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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자살하려다 병원 오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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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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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엔 자살도 대목이다, 자식들이 제사상 두번 차릴까봐 미안해서들 그러시나?
-험난한 치료 겪으면 진짜 죽고 싶어진다, 치료비 때문에 경제사정도 더 악화된다
-사람 죽일만한 약물은 의사들이 모두 대처방법 만들어놔서 죽는 것도 쉽지 않다




자살 시도한 사람을 살리는 과정은 고통이 너무 커서 다시 죽고 싶게 만들 정도다.

명절에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많다. 이유는 모르겠다. 자식들에게 제사상 두번 차리는 번거로움을 끼치기 싫어선가?

응급의학과 의사라서, 자살 시도한 환자들을 많이 본다. 오늘은 그 경험을 나누려한다. 양이 많아서, 일단 중독 환자만 다루겠다. 말했다시피 나는 임상독성학 분야의 대가니까(1,500 손가락 안에 드는…).

다른 자살법도 다룰지는 반응봐서 결정하겠다.

총론

약물 중독으로 병원에 실려 오면? 어떤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까? 혹시 자살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내 글에서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약물이 뭐가 됐든, 응급실에 오면 일단 주사를 놓는다. 피 검사 할 게 많으니까, 되도록 큰 놈으로. 샤프심 두께는 얇아서 안되고, 사비연필 심 두께는 되어야 피가 잘 뽑힌다. 바늘이 굵어서 찌를 때 좀 아프다.

그담엔 수액치료다. 보통 여러 개 잡아서 빠르게 틀어주게 된다. 팔이고 다리고 링겔을 주렁주렁. 역시 좀 두꺼운 놈으로 혈관을 잡아야 수액이 잘 들어간다. 혈관이 잘 안나오는 사람은 발등 같은 델 찌르는데, 주로 비명을 지르더라.

중심정맥관이라고 몸통에 있는 큰 혈관을 잡기도 한다. 투석이 필요한 경우에도 큰 혈관이 필요하다. 이럴 때 바늘은 색연필 심 두께는 되는듯하다. 팔다리 혈관은 피부에 튀어나와 있거나 파랗게 보이거나 하는데, 중심정맥 혈관은 몸 속 깊이 있어 안보인다. 감으로 계속 찔러가며 찾을 수밖에 없다. 걸릴 때까지 계속.

소변량 측정도 중요하다. 보통 요도를 통해 소변 줄을 꽂는다. 관이 좀 굵다. 새끼 손가락 두께 정도 될 듯. 가끔 잘 안들어가는 사람들 있는데. ‘젤’만 믿고 전진시킬 따름이다. 죽어도 소변줄은 싫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픔 때문인지 굴욕감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이건 옵션이 아니라 필수 치료라 포기할 수 없다.

중독이 심하면 인공호흡기를 달게 된다. 목 안 기도에 튜브를 넣는다. 그러면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목이 불편하니까 자꾸 튜브를 뽑으러 드는데, 그랬다간 숨 못 쉬어 죽는다. 따라서 팔다리를 묶던지, 전신마취를 하든지 하게된다. 나중에 팔다리 묶인 채 깨어나면 좀 놀라는거 같더라.

이렇게 험난한 치료 과정을 겪으면, 진짜로 죽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죽으려고 시도한 사람을 살리는 과정에서, 다시 죽고 싶어지게 하다니. 아이러니하다.

당연히 치료비도 많이 나온다.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죽으려 했는데, 살아났더니 치료비 때문에 경제적 사정이 더 나빠진다. 악순환이다. 이건 또 다시 뭔가 아이러니하다.

그렇다고 내가 환자를 죽게 내버려둘 리 있나? 나중 일이 어찌되든 내 알 바 아니다. 나는 무조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서 환자를 살린다. 독한 맘 먹고 죽겠다고 자살 시도하고선, 정작 생사를 오가는 순간이 되면, 제발 살려달라는 사람들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그래서 난 죽고싶단 말 안 믿는다.



각론

죽으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확실할까?

수면제
많이 먹으면 당연히 잠을 잔다. 몇날 며칠 깨지 않고 잘 자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영원히 잠들기는 쉽지 않다. 구하기 쉬운만큼 사고가 잦을까봐, 적당히 자다 깨어나게 만들어 뒀기 때문.

