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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조양호 일가 비행기 타는 날, 벌어지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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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2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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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는 냄새·먼지를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조 회장이나 그의 일가가 비행기를 탈 땐 특수 청소 지시가 내려온다. 평소 5분에 끝내는 1등석 청소는 이 날 1시간 가량 길어진다.

‘워키토키(무전기) 전쟁’. 대한항공 1차 하청업체 한국공항에서 통제데스크 업무를 본 적이 있는 A씨는 KIP(대한항공 가족 및 지인 코드), KKIP(대한항공 가족 코드) 코드를 받을 때마다 데스크들 무전기에 불이 난다고 표현했다. 무전기에 불이 나는 이유는 좌석, 카페트, 창문에 작은 먼지조차 발견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1등석에 티끌이 발견됐다” “카페트 무늬가 안 맞다” “창문이 지저분하다” 등의 말이 통제 데스크 사무실에서 수차례 들린다.

KKIP 탑승 날엔 대한항공 직원들만 바쁜게 아니다. 1·2·3차 등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도 평소보다 몇 배나 높아진다. 대한항공은 청소, 수하물·화물·기내식 탑재·하기 등 업무를 대부분 도급화했다. 지시는 대한항공이 하지만 실행은 하청노동자가 한다. 즉 KKIP의 황제 의전엔 하청업체, 재하청업체 노동자들까지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무릎 꿇고 걸레질까지… KKIP 앞뒤 좌석 청소에만 수십 분 걸려

가장 두드러지게 차이 나는 업무가 청소다. 대한항공엔 ‘스페셜크리닝팀’이라 불리는 집중청소 2차 하청업체가 있다. 집중청소는 항공기 내외부를 대청소한다는 의미로, 항공기 한 대 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받는다.

KKIP가 탈 비행기는 예외다. 5일 전, 10일 전에 대청소를 한 항공기여도 스페셜크리닝팀은 출발 전 날 다시 동원된다. 대통령 전용기에도 하지 않는 특혜다. 수년간 대한항공 기내 청소를 해 온 B씨는 “시트커버 다 벗기고, 좌석 사이 사이에 있는 먼지도 싹싹 청소해 ‘번쩍 번쩍’하게 만든다”며 “조씨 일가는 좌석 틈 먼지까지 실제로 검사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20~30분이면 전 좌석 청소를 끝낼 항공기도 이날은 1등석 ‘4개 좌석’에 50~60분 정도가 걸린다. 예를 들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1등석 B에 탄다고 하면 옆 좌석 AC, 뒷 좌석과 창문 등을 “싹싹 턴다”는 것이다. B씨는 “보통 우리는 ‘바닥을 긴다’고 하는데, 무릎 꿇고 바닥 걸레질부터 청소기질까지 다 한다”고 말했다.

B씨는 조양호 회장 일가가 탑승하는 날, 대한항공 임직원이 1등석에만 20~30명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1차 하청업체 한국공항 임원, 2차 하청업체 사장들도 올라온다. “계급장 있는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서 장비를 보고 이쑤시개 같은 장비로 먼지를 하나하나 파내는 거다. 정비사는 형광등 조도까지 손보고 있었다.” B씨는 한 번은 임원들까지 청소를 하고 있으니 ‘우리가 하는 작업이니까 나오시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양호 회장이 외국 항공기를 타고 나갔을 때 대한항공 임원들이 올라오고 대대적인 청소작업이 이뤄지는 광경을 보고 외항사 소속 한국인 승무원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B씨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B씨가 조양호 회장이 비행기를 탈 것이라고 하자 그제서야 한국인 승무원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B씨는 “조씨 일가 갑질은 외항사들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KKIP 화물 내려다 놓으면 ○○이 들고 갈 것이다” 지시도

