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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추워 죽겠다옹"… 길냥이에게 혹독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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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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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서로 웅크려 체온 나누거나 車 보닛에 숨어들기도…캣맘과 주민들 갈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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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래에 숨어 눈을 피하는 길고양이 모습./사진=이마트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27일 밤 10시쯤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안. 수은주가 영하 16도를 가리키는 한파 속에서 길고양이 4마리가 길바닥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한 마리는 몸집이 컸고, 나머지 세 마리는 자그마했다. 어미와 새끼들이었다. 길고양이들은 잔뜩 웅크린 채 서로의 체온을 이불 삼아 추위를 견뎠다. 새끼들은 어미의 품을 자꾸 파고들었고, 어미는 칼바람을 온몸으로 막으며 견뎠다.

영하 20도에 육박할 만큼 혹독한 1월의 추위가 길고양이들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생존식량인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 물까지 얼어붙고 머물 공간도 없어 하루하루가 생존의 고비다. 누군가는 이를 보살피려 식량과 겨울집을 주지만 또 누군가는 이를 치우며 민원을 넣기도 한다. 무관심과 방치 속에 저체온증 등에 시달리다 동사하는 고양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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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사진=머니투데이db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직장인 김은주씨(28)는 지난 23일 오전 11시30분쯤 아파트 단지 안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타려다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갈색과 흰색이 섞인, 새끼 길고양이 한 마리가 자동차 아래에 엎드려 있었다. 따뜻한 곳을 찾아 들어온 것이다. 김씨가 손짓을 하며 부르려 하자 길고양이는 재빠르게 차량에서 빠져나와 사라졌다. 김씨는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였으면 자칫 고양이를 칠 뻔했다"며 "얼마나 추웠으면 이곳까지 들어왔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박나영씨(34)는 아파트 단지 내 잔디밭에 놓여 있는 박스를 치우려다 흠칫 놀랐다. 길고양이 한 마리와 새끼고양이 두 마리가 함께 웅크리고 있었던 것. 박스 안에는 누군가 놓고 간 물과 고양이 사료가 놓여 있었다. 박씨는 "사람만 추울 것이라 생각했지 길고양이가 얼마나 추울지 생각을 못했다"며 "고양이 사료를 사다가 더 채워 넣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례들은 고양이들이 본능적으로 열감지를 잘하고 따뜻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동물심리전문가 한준우 서울연희학교 교수는 "고양이의 감각이 매우 잘 발달돼 있어서 수염이 와이파이처럼 한파를 피할 곳을 탐지한다"고 설명했다. 겨울이 오기 전에는 지방 등 영양분을 많이 비축해 놓는다. 사냥감이 적은 것을 알기 때문에 며칠씩 견디기 위해서다. 다만 먹이를 따로 모아 놓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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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보닛에 숨어 눈을 피하는 길고양이 모습./사진=이마트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그런 길고양이들에게 겨울은 혹독하다. 특히 요즘처럼 영하 10도 이하 한파가 이어지고, 낮에도 영하 날씨가 계속될 때는 더욱 그렇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너무 기온이 낮다보니 물도 음식물 쓰레기도 얼어 동사하는 고양이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특히 질병이 있거나 나이가 어리면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추위를 피해 상가 건물로 들어가기도 하고, 여러 마리가 서로 붙어서 온기를 나누기도 한다.

자동차 보닛(차량 앞쪽 엔진룸이나 뒤쪽 트렁크를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덮개)도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길고양이들이 찾는 단골 장소다. 특히 몸집이 작은 새끼고양이들이 열기가 남아 있는 보닛에 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미처 알아채지 못한 운전자들이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바람에 변을 당하기도 한다. 시동을 걸기 전에 보닛을 노크하고, 경적을 울리거나 차량을 앞뒤로 10cm 정도씩만 왔다갔다 하면 고양이가 빠져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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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방한용 집./사진=동물보호단체 케어 제공





그래서 겨울이 되면 '캣맘(고양이를 돌보는 이들을 일컫는 말)'들이 분주해진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주부 최모씨(33)는 "스티로폼 박스에 지푸라기를 놓고 입구를 비닐로 씌우면 좋은 겨울집이 된다. 단지 곳곳에 놓아두면 길고양이들이 안에 들어가서 따뜻히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것을 싫어하는 주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정연씨(32)는 "길고양이들이 추울까봐 종이박스를 놓고 사료를 집어 넣었더니 다음날 다 부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캣맘 활동을 적극적으로 안하는 분들은 설탕 녹인 물 등을 놓거나 적어도 방해만 안해도 좋을 것 같다"며 "안 쓰는 놀이터 등을 활용해 길고양이들이 겨울을 날 수 있게 보호시설 등을 만들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분위기가 준비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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