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T./사진=SM엔터테인먼트
[한국스포츠경제 김은혜] 그룹 H.O.T.가 돌아온다. 정확히 17년 만의 완전체 무대다.
H.O.T는 오는 15일 MBC ‘무한도전-토토가 특집’의 무대에 선다. 2001년 공식 해체 이후 끊임없이 재결합설이 나돌았지만 ‘정말로’ 한 무대에 5명의 멤버 모두가 서기는 처음이다. 데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이들은 이제 20대도, 30대도 아닌 40대에 접어들었다.
멤버 강타는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사님으로, 문희준과 토니안은 캐릭터가 확실한 전문 방송인으로, 장우혁과 이재원은 방송에서 잘 얼굴을 볼 수 없을 만큼 시대가 많이 변했다. 이제는 H.O.T.보다 엑소·방탄소년단이 더욱 익숙한 시대다.
하지만 그 때 그 시절 H.O.T.는 정말 대단했다. 지금 세대들은 느껴보지 못했을 H.O.T.의 위엄을 엿볼 수 있는 많은 기록 중 일부를 정리해봤다.
■ 콘서트는 진풍경을 낳고
지금은 잠실주경기장(최대 수용인원 약 10만명)에서 많은 가수들이 공연을 하지만 포문을 연 것이 바로 H.O.T.였다. 1999년 H.O.T.는 한국 가수 최초로 잠실주경기장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고, 2001년 해체 전 마지막 콘서트 역시 잠실주경기장에서 개최하며 흥행 파워를 입증했다.
당시에는 인터넷으로 티켓을 예매하던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팬들은 꼬박 지역 은행에 가서 밤을 새워가며 티켓을 구입해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콘서트는 10분 만에 5만여 장의 티켓이 매진됐다.
H.O.T.의 콘서트를 이유로 서울시 지하철이 새벽까지 연장 운행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또 교육청은 학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H.O.T.의 콘서트를 앞두고 ‘조퇴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콘서트장으로 입장하던 모습, 문희준이 무대에서 추락하자 200여명의 팬이 한꺼번에 실신한 소식 등 H.O.T.의 콘서트가 낳은 진풍경은 9시 저녁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 H.O.T.의 위엄, 객관적 기록
H.O.T.는 '행복'으로 1997년 MBC 가요대상, SBS 가요대상, 서울가요대상, 골든디스크를 휩쓸었다. 이듬해인 1998년 '빛'으로 방송 3사 가요대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으며 서울가요대상에서는 라이벌 젝스키스와 공동 대상을 수상했다.
이같은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팬덤이 뒤를 받치고 있어야만 가능했다. H.O.T.의 공식 팬클럽 ‘Club H.O.T.’의 회원 수는 약 10만 명에 달했고 비공식 팬들은 정확히 수치로 환산하기도 어려웠다. 공식 팬클럽 가입이 유료였던 점, 인터넷이 아닌 우편 신청이었던 점 등을 감안한다면 10만명이라는 수치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음원’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음반판매량이 대상 수상의 가장 큰 심사 기준이었다. H.O.T.의 음반판매량은 최소 600만 장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최근 멤버 토니안이 직접 밝힌 바에 의하면 총 음반판매량이 800만 장에 근접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스타의 스타
H.O.T.는 ‘스타의 스타’였다. H.O.T.를 보며 연예인의 꿈을 키우고 ‘성공한 덕후’가 된 스타들은 두 손으로 다 셀 수 없을 정도다.
가장 유명한 스타로는 가수 이효리가 있다. 이효리는 토니안의 수첩을 훔쳐 달아났던 팬으로 유명하다. 이효리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타의 물건을 갖고 싶다는 어린 마음에 열려있던 토니의 가방에서 수첩을 슬쩍 꺼낸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이에 토니안은 “핑클의 이효리씨가 가져갔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며 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룹 JYJ의 김재중은 문희준을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 김재중은 동방신기로 데뷔하기 전 방 안에 문희준의 포스터를 걸어놓을 정도로 열성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준은 김재중의 데뷔 이후 “콘서트를 하면 정말 잘 생긴 남자분이 내 이름이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있었다”며 “김재중의 얼굴을 기억했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개그우먼 김신영은 방송에서 “‘Club H.O.T.’의 대구지구 2기였다”며 공식 팬클럽 회원을 직접 인증하기도 했다. 멤버 강타가 진행하는 MBC 표준FM 라디오 ‘강타의 별이 빛나는 밤’에 출연한 김신영은 “H.O.T.를 보면 내가 연예인이 됐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성공한 덕후’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김신영은 장우혁의 팬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혜 기자 q0509@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