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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도서정가제 욕만 하지 말고 잘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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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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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솔직히 도서정가제가 괜찮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책은 비싸서 못 읽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 거 해결하라고 도서관이 있는 거죠. 물론 아주 최근에 나온 책은 없지만 책이 무슨 생선도 아니고 꼭 신선한 것만 가치가 있는 건 아니죠. 당장 저만 봐도 도서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괜찮냐 아니냐의 기준에 '이 책이 새로 나온 건가 아닌가' 하는 건 없네요.

그러면 사람들은 도서관이 있는데 책을 왜 돈 주고 살까 생각해보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 개가 있겠지만 저는 세 개를 꼽고 싶어요.

첫째, 책 값 이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둘째, 책 값 이상으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셋째, 유명한 책을 갖고 있으면 뭔가 있어보이니까.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내용이 좋아야 한다는 거죠. 세 번째 이유도 '그 책이 좋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있으니까 그런 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평가가 올라가는 게 아니겠어요? 어쩌면 세 번째 이유가 가장 중요한 이유일 수도 있죠.

그러면 그 내용을 좋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그런 좋은 내용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키우고 그 사람이 책을 쓰게 해야겠죠. 그러면 어떻게 그런 사람을 키우고 책을 쓰게 할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이 많은 돈은 못 벌더라도 최소한 굶어 죽지는 않게 해줘야죠. 그 방법으로 국가가 선택한 것이 도서정가제였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15000 원짜리 책을 50% 할인해서 7500원에 판다고 하면 그렇게 할인 판매하는 출판사가 '아, 이 책을 쓴 사람한테 줄 인세는 절대 깎으면 안돼. 원래 그대로 지불해!' 이렇게 할까요? 전혀 아닐껄요. 아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자에게 주는 돈도 줄이려고 할겁니다. (예를 들어서 이렇게 할인 판매할 때 드는 비용을 저자에게서 일부 받는다든지.) 이런 걸 막아서 일단 책이 팔리면 저자가 원래 정해진 만큼의 돈을 받게 하는 장점도 분명히 있죠. 출판사도 가격 할인 경쟁이 아니라 책 내용을 좋게 만드는 데 더 신경을 쓸 수도 있고요.

그런데 이렇게 좋아 보이는 도서정가제에 한 가지 문제가 있죠. 바로 책 시장이 커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가격이 비싸서 그런 걸까요? 혹시 원인을 잘못 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전 그 원인이 다른 데 있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진짜 문제이자 이유는 바로 ‘읽고 싶은 혹은 갖고 싶은 책이 없다.’ 입니다. 특히 번역해서 내놓는 책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나온 책이 더 그렇죠. 그러면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런 책을 많이 쓸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해 줘야 합니다.

요약하면 진짜 문제는 책 가격이 비싸진 게 아니라, 이렇게 책 판매하는 곳에 가격 결정권을 주고 그걸 보호해줬기 때문에 생긴 이익을 국가가 어떻게 잘 활용해서 사람들이 책을 읽게 만들지 계획하고 실행했어야 하는데 그걸 안하고 있다는 점이죠.

그러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전 그 해결방법으로 국가가 주도하는 책 공모전을 생각해 봤습니다.

먼저 여기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겠죠? 전 도서정가제로 생긴 새로운 이익을 국가가 서점이나 출판사에서 일부 걷어들이는 방법이 좋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서 책이 팔리는 양에 따라서 작은서점은 책 가격의 0.5%, 중간서점은 1%, 큰 서점은 1.5% 이렇게 나눠서 돈을 걷는 겁니다. 아마 책 정가 재조정 같은 출판사가 절대 스스로 하지 않을 일보다는 이게 더 잘 실행될 겁니다. 이건 일단 팔린 다음에 돈을 걷는 거니까요.

그러면 출판 시장에 그럴 만한 돈이 있을까요? 자료를 보도록 하죠.

2015년 출판시장 통계(주요 출판사와 서점의 매출액, 영업이익 현황)[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 2016.5.2. 발표]
[출처] 2015년 출판시장 통계(주요 출판사와 서점의 매출액, 영업이익 현황)[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 2016.5.2. 발표]|작성자 사랑과 평화
http://blog.naver.com/parkisu007/220699099687

이 자료를 보면 상위 3개 주요 서점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밖에 안 올랐는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3.1%나 올랐네요? 이 말은 뭘까요? 제가 해석하기로는 책 가격이 올라서 책 판매량은 줄었지만 도서정가제 덕분에 과도한 할인을 피하게 되서 이익이 늘어난 걸로 보이네요. 이정도로 이익이 늘어났다면 정부가 서점들과 협상하기도 쉽지 않을까요?

