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머 매맞는 아내 이야기
65,147 36
2017.08.26 00:14
65,147 36
안녕하세요?

저는 마흔 세살이고 결혼하지 24,5년된 아줌마입니다.

오늘 저에 살아온 긴긴 얘기를 좀 하고 싶은데 제 얘기를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십년도 넘는 시간이니 참 길고도 우울한 얘기인데 부탁드릴께요.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기전해 12월에 16살 많은 남편하고 결혼했어요.

학교 일찍들어가서 그 때 나이가 18살이었을거예요.

결혼할 때는 아버지하고 고1 여동생, 중1 남동생하고 어렵게 살았었어요.

그 때 아버지는 막노동 하셨는데도 저희 삼남매를 최선을 다해서 길르셨어요

국민학교때는 엄마가 계셨는데 우리를 두고 집 나가셨고, 이분이 제 엄마인지

아니면 동생들의 엄마인지도 모르겠네요. 아버지는 얘기 안하시고 묻지도 못하게 하셨어요.


그 때 야쿠르트 아줌마가 저희 아버지한테 나이는 좀 많지만 아주 성실한 청년이 있다고

소개시켜주셨어요.

야쿠르트는 우리 삼남매에게 해주시는 아버지 최대한의 노력이었어요.

그 아줌마가 십년을 봣지만 그렇게 성실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그래서 그냥 아버지 말씀듣고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10월에 만났는데 몇 번 만나고 남편이 아버지를 찾아가서 저하고 결혼하고 싶다고,

제가 잘해주겟다고 고생안시키겠다고 삼년안에 집살 수 있게 몸이 부서져라 노력하겠다고 

아버지한테 얘기하면서 울더라구요.

그렇지만 지금은 부족하다고 공부하는 동생도 데리고 있어서 넉넉하지는 않다고도 했어요.(저보다 다섯살 많은 시누)

저의 아버지도 쪼끄맣고 삐적골은 아가 나처럼 고생안시키기 해달라고 같이 우셨어요.

저도 그때 남편이 참 든든해보여서 그럼 몇달있다가 졸업하고 결혼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가 그럴거 뭐있냐고 남편 나이도 있으니까 해를 넘기지 말자고 했어요

그 때는 남자나이 35살도 많다고 그랬을 때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저는 좀 챙피했지만

어차피 친구도 거의 없고 한 두달 차이니까 12월에 결혼식 올렸어요.

92년도에요.

결혼식하고 집에 와서 남편이 아버지한테 잘 살겠다고 저하고만 결혼한게 아니라고

제 동생들 이름 부르면서 공부도 다 시키고 결혼도 시키고 잘 살게 정말 노력한다고 하니까

저희 아버지가 엉엉 우시더라구요. 남편만 믿는다고요. 잘 가르쳐서 고생끝내고 편히 살게 해주라고. 

에비라고 해준게 없다고. 가르치지도 못했다고요.

남편도 같이 정말 엉엉 울고.

그리고 나서 봄이 되서 저희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습니다.

삼남매 키우느라 지치신거겠지요. 저 빨리 결혼시키신 이유겠지요.


그렇게 그 떄를 기억해보려고 해도 잘 기억이 안나요. 어떻게 지나게 됐는지.

동생들이 울고불고 학교도 안가고 울면서만 지낼때 남편이 제 몫까지 동생들 돌보고 했어요.

그리고나서 다시 학교도 가고 정상적으로 돌아왔어요.


결혼하고 일년쯤  지나고 이번에는 지방에서 대학다니는 아가씨가 저를 좀 밖으로 나오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갔더니 거기 남편 어머니가 계셨어요.

저는 두 분다 돌아가신 줄 알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계셔서 조금 놀랐지만

집마다 사연은 다 있으니까 제가 며느리라고 인사만 하고 왔어요.

어머니도 별말씀은 안하시고 이렇게 어리고 고운 며느리 봐서 좋다고만 하셨어요.


이제 제가 하고 싶은 얘기 시작할께요.

어머니 만나고 돌아온날 아가씨하고 집에 오니 남편이 있더라구요.

그런데 아가씨가 얼굴이 달라지더니 덜덜 떨고 말도 못해요.

