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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지금 SNS에서는] “몸캠 사기를 당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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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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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어느 날 단체 카톡방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 200여 명이 모인 이 방에서 갑자기 “뭐야?” “아 더럽다” “너 무슨 일이냐?”는 글이 마구 올라왔습니다. 조용히 퇴장을 해버린 사람도 있었고요. 카톡방엔 취재 때문에 연락처를 주고받았던 취재원의 얼굴이 나온 영상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인 이 취재원이 ‘몸캠 사기’의 덫에 걸린 것입니다. 

몸캠 사기가 뭐냐고요? 비극의 시작은 스마트폰 대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이곳에서 야한 농담을 주고받던 남자에게 여자는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혹시 나랑 화상 채팅할래?’ 하고 말이죠. 화상대화 프로그램인 스카이프를 설치하고 서로를 보며 더 자극적인 대화를 진행합니다. 그러다가 여자가 갑자기 ‘어? 소리가 안 들린다. 작동 오류인가 봐. 이 프로그램을 깔아’라며 알 수 없는 설치 파일을 보냅니다. 이 파일이 남성의 휴대전화에 설치되는 순간, 이 남성의 휴대전화에 있는 지인의 연락처는 모두 여성에게 건네집니다. 음란한 대화를 하며 심지어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까지 원격 촬영당한 남성은 나중에 협박을 당하게 됩니다. “100만 원 입금하지 않으면 네가 아는 사람들에게 이 영상 뿌릴 거야”라고 말이죠. 

바보같이 이런 덫에 걸린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요? 포털 검색창에 ‘몸캠’을 쳐보면 “몸캠 사기를 당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며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문의하는 남성들의 글이 줄줄이 검색됩니다. 저 역시 몸캠 사기를 당한 남성의 영상이 올라온 단체 카톡방에 두세 번 초대가 됐습니다. 가까운 지인은 아니었지만, 아는 사람이 이런 일을 당했다고 하니 안타깝더군요. 

재미있는 점은 ‘몸캠 사기에 대응하는 그들의 자세’입니다.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마치 사기의 수법이 진화할수록 사기에 대처하는 ‘그들의 전략’도 진화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가장 흔한 유형은 “제가 해킹을 당했습니다. 남성이 자위를 하는 영상에 제 사진을 합성해 마치 제가 하는 행동인 것처럼 유포를 했습니다. 경찰에 신고했고요. 열어보는 순간 여러분의 휴대전화도 해킹당합니다. 절대 열어보지 마세요”입니다. 마치 모범답안처럼 떠도는 문구죠. 사실 호기심이 많은 기자는 영상을 열어보았지만, 제 휴대전화는 해킹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무단으로 돈이 결제된다거나 악성 바이러스가 깔린다고 둘러대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도 사실이 아니죠. 

하지만 이런 수준의 답안으로는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남성들은 보다 참신한 변명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휴대전화에 백신을 깔아준다던 정보기술(IT) 전문가가 폰에 해킹툴을 깔아서 사진과 영상을 합성했다” 혹은 “무작정 영상전화가 걸려와 받았더니 내 휴대전화 정보를 빼내 나와 닮은 사람을 들이밀며 돈을 주지 않으면 유포하겠다고 협박을 한다”며 장황한 스토리를 늘어놓기도 합니다. 내용은 복잡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같습니다. “(사기꾼이 보낸 영상이니 절대) 열어보지 말아주세요 ㅠㅠ” 

어떻든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습니까? 나의 내밀한 사생활이 회사 동료, 거래처 직원, 친구, 애인, 부모에게까지 낱낱이 공개될 수 있다니 말입니다. 피해자에겐 지옥이 따로 없을 겁니다. 사실 한순간 유혹에 눈멀면 이런 덫에 걸릴 것을 생각지 못하고 실수를 하게 되죠. 덫에 걸린 남성들의 눈물겨운 사연을 읽던 필자의 눈에 기막힌 대처법이 들어왔습니다. 아마 이 남성의 메시지를 읽은 지인이라면 “영상을 열어보지 말고 단체방을 퇴장해주십시오”라는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남자라면 누구나 자위행위를 한 번쯤 하지만 저는 ×을 밟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스카이프로 접근하는 여자(조선족)를 조심해 주세요. 저 조선족이 저에게 제 자위영상을 뿌리지 않는 조건으로 몇백만 원을 요구했지만 저는 굴복하지 않고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이런 일을 당해서 죄송하며 앞으로 건전한 방법으로 자위행위를 하겠습니다.’ 

사건의 경위, 주변 사람들에게 조심하라는 당부, 반성, 앞으로의 다짐을 녹여낸 진솔하면서도 정직한 해명이었습니다. 

김수연 정책사회부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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