이렇게 모인 돈에 국가 문화 발전 예산 + 기업의 후원 등을 받아서 돈의 규모를 늘리고 이 돈을 바탕으로 공모전을 매년 여는 거죠. 공모전의 분야는 ‘소설, 시, 수필, 만화, 사회, 과학’으로 하고 각 분야마다 분량을 정해서 원고를 받고 심사를 하는겁니다. (분야는 대충 쓴 거라 이거보다 더 잘 정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이 공모전에서 각 분야마다 상위 5 작품에는 각각 1억원씩 주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는 작품들은 대대적으로 홍보하는거죠. 그리고 이걸 매년 반복합니다.

어쩌면 가장 이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이거일 수도 있습니다. 1억원은 상징입니다. 많아 보이지만 그렇다고 어마어마하지는 않죠.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합니다. 예산도 6 분야 * 1억원 * 5작품 = 30억원밖에 안 들어요. (물론 기타 들어가는 비용이 있을 테니까 이거보다는 더 들겠죠. 그래도 100억원 아래 아닐까요? 이건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저는 연예계에만 스타가 필요한 게 아니라 책에도 스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 저 사람처럼 저렇게 책을 써서 돈을 많이 버는 방법도 있구나.’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게 만드는 상징이 필요하단 말이죠.

이렇게 된다면 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또 그로 인해 좋은 책이 더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원하는 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 해보고 포기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요?

l 결론 요약 :

도서정가제는 괜찮은 생각인 것 같다. 단, 이걸 통해 생긴 이익을 사람들이 책에 관심을 가지도록 할 방법이 있을 때 그렇다. 지금은 책 가격이 고정되어서 생기는 이익을 다시 책 읽는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데 사용해서 선순환을 만드는 구조가 없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한 선순환을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1. 서점에서 책이 팔린 금액의 몇%를 걷는다.(많이 팔리는 서점은 그 비율이 높게 만든다.)
2. 그렇게 거둔 돈에 정부 문화 예산 중 책 관련 예산 + 기업 후원 등으로 돈을 마련한다.
3. 이 돈으로 책 관련 공모전을 연다. (분야는 '소설, 시, 수필, 만화, 사회, 과학' 으로 생각해 봤지만 더 세분화하거나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4. 공모전에서 각 분야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상위 5 작품에 작품마다 1억원을 준다. 이를 홍보한다. 또 이를 매년 반복한다. 책 분야에도 스타가 필요하다.
5. 이런 공모전이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작가들을 많이 만드는 선순환의 계기가 될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돈은 국가가 책 가격의 일부를 걷어서 마련하면 될 것이다. 책이 많이 팔리면 걷는 가격의 비율을 살짝 올리면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적은 양의 책을 파는 서점의 부담은 최소화 하면서도 대량의 책을 파는 대형서점이 돈이 아닌 다른 형태로 우회적인 할인을 하는 것을 억제할 것이다.


l 더 쓰고 싶은 거 :

아마 위에서 제가 말한 방법을 실행하려면 아주 힘들 겁니다. 거의 불가능한 수준일 수도 있죠. 서점들이 돈 안 내려고 버틸거고 돈을 낸다고 해도 공모전 심사 방법을 어떻게 할 건지, 또 그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서 관심을 끌어올지 등등.

그런데 그러면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책 판매 가격을 고정시켜줬으니까 자연스럽게 책 가치가 올라가고, 사람들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 쓰는 사람도 많아질거야.' 라고 말하는 건 괜찮을까요? 전 안 괜찮다고 봐요. 이건 그냥 바램이지 어떤 계획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

어떤 분은 '국가가 이렇게 책 산업에 관여하는 건 시장을 혼란시켜.’라고 말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이렇게 말해드리고 싶어요. 아래 자료를 보도록 하죠.

도서정가제 개정, '제2의 단통법'되나? / YTN , 2014. 11. 20.
https://www.youtube.com/watch?v=VjjZOgWpK7Y




영상 중간쯤에 이런 말이 나오죠.
'1981년 프랑스 '랑법' 도입, "도서는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공재"
만약 국가가 도서정가제를 시행할 때 이런 생각을 갖고 했다면, 위에서 말한 방법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공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하는 방법일 뿐입니다. 그리고 시장을 교란시키는 게 아니라 촉매 역할을 하는 거죠. 만약 이런 역할도 국가가 못 한다고 하면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적을 겁니다.

글 좀 설득력있게 쓰고 싶은데 잘 안 되네요. 만약 읽으면서 궁금하거나 다르게 생각하거나 하는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저도 좀 생각해보게요. 다른 생각은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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