대신 의식이 쳐지면 흡입성 폐렴 같은 합병증이 많이 생긴다. 총론의 코스를 고스란히 밟게 된다. 고생만 죽도록 하고 죽지 못할 확률이 무척 높다. 고로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손쉽게 구할 수 있어서, 약국에서 일반 의약품용 수면제를 다량 음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로 즉사하려면, 많이 먹어서 배 터져 죽는 걸 노리는 편이 더 확률이 높을 정도.

정신과 약
아무래도 우울증 있는 사람이 자살 시도를 많이 하니까, 평소 복용중이던 정신과 약을 다량 복용하는 일이 많다. 그럴 줄 알고 개발 단계부터 신경써서 약을 만들어두었다. 어지간해선 많이 음독해도 죽지 못하게 말이다.

치료 방법들도 약물 별로 연구가 잘 되어 있다. 총론의 치료 코스에 해독 코스가 추가된다. 물론 그 과정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게 많다. 별로 권해주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이라고 유명한 진통제. 이거 구하기 쉬워서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복용한다. 근데 전세계적으로 워낙 유명해서 치료법이 완전히 정립되어 있다.

NAC이라는 해독제를 복용해야 하는데, 삼키는 순간 구토가 나올 정도로 맛이 쓰다. 콜라나 쥬스에 섞어서 삼켜야 한다. 직접 먹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삼키는 순간 표정보면 대충 감 오더라. 심지어 4시간 간격으로 먹어야 한다. 밤에 자는거 깨워서 먹이는데, 그때부턴 토하다 잠 못 자더라. 어지간하면 타이레놀도 비추다.

농약
한때는 높은 치사율을 자랑했다. 예를 들어 푸른 악마라고 불리던 그라목손(파라쿼트)은, 한 모금만 입에 머금었다 뱉어도 100% 죽는다고 알려졌었다.

“실수로 한 모금 마셨는데 어떡하죠?”라고, 지식인에 질문 올린 후, 다시는 로그인 기록이 없단 식의 도시괴담이 많다.

하지만 치사율 높은 농약들은 차례로 시판금지되었다. 따라서 지금은 구할 수 없다. 현재 구할 수 있는 농약들로는 글쎄?

독성은 다른 약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굉장히 악독하다. 따라서 험난한 치료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예를 들어 유기인계 농약은 온 몸의 근육을 마비시킨다. 호흡근까지 못 쓰게 되면 숨도 스스로 못 쉰다. 몇 달씩 기계 호흡기를 떼지 못하게 되는 거.

독성이 심한만큼 독성학 전문가들의 주된 관심 분야다. 치료에 대한 연구도 잘 되어있고, 일단 요주의 환자니까 전문가가 끼고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중독이 심한 경우에도 어떻게든 살려낸다. 전문가들이 치료해 보다가, 이런 농약은 치료가 쉽지 않더라 싶으면 시판금지 때려버린다. 의사들이 치료 해볼 법하다 싶은 것들만 남겨두고.

예전만큼 치사율이 높은 것도 아닌데, 치료 과정의 고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지라. 이것도 좋은 선택은 아닌 셈.

일산화탄소
번개탄 같은 연탄가스 중독. 고문과도 같은 고압산소 치료가 기다리고 있다. 비행기만 타도 고막이 아픈데, 그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고압에 노출되면, 귀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산소 치료를 받으면, 역시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문제는 후유증이 많이 남는단 거. 치매라든가, 정신병 증상, 인지장애 같은. 심지어 치료가 잘 되어도 나중에… 훗날 어찌될지 모르니 절대로 피해야 할 방법이다.

*
중독으로 자살하려는 건 멍청한 방법이다. 죽지도 못하고 죽을만큼 고통스럽기만 하다. 차라리 살고 싶어진다는데 아귀의 전 재산과 한쪽 팔을 건다. 그러니 쓸데없는 시도는 안했으면 좋겠다. 나 굶어 죽어도 좋으니.

그래도 확실한 자살법이 알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연락주길 바란다. 잘 아는 정신과 의사 소개시켜주게.

*
이러면 약물 중독이 별거 아닌 거처럼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은 의외성의 동물이라, 단 한두 알만 잘못 음독했는데 죽는 경우 또한 비일비재하다. 약은 정해진 용량만 정확히 복용하고, 실수로라도 중독 상황은 반드시 피할 것!

*
치사율은 교과서가 아니라,
내가 환자를 보는 경우를 기준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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