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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황금빛 내 인생', 완성도 포기하고 얻은 시청률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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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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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내 인생’은 과연 진짜 하고픈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엔터미디어=정덕현] KBS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이 8회 만에 시청률 30%를 넘어섰다. 사실 KBS 주말드라마 시간대는 기본이 20%부터 시작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래도 최근 들어 30% 시청률을 넘기는 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전에 방영됐던 <아버지가 이상해>가 시청률 30%를 넘겼던 건 22회에서부터였다. 이렇게 보면 <황금빛 내 인생>의 시청률은 황금빛인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시청률이 오를수록 <황금빛 내 인생>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한편에서는 빠른 전개와 극적 상황들의 연속으로 몰입해서 보게 된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출생의 비밀과 신데렐라 이야기라는 소재가 너무 식상한데다 빠른 전개만큼 허술한 개연성으로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로 <황금빛 내 인생>은 이 양분된 반응들이 나올 만큼 장단점이 확실한 드라마다. 그것은 출생의 비밀 코드가 들어있지만 그것을 숨기며 지지부진하게 시청자들을 끌고 다니기보다는 오히려 드러내놓고 그 속에서 인물들의 반응을 보는 식으로 활용되고 있고, 그래서 금수저와 흙수저로 나뉘는 우리네 현실의 단면들이 인물들의 선택으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을 통해 그려진다. 굉장히 전개 속도가 빠르고 몰입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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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이 KBS 주말드라마 시간대에 적합한가 하는 의구심은 이 드라마가 가진 약점이다. 제아무리 금수저 흙수저 현실 상황을 투영해 드러내기 위해 ‘출생의 비밀’ 코드 같은 장치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것이 결국 자극적인 소재로 다가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메시지 전달과 인물의 감정을 끄집어내기 위해 우연적 상황들이 너무 많이 나열되는 건 이런 자극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를 테면 하필 지방에서 올라온 아버지가 길거리에서 장남인 지태(이태성)가 수아(박주희)와 말다툼을 하는 걸 목격하는 장면이 그렇다. 거기서 지태는 자신이 연애는 하지만 결혼은 하지 않으려는 이유로 “가난을 대물림하기 싫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마침 그 이야기를 아버지가 듣는 장면은 가슴 아프지만, 그 상황이 너무 우연적이고 인위적이라 거기서 어떤 감동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또 지수(서은수)가 사실은 진짜 재벌가의 딸이라는 게 들통 나는 장면도 그렇다. 집을 나서다 무언가를 놓고 왔다는 사실에 다시 집으로 들어온 지수가, 엄마 양미정이 마침 과거 부모를 잃어버린 지수의 아잇적 사진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또 마침 그 집주인인 언니가 마구 집으로 들어와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며 그래서 그 어린 시절의 사진을 통해 지수가 사실을 눈치 채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 짜 맞춘 듯한 우연의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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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황금빛 내 인생>이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의미 있는 것이다. 제아무리 출생의 비밀로 재벌집 딸이 된다고 해도 그렇게 해서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과 또 가난한 집이라고 해도 분명 그 안에서 느꼈던 좋은 가치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또한 이처럼 노력해도 출생이 따라주지 않으면 잘 살아가기 힘든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좋은 의도들이 잘 살아나기 위해서는 메시지를 위해 상황들이 너무 짜여진 대로 흘러가게 하기보다는 좀 더 자연스럽고 공감갈만하게 그려내는 게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이제 8회가 지난 것이니 모든 걸 판단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시청률만이 아닌 좋은 메시지를 전하는 괜찮은 드라마로 남기 위해서는 좀 더 엄밀한 완성도를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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