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종현 유서 보니까 제가 정신과 다닐 때 생각나네요(펌)
32,372 112
2017.12.19 07:51
32,372 112

처음 24/7/365 두통이 시작되었을 때, 어딜 가도 안되니까 누가 정신과를 가 보래서 갔어요

가니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의사: 여자친구 있어요?

나: 없어요

의사: 왜 없어요?

나: ????? 몰라요

의사: 그 나이대에는 여자를 갈구할 때인데 왜 없어요? (제가 20살 때)

나: ??? 글쎄요... 그렇다고 제 성정체성이 다른건 아닌 것 같은데요

의사: 그건 모르는거에요. 자기 자신을 자기가 억누르다보면 두통이 올 수도 있어요

나: 저는 그렇게 생각해 본 적 한 번도 없는데요

의사: 그건 모르는거라니까요

 

이러다가 짜증나서 그냥 나왔어요

 

그러다가 8년쯤 있다가, 누가 두통에 잘 드는 약이 있다고 해서 물어보니까 우울증 약이 잘 들었다고 함... 그래서 학교에 있는 스트레스 클리닉(사실상 정신과)를 갔어요

 

그 사이에 뭐 힘든 일도 있고 여러해동안 두통을 계속 앓다보니 우울증 진단을 받았죠

 

계속 상담을 하고 약을 먹었어요

 

저더러 계속 얘기를 시키고 그걸 들으면서 컴퓨터에 계속 기록을 하던데, 보다보니 제 얘기보다는 얘기할 때의 제 손동작이나 행동거지, 시선처리를 더 눈여겨보고 기록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얘기는 시켜놓고 별로 존중하지 않는 느낌이랄까, 그냥 관찰대상으로 취급받는 느낌이랄까, 딱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냥 계속 갔어요.

약을 먹는데, 부작용이 꽤 많았어요. 선생님 말씀으로는 본인이 진짜 약을 약하게 쓰는 편이고, 감기약보다도 부작용이 더 없는 약인데도 저는 토할 것 같고 어지럽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뭐 그래서 약을 계속 바꿨어요. 그러다보니 저한테 맞는 약이 찾아졌어요.

 

두 번째 정신과를 갈 때, 저는 몸이 완전히 맛이 간 상태였어요. 학위과정 막판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잠들때까지 계속 하품하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고 가만히 멍하게 있는 상태. 선생님 말씀으로는 제가 계속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나는 괜찮아, 이건 원래 그런거야' 뭐 그런식으로만 생각하다보니 몸이 계속 축나서 번아웃 상태가 된거라고 했어요.

 

약을 1년 넘게 먹고 상담을 계속 받다보니, 기분이 갑자기 좋아진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는데, 어느 순간 제가 하품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있고 내일을 생각할 수 있게 되더군요.

 

이 얘기를 하는건, 정신과 선생님도 천차만별이고 정신과 약도 천차만별이에요. 자기에게 맞는 선생님과 맞는 약이 있는데, 그냥 한 번 만나보고 한 번 먹어보고 '아 내가 이렇게까지 노력해 봤는데 안되는거 보니 이쪽은 아닌가보다'하고 멈추는게 아쉬워서에요.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혈압에 문제가 있으면 혈압약을 먹고 혈당에 문제가 있으면 혈당약을 먹듯이 뇌에서 분비되는 물질에 문제가 있으면 정신과 약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정신과쪽 문제를 너무 크게 생각하거나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좀 힘들다 싶으면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찾아가 보시고, 좀 안 맞다 싶으면 그냥 딴데 찾아가보시기도 하고 약이 안 맞다 싶으면 당당하게 안 맞으니 바꿔달라고 요구해 보시기도 하면 좋겠어요.

 

종현이 썼다는 유서를 보니, 좋은 선생님과 좋은 약을 먹을 기회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네요 

목록 스크랩 (0)
댓글 11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185 03.16 33,94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57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62,62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8,8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04,46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6,54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3,6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5,32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2,78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3369 기사/뉴스 [오피셜] 광명시, 5만명 수용 야구 돔구장 추진한다…"초대형 돔 'K-아레나' 용역 착수"→충남·충북과 경쟁? 판 뒤집히나 10:23 26
3023368 기사/뉴스 조계종 스님들, 이란 평화위해 17일 오체투지…조계사~미국대사관 1 10:22 44
3023367 기사/뉴스 총기 반출까지 제한한다…경찰, BTS 광화문 공역 임박에 테러 대응 태세 강화 1 10:22 64
3023366 기사/뉴스 “어디서 봤더라”…닷새 만에 같은 금은방 털러 온 40대 여성 ‘긴급체포’ 1 10:21 141
3023365 기사/뉴스 전국 곱창 씨를 말렸던 화사, 이번엔 치킨이다‥멕시카나 새 얼굴 [공식] 4 10:20 378
3023364 정보 카카오페이 퀴즈타임 2 10:20 75
3023363 이슈 성시경의 최고 히트곡이 된 듯한 노래.jpg 13 10:18 905
3023362 이슈 어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신라면 봉지째로 먹은 케데헌 감독.jpg 10 10:18 1,168
3023361 이슈 🕵‍♂티저 | 용형의 NEW 가족 곽선영·윤두준, 등장하자마자 출동! [용감한형사들5] 3월 27일 (금) 밤 9시 50분 E채널 첫 방송 1 10:17 160
3023360 이슈 틴더 일본녀 믿고 1억 날렸습니다 12 10:15 1,772
3023359 이슈 모르는게 행복했을 녹차 아이스크림의 비밀 4 10:15 826
3023358 기사/뉴스 [단독] '4년만 복귀' 이휘재, ♥문정원·쌍둥이 없이 혼자였다..가족들은 캐나다 체류 16 10:15 1,344
3023357 기사/뉴스 일본 밴드 ‘킹누’, KSPO돔 입성했다 16 10:14 407
3023356 이슈 덴마크 도자기 브랜드 로얄 코펜하겐이 최근 출시한 아이리스 컬렉션 8 10:14 652
3023355 이슈 [WBC] 베네수엘라 홈런 10:13 549
3023354 정치 대선 기간 오기 전에 차기 대통령지지도 의미 없는 이유 7 10:11 863
3023353 기사/뉴스 식약처, BTS 컴백 행사 대비 주변 음식점 사전 위생 점검 38 10:10 1,217
3023352 이슈 지극히 현실적인 결혼비용 19 10:10 1,988
3023351 정치 [속보] 추미애 “수십년 추구한 검찰개혁, 이재명 정부에서 마침내 완성” 29 10:10 790
3023350 기사/뉴스 ‘서울 자가 2채’ 50대 김부장 급해졌다…대학생 자녀에 일단 증여 4 10:09 5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