다. 언론은 하지만 이에 대한 정정이나 사과 보도를 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두번째 유형으로 소문을 근거로 추측성 보도를 내놓고 단독이라고 한 언론 보도를 지적했다. 1986년 11월 16일 조선일보는 1면 4단 기사를 통해 김일성 주석이 암살당했다는 소문이 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주말의 동경 급전…본지 세계적 특종”이라는 보도까지 내보냈다.
김 교수는 “물먹은 언론들은 휴간일인 11월 17일 호외를 발행했다. ‘열차에서 총 맞았다’, ‘폭탄에 당했다’, ‘쿠데타’ 등 미확인 정보들이 지면을 채웠다. 하루 만에 언론은 민망해졌다. 김일성 주석이 다음날 평양공항에서 몽고 주석을 맞이하는 모습이 TV를 통해 방영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조선일보는 성혜림 망명설을 96년 2월 13일자로 보도했지만 중앙일보는 성혜림이 러시아에서 북한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안기부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중앙일보 보도가 맞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도 비슷한 오보가 나왔다. 2014년 9월 김 위원장이 40일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자 평양 계엄령 선포설, 정신병설, 김여정 대리통치설 등이 퍼졌고 언론은 이를 기사화했다. 김 교수는 “이미 사망한 조명록 전 군 총 정치국장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설까지 돌았다”고 꼬집었다.

외신을 인용해 오보가 된 경우도 있다. 지난 1994년 2월 15일 경향신문은 “북한이 이미 핵폭탄을 제조했으며 아프리카에서 실험까지 마쳤다”며 러시아 안보전략연구소 고문 블라디미르 쿠마초프의 발언을 전한 일본 지지통신과 프랑스의 AFP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쿠마초프는 “단지 러시아 언론과 일본 언론에 보도된 사실 등을 보고 개인적인 의견을 낸 것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오보로 확인됐다.

연합뉴스가 북한 오보의 진원지가 된 경우도 있다. 지난 2013년 4월 4일 연합은 “북,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에 ‘10일까지 전원 철수’ 통보”라는 기사를 냈고, 대부분 언론이 연합뉴스를 따라 보도했다. 하지만 실상은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협회에 10일까지 통행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북한 보도 오보가 발생한 이유로 △ 일부 탈북자와 소식통이 하는 말을 그대로 기사화하기 때문 △ 오보가 나와도 북한에서 항의를 하거나 소송을 당하지 않기 때문 △자극적인 보도로 페이지뷰를 올리려고 인터넷 뉴스 속보팀들이 마구잡이로 받아쓰기 때문 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북한 보도의 오보 공통점으로 “북한을 악마화, 범인화, 범죄집단화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북한을 미화나 옹호할 필요도 없지만 언론이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 결국 국내 언론이 북한에 관한한 공정한 보도, 진실한 보도에 얼마나 무책임했던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양지국 설치를 준비 중인 연합뉴스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김 교수는 “연합뉴스가 내부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아니냐”면서 “과거 연합뉴스의 북한 보도를 보면 잘못한 원죄가 있다. 사회 갈등이 아니라 화합 차원에서의 가이드라인이 적어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의 위치에서 존중받아야 할 언론인 윤리강령이나 북한 보도 관련 보도 가이드 라인은 더 이상 즉흥적으로 선언적 선언으로만 그쳐서는 안될 시점에 왔다”며 “연합뉴스 윤리강령은 20여년 전 만든 것으로 선언적 의미와는 효용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합뉴스는 다른 언론사와 별 차별성 없이 함께 오보를 반복하고 있다. 평양지국을 설치하면 오보의 위험은 줄어들 것이지만 추측성 보도 행태가 달라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라며 “이번 기회에 연합뉴스의 대내외 신뢰성을 제고하고 북한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자세하고 구체적인 제작, 보도 가이드 라인을 제정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의철 교수(상지대 언론광고학부)는 “언론인을 어떻게 교육을 시킬 것인가 문제”라며 “북한 보도 가이드 라인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의심스럽다. 선정주의적이라는 언론의 속성이 있다.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처형 당했다는 보도를 내놓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봐라. 우리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의 비중을 높게 보는데 좀 더 평화적이고 통일 지향적인 보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양에는 중국 신화사, 러시아 이타르타르 통신사 지국, 미국 APTN, 일본 교통통신, AP통신사, 프랑스 AFP 통신사가 있다. 최근 영국 로이터 통신사가 평양 지국 개설을 준비 중이다.


기사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6&aid=0000092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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