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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KBS 새노조 소속 15년차 이상 아나운서들의 성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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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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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 11기~29기) 

마이크를 놓은 지 80일이 넘었습니다.

성기영 실장, 원석현, 오유경, 한상권 부장, 유애리, 김성수, 조건진, 강성곤, 김관동, 김동우, 임수민, 성세정, 김성은 유지철 아나운서, 그리고 방송 복귀를 택한 1노조 소속의 아나운서들.

여러분을 사무실에서 보지 못하는 사이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역사도 이렇게 저절로 바뀌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4.19와 6.10이 그러했고, 가까이는 촛불 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역사의 변화와 발전은 그냥 찾아오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눈 한 송이의 의지가 모여 폭설이 되듯 수많은 개인들이 죽어라 힘을 모을 때만 변화와 발전이 이뤄졌습니다. 우리의 지난 80여 일이 바로 그런 나날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분신과도 같았던 프로그램을 내려놓은 대신 우리는 당당함을 얻었습니다. 공영방송 아나운서라는 그 빛나는 명예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2017년의 가을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대영 체제의 종식이 멀지 않았음을 예감합니다.

3년 전, 길환영 사장 퇴진 투쟁을 다시 생각합니다. 당시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의 해임 제청 사유로 적시했던 것들 중 첫 번째가 '사장으로서 직무능력 상실'이었습니다. 양 노조의 파업과 각 협회의 제작거부로 사장으로서의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사회의 해임 결정 첫 번째 이유였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지금의 고대영 사장은 이사회에서, 심지어는 국정감사장에서도 끊임없이 회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방송 차질은 없다고 강변하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첫 번째 해임 사유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래서 지금 마이크를 손에 들고 있는 여러분은 고대영 체제의 생명 연장 기도에 악용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아라! 뉴스광장과 아침마당에, 930뉴스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12시뉴스에, 우리말겨루기와 1대100 등등에 아나운서들이 마이크를 들고 있지 않느냐? 이보다 더 확실한 사장의 직무 수행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고대영 사장은 주장할 것입니다.

지금 마이크를 잡고 있는 여러분 중에는 노동조합이나 아나운서협회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분들도 있습니다. 공영방송 KBS와 그 얼굴인 아나운서의 역할과 기능을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이 고민했던 분들입니다. 하지만 이 가을 여러분이 향하는 길은 KBS를 재앙적 수준으로 망친 고대영 사장의 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지금 KBS는 공정성과 신뢰도의 추락에서 오는 위기의 상황을 넘어섰습니다. 국민들은 KBS의 존재가치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치에 대한 존재 증명 책임은 여러분과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공영방송을 해치는 사장과 그 체제를 허물어버릴 때만이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아올 수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고대영 체제를 무너뜨립시다. 여러분의 지난 80여 일은 숱한 번민의 나날이었을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수동적인 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후부터 마이크를 드는 당신의 시간은 고대영 체제를 연장하고 존속하기 위해 기능하는 능동적이고 의도적인 시간일 것입니다.

우리와 여러분이 이 시기에 부여받은 공영방송 아나운서로서의 사명은 마이크를 내려놓아 고대영 사장의 첫 번째 해임사유가 <경영능력의 '완벽한' 상실>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왔습니다. 포기함으로써 좌절할 것인지, 저항함으로써 방어할 것인지를.
'부역'의 '역'은 '부릴 역'(役)이 아닌 '거스를 역'(逆)자를 씁니다. 부디 역사를 거스르는 편에 서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KBS 아나운서 30기~42기) 

방송 중인 아나운서여!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지난 20일 본관 민주광장에서는 모금방송이 있었다. 매일 집회를 열던 민주광장을 지진 피해자를 생각하며 잠시 양보하고 침묵시위를 벌인 우리들은 분노를 넘어 이루 말할 수 없는 착잡함을 느꼈다. 지진 피해자를 돕는다는 구실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고대영 체제를 돕기 위한 방송에 아나운서들이 동원되었기 때문이었다. 한 쪽은 검은 마스크를 쓰고, 또 한쪽은 마이크를 들고 마주했던 상황은 고대영 체제가 만든 비극의 한 장면이었다.

2012년 MBC 총파업 당시 MBC 아나운서들은 기가 막힌 경험을 했다. 함께 싸우던 모 아나운서가 파업을 중단하면서 던진 발언 때문이다. "2008년 입사할 때쯤 2012년 런던올림픽 방송을 한다는 하나님의 비전이 있었다. 파업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고 끊임없는 기도에 대한 주님의 답은 '런던 올림픽에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유명한 신의 계시 발언이다. 이후 MBC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파업을 접었고, 이 아나운서는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로까지 발탁된다. MBC 아나운서들의 위상을 바닥으로 처박은 충격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방송 중인 아나운서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의 그 선택은 대체 어떤 이유 때문인가? "아나운서로서 중립을 지키고 싶다.", "나는 회사가 부여한 임무에 충실할 뿐이다.", "내가 속한 조합을 버릴 수 없다" 이렇게 대답할 것인가?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공영방송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들에게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신의 계시란 핑계와 다를 바 없다.

지금 방송 중인 아나운서여!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고대영과 이인호가 이끄는 KBS는 공적책무를 수행할 만한 기능을 상실한 채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립이라는 미명 아래 마이크 앞에 서는 것은 고대영과 이인호 체제를 비호하고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선택이다. 역사가 잘못 흘러가고 있을 때 중립을 지키는 것은 그 잘못에 동조하는 행위일 뿐이다.

'KBS 아나운서'라는 영광된 이름을 함께 나누는 선배 동료들이여, 이제라도 마이크를 내려놓아라. 그대들의 운명을 고대영과 이인호의 폭주기관차에 싣지 마라.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그 자리에 선 자부심을 잃지 마라. 싸구려 보직이나 영혼 없는 방송에 몸을 맡기지 마라. 우리는 방송하는 로봇이 아니다. 우리는 KBS의 상징이자 자존심인 KBS 아나운서다.



(11기) 박영주
(14기) 이규원 전인석
(15기) 서기철
(18기) 정용실 태의경
(19기) 김현태 황정민
(20기) 최승돈 변우영
(21기) 김재원 김홍성
(22기) 김태규 신윤주
(24기) 김은성 신성원 오태훈 윤인구 윤지영 이재후 정세진 홍소연
(26기) 배창복 이규봉 장웅 최원정
(27기) 박노원
(28기) 김지윤 이상협 이영호
(29기) 김보민 김윤지 박사임 백승주 이광용 이상호 이승연 위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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