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구미에게

넌 지금은 레나라고 불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 만나면 츠구미라고 부르게 해줘


이 편지는 12년 후의 너에게 쓰는 편지야
20살이 된 너에게 보내는 편지야
언젠가 어른이 된 네가 읽어주길 바라면서

츠구미, 깜빡 할머니 기억하니?
나의 엄마고
너와의 여행 중에 재회하게 된
모치츠키 하나 씨 말이야




그 때 너의 엄마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면
난 절대로 엄마를 만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
너의 엄마가 되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엄마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단다
불가사의한 운명을 느끼고 있어



알고 있니?
철새가 어떻게 헤매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는지 말이야
새들은 별자리를 길잡이로 한단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한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카시오페아
별들의 도움을 받아 새들은 북쪽으로 향하게 되지
새들은 그것을 새끼였을 때 배우게 돼
새끼였을 때 봤던 별의 위치가 새들의 길잡이가 되는 거란다

난 내일 너에게 작별인사를 할거야
널 데리고 무로란으로 향할거야
만나는 걸 허락받지 못하는 우리
엄마와 딸이라고 불려선 안되는 우리
그래도 난 믿고 있단다


언젠가 다시 너랑 만나게 될 것을
언젠가 다시 손을 잡게 되는 날을
나와 엄마가 30년의 세월을 넘어서 만난 것처럼
어렸을 때 손을 잡고 걸었던 기억이 있다면
그게 언젠가 길잡이가 되어
우리를 이끌어 만나게 될 거야


20살이 된 츠구미
넌 지금 어떤 여성이 되어 있을까?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처음 만났을 때 104cm였던 네가
지금은 유행하는 옷을 입고
작은 165mm의 신발을 신었던 네가
지금은 조금 높은 구두를 신고
내 앞으로 걸어 올거야
만났을 때 난 어떻게 말을 걸까
너랑 마주하고 무슨 말을 할까
뭐부터 물을까
날 기억하고 있니?
키는 얼마니?
사랑은 하고 있니?
친한 친구가 있니?

아직도 하늘색을 좋아하니?

버섯을 싫어하니?

아직도 철봉 거꾸로 오르기는 할 수 있니?

크림소다는 좋아하니?
괜찮다면 나랑 같이 마실래?

츠구미 건강하니?

20살이 된 너를 만날 생각을 하니
지금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고 미소짓게 돼
널 만날 그 날을 웃는 얼굴로 기다리고 있을게



널 만나서 다행이야
너의 엄마가 되어서 다행이야
너와 같이 지낸 계절
너의 엄마였던 계절
그것이 지금의 나에겐 전부이고
그리고 다시 너와 만날 계절
그건 나에게 있어 지금부터 열어볼 보물상자란다

사랑한다
엄마가


추신 크림소다는 마시는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