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이른바 '마약 스캔들'로 물의를 빚은 빅뱅 탑이 또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앞뒤 다른 행보는 씁쓸함을 가중시키고 있다.
탑은 26일 오전 9시, 용산구청에 출근해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재개했다. '대마초 흡입'으로 물의를 빚은 뒤 의무경찰에서 직위 해제돼 남은 군복무 기간을 사회복무요원으로 채우게 되면서 특혜 논란에 휩싸였던 탑은 이날도 갖은 특혜를 받는 정황이 드러나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당초 탑은 오전 9시에 첫 출근해 안전재난과에서의 면담을 거쳐 지정 근무지를 배정 받아야 했다. 그러나 탑은 9시까지 안전재난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9시 11분께, 지하 2층 주차장에서 구청으로 연결된 비상구에서 첫 목격돼 지각 논란을 야기했다.
심지어 그는 매니저는 물론 담당 공무원의 비호를 받기까지 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양팔로 취재진의 카메라를 가리며 탑을 보호하는데 열중했다. 아티스트에 대한 소속사 직원의 과잉 보호라면 또 모를까. 한 명의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공무원의 경호라니. 쉬이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특히나 용산구청 관계자는 26일 스포츠투데이에 "9시가 되기 전, 본인의 요청으로 용산구청 모처에서 먼저 만났다"고 밝히며 지각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더 큰 찜찜함을 남겼다. 지각은 피했을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공무원을 따로 만난 게 됐기 때문. 뿐만 아니라 탑은 구청 도착 후 곧바로 구청장실로 가 개인 면담을 받은 후 근무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모로 특혜 논란이 일 소지가 다분한 지점이다. 잇따르는 '마약 스캔들'로 유독 YG에 관대한 처분이 난다는 대중의 의심에 불을 지피는 꼴이 됐다.
각고의 노력을 거듭했지만 탑은 끝내 카메라에 잡히고 말았다. 취재진을 피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전체를 가려 탑이 맞긴 한 건지, 앞이 보이긴 하는지 걱정이 될 지경의 차림이었다.
물론 떳떳하지 못한 일을 저질렀기에 굳이 매체에 얼굴을 내비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롯이 본인의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취재 현장이었다. 진정 피하고 싶었다면 취재진보다 조금 더 일찍 오는 수고로운 방법이 있었다. 적어도 그 정도 성의는 보였어야 했다. 모처에서 관계자를 따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반성의 기미를 찾기 어려운 탑의 행보는 YG가 보여준 행보와 대비되며 더 큰 실망감을 안겼다.
빅뱅은 지난 연말 콘서트에서 탑을 포함한 '다섯 명'의 복귀를 줄곧 주창하며 끈끈함이라는 의리로 포장했다. 실제 공연에서도 탑의 목소리는 녹음본으로 울려퍼졌고, 탑의 과거 영상이 스크린에 구현되기까지 했다.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킨 후 자숙 중인 탑에 대한 조용하지만 유의미한 지지였다.
더하여, 이달 초에는 YG 수장인 양현석이 직접 나섰다. SNS에 빅뱅의 '5인 완전체 컴백'을 언급하며 탑의 사진을 게재한 것. 노골적인 공개 지지로 돌아선 순간이었다.
사실 YG가 발벗고 공공연하게 탑에게 힘을 실어주기 전,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 있었다. 탑의 진정어린 반성과 대중의 납득이다. 자숙에 정해진 기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금 대중 앞에 서기 위해서는 대다수가 이해할 만한 어느 정도의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YG는 이를 입증하지 않은 채 탑에 대한 비난 여론은 싸그리 무시하고 뚝심 있는 밀어붙이기를 강행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게다. YG에서의 빅뱅의 영향력 만큼이나 빅뱅에서 탑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꽤 큰 탓이다. 탑의 부재는 YG에도 큰 타격일 법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탑은 돌아선 여론을 뒤집는 대신 사회복무요원 첫 출근부터 여러 문젯거리를 만들어냈고, 컴백을 운운할 정도로 당당했던 포지션과는 달리 비굴한 모습으로 대중의 조롱을 샀다.
이 과정 또한 단순히 신체를 가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출근 장소를 바꾸거나 복무 관련인을 대동하고, 고위 관리자와 바로 접견하는 등의 여러 '수'가 동원됐다. 소위 말해 뒤로는 '호박씨를 깐' 셈이다.
YG는 최근 소속 아티스트들이 예능 프로그램 '본업은 가수 - 그 녀석들의 이중생활'에 다수 출연해 이름이 내포하는 중의적인 해석으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 '이중생활'이 여기에까지 적용될 줄이야.
윤혜영 기자 ent@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