KIP, KKIP 코드는 하청업체 직원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지상 서비스와 관련된 KIP 지시사항은 1차 하청업체 한국공항으로 모인다. 지시 메일엔 ‘KIP FAMILY OBD(Onboard의 약어) INFO’ 등의 제목이 달려있다. A씨는 “조씨 일가가 타는 날엔 통제 데스크 직원들은 수없이 오고가는 전화무전 지시로 매우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우선 비행기 창문으로 보이는 범위에 ‘낡은 장비’가 있으면 안된다. 수하물화물 탑재, 급유기내식 탑재 등 다양한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계류장엔 중장비 차량이 즐비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조씨 일가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낡은 장비를 모조리 이동시킨다. 빈 ‘돌리’(컨테이너 이동 장비)도 눈에 띄어선 안된다. A씨는 “조 회장 일가는 VIP 전용 게이트인 9번 게이트를 거의 이용하는데, 탑승날엔 78번 게이트가 아예 비워져 있거나 대한항공 항공기가 주기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복수의 직원들에 따르면 계류장과 브릿지(게이트-비행기 입구 연결 통로)엔 대한항공한국공항2차 하청업체 임원들이 도열한다. A씨는 브릿지 안엔 임원들이 양 옆으로 서서 조 회장을 맞이한다고 했다. 계류장에 있는 임원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차량을 보면 즉시 데스크에 전화가 들어온다. “조금 전에 지나간 차량 넘버가 뭐냐. 왜 이리로 지나가냐.”

관제탑이 들어줄 수 없는 무리한 부탁도 접수된다. ‘KKIP가 탄 항공기가 가장 먼저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이다. A씨는 사무실에서 “우리 회장님 타셨으나 먼저 나갈 수 있게, 활주로 하나 쯤 개방에서 제1착으로 뜰 수 있게 관제탑에 요청하라”는 무전 지시를 들었다고 말했다.

“제대로 했느냐” “문제는 없느냐” 수하물 하나 탑재하는데도 관리 데스크로 확인전화만 수차례 걸려 온다. KKIP 수하물화물의 경우 “특별하게 서비스해달라” “KKIP 물품 들어오는데 주의해라” “해당 조업조 담당에게 주의줘라” 등의 지시가 지속적으로 접수된다. A씨는 이런 말도 들었다. “KKIP 벌크 콤파트(비행기 아래 화물 적재장소)에 실렸으니 꺼내놓으면 ○○ 담당자가 와서 픽업해 갈 것이다.”

조 회장 일가는 비행기를 탄 후에도 마음이 바뀌면 들고 온 수하물을 바로 수하물칸에 넣을 수 있다. A씨는 “이런 짐을 애드백이라고 부르는데, KIP가 ‘내려보내’ 하면 바로 받아서 내려온다”며 “현장에 도열한 열 댓명 임원들이 통제소로 똑같이 전화와 ‘세팅하라’고 말을 하더라”고 말했다.

금장 박힌 수저로 금테 두른 도자기에 라면 담아 먹어

KIP가 쓰는 기내품도 수준이 다르다. A씨는 승무원들에게 직접 들었다며 “1등석 물품과도 다르다”며 “회장 일가 전용 식기가 있다”고 말했다. 금장이 박힌 금속 재질 수저가 준비됐을 때도 있고 ‘본차이나’ 도자기가 기내 실린 적도 있다. 이 도자기에 봉지라면을 끓여서 먹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995년 최초 김치를 기내식으로 실었고 다수 외국항공사들도 이후 김치를 기내식으로 택했으나 대한항공은 근래 들어 김치를 싣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및 하청업체 직원들 사이에선 ‘조 회장이 기내에 냄새나는 걸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다. A씨는 “대한항공은 라면도 농심에 ‘냄새 안나는 라면’으로 특별 주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씨 일가’를 둘러싼 선을 넘은 의전에 대해 B씨는 “하청직원들도 (갑질을 보며) ‘제정신이 아니’라는 비난을 얼마나 하는지 아느냐”면서 “제일 나쁜 사람들이 전현직 임원들이다. 임원을 달 때까지 다 해본 것일 텐데, 회장한테 ‘이러시면 안됩니다’ 이 한 마디를 못하느냐”고 비판했다.

황제 의전은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고 노동력을 낭비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B씨는 “나와서 도열하는게 부장의 일인가? 수행비서 한 명만 따라다니면 될 일인데, 대통령도 못하는 걸 재벌은 누리는 것”이라며 “청소 노동자들의 경우 업무 강도는 KKIP 탑승 날 몇 배는 증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6&aid=0000091655&sid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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