남편이 조용히 방으로 오라고 하니까 아가씨가 저를 붙잡고 오빠를 말려달래요.

오빠 무섭다고요. 평소에도 아가씨가 오빠앞에서는 무릎꿇고 앉고 눈도 잘 안마주쳐서

대학생이 왜 그러냐고 제가 그랬었거든요. 늦둥이 동생 이뻐할 줄 모른다고도 했는데

암튼 오빠를 너무 무서워하니까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 날은 정말 이상하더라구요

막 울면서 오빠를 말려달라고 해서 저는 아가씨 눈물 닦아줄려고 휴지 갖고 오는데

아가씨가 바지에 실례를 했더라구요. 엄청 놀랬고, 무슨일인가 어머니 만난것 때문인줄 알겠는데

왜 그렇게까지 그러나 싶었어요.

남편이 방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저는 들어갔는데 조금 있다가 아가씨가 바지를 갈아입고 왔는데

겨울인데 좀 짧은 바지를 입고 왔더라구요.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아가씨를 보는대, 눈물이 쏟아지는데 소리도 안내고 

이미얼굴은 눈물콧물 범벅이고

아가씨가 남편앞에 꿇어 앉으니까 남편이 가져와 한마디에 아가씨가 벌떡 일어나서 나가더니

회초리를 하나 가지고 오더라구요.

제가 어리벙벙해서 좀 있는데 그 회초리로 남편이 아가씨 종아리를 때리는 거에요.

정말 휙휙 소리가 다 울릴정도로 호되게 때리는데 제가 팔을 잡고 그만하라고 얘기했어요.

오히려 아가씨는 가만 있고 아 소리도 한 번 안내고 조용히 있었어요.

놔라 한 마디하고 다시 떄리는데 정말 무섭더라구요. 스물셋인가 넷인가 그럴땐데 

찍소리도 못하고 그 매를 다 맞고 다시 무릎꿇고 오빠 잘못했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인지 정말 모르겠더라구요. 오줌까지 쌀정도로 오빠를 무서워하는 이유가 뭘까


그렇게 아가씨가 매를 맞고 밤새도록 저하고 서로 안고 엉엉 울었어요.

근데 아가씨가 아무 얘기도 안해서 저도 안물어보고 약만 발라주고 같이 울었어요.

새벽에 이제 간다고 앞으로는 오빠를 절대 보지 않을꺼라고만 말하고 오빠를 이해하지만

보고싶지는 않다고 말하고 학교로 갔어요.


아침에 남편을 보니 무서운 무표정으로 밤 새고 앉아있던것 같더라구요.

그러더니 저보고 앉아보래요. 무릎꿇고 앉았어요. 나도 모르게

그 때부터 제가 남편앞에서 무릎꿇고 앉아요. 

그 어머니가 남편과 아가씨의 어머니가 맞고 둘 사이에 남동생이 한명 있었데요.

어머니가 예전에 알콜 중독이어서 술취한 사이에 동생이 없어져서 잃어버렸다고 했어요.

그 때 행방 불명되고 못찾고 지금까지 모른다고요.

그러니 다시는 자기 어머니를 만나지도 말고 연락도 하지 말라고요

그러면서 자기의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눈물없이 못듣는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라는걸 

알겠더라구요. 저는 가난하게 살았어도 아버지가 계셨고, 식구들이 건강했는데

남편은 알콜중독 어머니 아버지 동생들 건사하며 가게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돈벌고. 

남편마음이 어떨까 상상도 안되서 눈물밖에 안나는데 또 남편하고 얼싸안고 엉엉 한참 울었어요.

다큰 동생을 그렇게 때릴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이때. 이때들은 마음이 지금까지 제가 매맞고 사는 이유가 되겠지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할지 모르겠지만, 저희 남편은 제가 잘못했을때 회초리를 듭니다.

저는 결혼 이십년이 넘어도 잘못하면 종아리를 맞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얘기에요.

예전엔 아가씨가 맞는 것을 보고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어려서 그런거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남편은 항상 저희 아버지가 잘 가르치라고 하셨다, 아버님 몫까지 자기가 한다 그럽니다.


저희 남편은 정말 성실한 사람입니다.

