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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조선일보와 이문열의 황당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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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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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광주민주화운동 탄압한 신군부 두둔? 문재인 정부에도 블랙리스트?… 문재인 정부와 촛불민심에 저주 한가득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조선일보 19일치 28면에는 소설가 이문열 인터뷰가 실렸다. 인터뷰는 최보식 조선일보 선임기자가 진행했다. 

이문열씨는 지난달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직을 사퇴했다. 그는 “재단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예술인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블랙리스트 사태로 (나를 임명한 문체부)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가 진행되고 있어 예술인을 지원하는 기관의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2월 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임기는 1년 정도 남았었다. 

이날 이씨 인터뷰는 문재인 정부와 촛불 집회를 겨냥했다. 이씨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예술인복지재단과 ‘블랙리스트’의 연관성을 재차 부인하면서 “가령 문단에서 이념 성향으로 나누면 절대 다수는 좌파적으로 볼 수 있는데, 어떻게 절대 다수를 블랙리스트에 올릴 수 있겠느냐”며 “공무원 중 누군가가 어름하게 그런 걸 만들어봤는지 모르나 현실적 의미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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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19일치 28면 이문열 인터뷰.

그러면서 “이렇게 과장 내지 과잉된 의미를 부여한 것이 ‘적폐 청산’에서 통용되고 있다고 본다”고 블랙리스트 논란과 적폐 청산 의미를 축소했다. 

인터뷰 가운데 “우파 보수가 그런 악의로만 살아왔다면 어떻게 세상이 계속 전진해올 수 있었겠는가. 이들이 세상을 개선 발전시키려고 해왔던 노력과 성의도 기억해야지, 왜 악(惡)만 드러내는가”라는 대목 역시 현 정부의 적폐 청산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음 발언이다. 그는 작가들을 위해 정부 및 지자체 지원을 받아 운영했던 레지던스(집필 공간)에 대해 “작년부터 정부 지원이 끊겨 레지던스도 문 닫게 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인터뷰 맥락상 문재인 정부에서도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부르게 한다. 작년 언제, 어떤 연유로 지원이 끊겼는지 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씨는 자신을 ‘정권에 탄압받은 피해자’로 묘사했다. 이씨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부터 나를 공격 표적으로 삼는 기미가 보였다”며 “김영삼은 임기 중반에 다른 정치적 문제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내세워 (근대화·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결합에 대한 기대를) 엎어버렸다. 얌체 같은 짓이었다. 내가 참다 못해 보수 가치의 대변자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발언도 문제다. 이씨는 ‘호남이라는 지역과 결합돼 있는 5·18이나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시간이 흘러도 객관적인 접근이 쉽지 않다’는 최 기자 말에 “5·18을 ‘혁명’이라 하고 헌법 전문에 들어가는 건국 정신이 된다면 우리가 알아왔던 세상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역사에서 ‘악역(惡役)’이 있었을 때 그 개인의 악함·권력욕만 따졌지, 시대 상황의 불가피성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 나는 이걸 냉정하게 쓸 것”이라고 했다. 이 역시 광주 시민에 대한 탄압을 “시대 상황의 불가피성”으로 물타기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이씨는 지난 2016년 12월 조선일보에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 새롭게 태어나 힘들여 자라길”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이씨는 기고를 통해 “심하게는 그 촛불 시위의 정연한 질서와 일사불란한 통제 상태에서 ‘아리랑 축전’에서와 같은 거대한 집단 체조의 분위기까지 느껴지더라는 사람도 있었다”며 “특히 지난 주말 시위 마지막 순간의, 기계로 조작해도 어려울 만큼 정연한 촛불 끄기 장면과 그것을 시간 맞춰 잡은 화면에서는 으스스한 느낌마저 들었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북한의 ‘아리랑 축전’에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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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이문열. ©연합뉴스


이씨는 이번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촛불 군중은 저쪽 편에서 상시적으로 있어 왔던 군중이고, 그걸 거리로 이끌어냈던 것”이라고 규정한 뒤 “뭔가 작동한 것이라고 여전히 본다. 촛불 시위 당시 정연한 촛불 끄기 장면을 보고 으스스한 느낌이 들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저쪽이 가는 길은 전혀 낯선 게 아니다. 종착점은 너무 빤히 예상이 된다. 너무 끔찍해 의식적으로 추리를 안 하려는 것뿐”이라며 “요 며칠간에는 올림픽을 갖고 도깨비놀음이 벌어지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대북 대화 기조에 대해 “어느 쪽이든 모두 딜레마이고 최악의 상황을 추리하고 싶지 않다. 지금 우리로서는 어떤 편에 서느냐 선택에 몰려있다”며 “현 정권은 조정이 안 되는 일을 조정해보겠다고 나섰고 북한에 매달리고 있다. 그 기술도 신통찮아 보인다. 이 또한 허구이고, 시간이 가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게 뻔하다. 요즘 뉴스를 보면 화가 나고 막막한 심리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보수적 색채의 작가 눈에도 전직 대통령 박근혜와 친박 세력은 비정상이었다. 이씨는 “정권을 말아먹고는 책임져야 할 정치인들 중에서 죽은 이는 아무도 없다”며 “재수 없는 여왕(女王)만 감옥에 있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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