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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펌) 6년동안 망가 번역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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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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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대로 난 중학생때부터 망가번역을 시작했다.
난 남들보다 성에 눈을 일찍 떳다.


모두 최초의 기억이라고 알고 있는가?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만들어낸 아들러의 역설
'한 사람의 유아기 최초 기억을 해석하면 그 사람의 현재 및 미래의 인생을 가늠할 수 있다.'

내 최초의 기억은 유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막 한글을 깨우치고 혼자 로그인해서 크레이지 아케이드에 접속할 수 있게 된 시절
CD게임 열풍이 불었었다.

메탈슬러그를 비롯한 여러 재밌는 CD게임.
분명 지금 해도 그 시절만큼 재밌으리라.

화근은 친척형으로부터 비롯됐다.
친척형이 명절날 가방을 우리집에 두고갔고, 
그 가방속엔 게임CD가 있었다.

난 이게 웬 횡제일까 싶어 그 게임CD는 얼마나 재밌길래 가방에까지 갖고다닐까 싶어
바로 플레이했다.

그 CD는 투하트2였다.

그렇게 난 미연시를 알게됐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그 시절 내게 있어서 어마어마한 충격이자 내 인생 첫번째 전환점이라 생각한다.
그 시절부터 난 딸쟁이가 됐다.

알만한 사람들은 알만한 겜미르
그곳의 본질은 게임사이트였지만 잘 살펴보면 에로화보집이 가득있었다.
그곳이 내가 처음 발견한 반찬모음집이었다.

그렇게 딸쟁이의 인생을 살면서 난 중학교에 입학했고
난 씹덕이 되어있었다.

AV보다는 망가
게임보다는 미연시

하지만, 그 시절 망가는 생각보다 공급이 부족했다.
마이너한 장르다보니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리고 난, 그 시절 '나같은 딸쟁이를 구원해주기 위해, 내가 공급자가 되는 건 어떨까?' 하는 발상을 하게됐다.
난 아직도, 그 때 투하트CD를 남겨준 친척형과, 유년기를 함께한 에로망가를 번역해준 공급자에게 감사하고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김본좌다.
내 행복한 어린 시절을 만들어준 고마운 분들이니까.

난 그렇게 중학교3학년때 무턱대고 번역계에 뛰어들었다.
당연히 일본어를 잘 알지못했다.
난 '역자'가 아닌 '식자'로 번역일을 시작했다.

역자는 말그대로 일본어를 번역하는거고
식자는 역자의 번역을 포토샵 따위를 이용해 붙여넣는걸 말한다.
난 합필갤을 했었기에 포토샵에 능숙했고, 식질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 시절 번역은 굉장히 체계적인 팀 구조로 이루어졌다.
일본 현지에서 원본파일을 따서 스캔하는 조
그 스캔본을 원본처럼 복원하는 보정 조 (굉장히 하드하고 어려운 전문성이 필요한 작업이자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린다.)
역자
식자

이렇게 4단계로 이루어져있었다.

난 식자를 했었는데
식자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배경글을 지우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걸릴 뿐더러
30장기준 역자가 30분~1시간정도 걸리면 식자는 2시간~5시간가량이 소요됐다.

그렇게 난 고1때 일본어를 독학하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덕력을 가진 내게 일본어는 굉장히 쉬웠다.
항상 식작업을 하면서 봤던 한자들은 이미 머리속에 묵언기억으로 남아있었고
미연시와 애니메이션으로 다져진 청해력에 기반된 독학은
3개월만에 내게 JLPT N2를 허락했다.
어머니는 학원하나 안다닌 애가 외국어를 3개월만에때냐고 나보고 천재 아니냐는 말씀을 하셨지만
난 입을 다물었다.

어찌됐든 난 그때부터 역식자가 되었다.
난 식작업을 할 줄 알았고
역식자를 같이하면 공급량이 많아지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중3~고1동안 약 100편 이상의 작품을 번역하며 수많은 딸쟁이를 양산시켰을 즈음
모에칸 사건이 터졌다.
팀장이 경찰에 잡혔고
그 팀장은 팀원의 신상을 공개했다.
나 또한 경찰조사를 받았다.
(미성년자라서 훈방조치 되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음지 번역계는 망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았다.
내 신념을 도저히 저버릴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게 되돌아오는 이익은 하나도 없었다.
엄연히 생각하면 대한민국 형법에 위반하는 범죄 행위였으며
시간은 비정상적으로 많이 소요되지만
내게 들어오는 금전적 이익은 한 푼도 없었다.
하지만 내겐 신념이었다.

그리고 다행히, 내 동업자들 또한 나와 생각이 같았던것같다.
그당시 익헨Korean태그의 업로드량은 잠깐 주춤했을 뿐, 코미케가 열리자 별일있었냐는듯 원상복귀되었다.

난 눈물을 홈치며 번역을 이어갔다.

그때 새로운 팀이 생겼다.
팀 독드립
난 그 팀에 다시 가입하고 번역을 해나갔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사실 팀 독드립의 팀장은
사이트 내에 비트코인 채굴기를 넣고
여러가지 광고를 이용했었다.
뭐, 서버비가 필요하니 어쩔 수 없겟지 싶어서 이용자와 업로더 모두 납득하고있었지만
사실 그 팀장은 쓰레기였다.

금전을 목표로 다른 망가사이트를 전부 방통위에 신고해서 워닝을 뜨게 만들거나 
디도스 공격으로 서버 문을 닫게했던것이다.
거기엔 악의 축 마루마루도 한패였다.
팀장은 순수한 번역자들의 신념을 이용해서 
음란물 공급이라는 본질 자체에 모순을 만들어내면서까지
금전적 이익을 취했던 것이다.

어떻게보면 모에칸팀장보다 훨씬 악질인 놈이다.
모에칸 팀장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던 행동이었겠지만.
독드립 팀장은 음지계를 더 축소시킨 개2씨2발2새2끼였다.
그렇게 그 시절 독드립 팀장으로 인해 하나의 떠오르던 별이었던 fufufuu.net이 문을 닫았다.

그리고 독드립 팀장은 이 사실이 밝혀짐과 동시에 서버 문을 닫고 날랐다.

그리고 새로 생긴 사이트는 헬븐넷.
여기는 아예 대놓고 돈 빨아먹을려고 작정을 한 사이트였다. (심지어 여긴 결제도있다.)
여기도 팀이 있었지만 난 내 신념을 물욕에 팔아먹기 싫었고.
그 사이트를 이용하는것조차도 싫었다.

난 그렇게 고독히 혼자 활동했다.
지금까지 쭈욱

모에칸 시절, 번역된 망가를 찾는 건 하늘에 별따기였다
정말 유명했던 작가의 작품들만이 번역되어있었으며
지금같이 오토코노코물 SM물 고어물 등의 마이너한 망가가 번역되어있는 일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제 망가번역은 돈이 된다.
돈이 되니까 이젠 수요에 비해 공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심지어는 같은 작품의 번역본이 3~4개씩 올라오기도 한다.
이젠 공급과잉이 일어난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번역한 망가가 한 2000편정도는 될까?
나로 인해 나온 정액이 1L이상은 될까?

이제 내 역할은 끝난것같다.
난 오늘부로 만화번역을 그만뒀다.
하지만 난 그동안의 6년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먼 미래에, 음지에 위기가 닥친다면 
내 뒤를 이어줄 사람이 나타나기를
2012 ~ 2018-01-26



1.jpg ㅇㅎ) 6년동안 망가 번역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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