이때도 작은 가게를 할 땐데 장사를 두시에 끝내고 가게 정리하고 새벽에 시장에 가서 장보고

집에는 아침이 다 되서 와서 그때 자고 열두시쯤 일어나서 다시 가게로 갑니다.

쉬는 날도 없이 술 담배도 안하고 친구도 안만나고 다른 취미도 없고, 테레비만 조금 봅니다.

결혼하고 지금까지 저는 남편이 얼마나 버는지 몰라요.

92년 말에 결혼해서 몇 년 고생하고 생활이 좀 피는가 했는데 imf가 터졌어요.

온 나라가 어렵다 어렵다 할 땐데 남편은 별 소리 안하더라구요.

나중에 알았는데 현금을 많이 모았을 때고 경매로 넘어간 건물을 싸게 사서 또 수입을 올리고 그랬더라구요.

그런데도 잠을 네다섯시간 밖에 안자고 장사하고 쉬는 날도 없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성실한 모습이 남편의 행동은 무조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했어요.


저는 머리 파마하는 것도  옷입는 것도 남편이 원하는 대로 합니다.

살찌는 것도 싫어해서 노력해야되요. 화장도 늘 하고 있어야 하고

제가 흐트러져있는것도 정말 싫어해서 항상 남편보다 먼저 일어나고 늦게 잡니다.

어디 나가는 것도 싫어해서 집에 있길 바래요.

운동도 집에서 강사선생님이랑 둘이서만 하구요.

이런건 저도 좋아요. 가끔 친하게 지내는 언니들 보면 제가 봐도 너무 할때가 많으니까요.


나가도 꼭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고 언제 오는지 알려야하는데 이제는 제가 그렇게 해야 안정감을 느껴요.

밖에서도 혹시 남편이 먼저 집에 왔을까봐 불안하고 주변에선 집에서 삼시세끼 먹는다고 힘들다고

삼식이라고 하는데 저는 차라리 남편이 집에 있으면 편합니다.

적어도 눈앞에 있으면 불안하지는 않으니까요. 




남편은 저한테 정말 잘합니다.

사랑과 전쟁에서 두 얼굴로 때리는 남편이 다음날은 카드 주고 그런게 아니라

저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잘 알아요. 방법이 잘못됬다고는 생각안해요.

성향인가보다 하면 되고

또하나 제가 남편한테 너무 고맙고 또 고마운건 제 동생들 다 대학원까지 공부시키고,

시집 장가보내고 지방이지만 아파트 33평 사주고 보냈어요.

예전에도 아버지 돌아가시고 매달 동생들한테 가서 냉장고 채워주고 생활비 주고

지금도 제 여동생에게는 아들 대학 등록금도 준다고 합니다.

제 동생은 형부라면 껌뻑죽어요.


얼마전에는 남편 회사에서 일하는 조선족 아줌마의 손자가 신장 이식 해야되는데

병원비가 없어서 힘들어 하니까 남편이 몰래 가서 전부 결제하고 왔데요

이런 얘기 아무도 모르게 해요. 적어도 이중적인 사람은 아닌거 같아요.


이런 남편을 보면 '나하나 참으면 모두 편한데' 하는 생각으로 이십년 넘게 살았는가 보네요.

그런데 얼마전 제 아들 얘기가 사무쳐서 글이라도 써볼까 생각을 날마다 하다가 지금 쓰게 되었네요.


95년생인데 저는 우리 아들이 어렸을 떄부터 약간 어려웠어요.

처음에 애낳고 키우는거 혼자햇지만 나보다 백배는 더 힘들게 일하는 남편이 있어서 힘들다고 생각못했고

그렇게 손 가는 아이는 아니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많았고

어려서부터 속이 깊고 말이 없어서 제가 어려워했었어요.

아들이 4학년땐가 저한테 대드는 모습을 보고 불같이 화를 내더니, 그런모습 저는 한 번도 못봤는데 얼굴을 떄리더라구요.

엄마한테 그 태도가 뭐냐고 그렇게 화내는데 제가 처음으로 화내고 소리지르면서 남편한테 대들었어요.

애한테 왜 그러냐고.

그 다음부터는 애가 말도 더 없어지고 공부만 하더니 중2때 유학가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애 아빠가 자신없으면 시작도 말라고 하고 캐나다 마니토바로 보냈는데 제가 가서 8개월 같이 있었어요.

그 8개월이 저한테는 생애 최고의 날들이네요. 그 때 기억으로 지금까지 사는거 같아요.


엄청 추운 시골에서 아들하고 단둘이만 있다가 제가 오기 며칠전에 아들이 얘기하더라구요.

아빠가 엄마 종아리 때리는 것 봤다고요

한국에 가지말고 여기서 살 수 없겠냐고 하는데, 기가막혔지만 제가 지금까지 얘기를 쭉 다 해줫어요

아빠 만난거부터 할아버지가 나를 아빠한테 맡기고 스스로 돌아가신것, 아빠의 엄마 얘기 

고모랑 있었던 일까지.

그렇게 얘기하고 아빠를 이해해 주자고 하고 저는 다시 한국으로 왔어요.



아들은 캐나다에서 쭉 공부하고 대학가고 군대때문에 한국에 왔다가 지금 제대하고 다시 갔는데요,

이제는 엄마도 아빠도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하고 갔어요.

휴가 나왔을 때 아들이 그런모습을 또 봤거든요.

휴가때만 잠시 집에 오는데 그 날은 아침에 왔어요. 연락없이.

그 전날 친구들 만나서 술마셨는데 남편이 그걸 또 알아서요.


어머니의 술문제가 있어서 그런지 제가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면 어김없이 회초리를 듭니다.

저도 이건 아는데요, 정말 일년에 한 두번 밖에서 사람들 만나고 한잔 하라고 하면

분위기에 휩쓸려서 몇 잔 마시는데 어떻게 아는지 남편은 다 알고 있네요.

근데 저는 친구도 별로 없고 친하다는 언니들도 몇 있지만 사실 그렇게 친한것도 모르겟고

집에서 아이패드로 유투브보고 드라마 보고 이런게 단데, 친구들 가끔 만나서 술한잔 하면 너무 재미있는거에요..

그래서 그냥 한번 맞고 말자. 하는 마음으로 마시고 그래요 

그래봤자 일년에 한 두번 안되고요


아침에 아들이 왔는데 제 다리를 보고 엄청 놀라더라구요, 그 때 정말 오는지 몰랐어서 집에 있었던 차림이라.

그러면서 이성을 잃고 소리소리 지르더라구요.

자기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냐면서 자기는 사람을 아무도 못 믿고 아무도 못사귄데요,

지금 모습이 집에서는 어떨지, 더 나쁠지 더 좋을지 어떤 모습을 숨기고 있을지


사람들이 엄마 아빠 모습보면 어디 상상이나 하겠냐고 

그렇게 힘들어서 심리 상담 받은지 일년 넘었는데 이제 좀 잊고 나는 그러지 말아야겟다고 의지를 잡아가는데

그 일년동안 노력이 다 헛수고가 됬다며, 이제는 아무도 안보고 살고싶다고 그렇게 말하고 나가버렸어요.

아빠한테 맞서야했고, 캐나다에 갔을때 자기하고 남았어야 한다고 그러면 엄마랑 나랑 이렇게 까지 안살았을거라고

소리 지르는데 제가 그랫으면 지금처럼 못키웠다고 너하고 끼니 걱정이나 하고 있어야 한다고 엄마는 능력이 없다고 

내가 괜찮다는데 왜 그러냐고 제가 오히려 소리 질렀어요.

그랬으면 못살아도 행복했을거라는데 할말이 없더라구요. 가난이 그렇게 무섭냐고 하는데

제 진심이 들킨거 같아서 아무말도 못했어요.

예전에는 아빠 잘못이고 엄마가 불쌍했는데 지금은 엄마가 선택한 것이고 엄마가 아빠를 계속해서

괴물로 만든거라고 엄마 잘못이라네요.


어디서 부터 잘못된건가 차라리 아들을 캐나다에 안보냈으면 같이 있으니까

계속 저를 때리진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뭐하나 잘된게 없는 것 같고 그러네요.

그러다가도 제가 가진것 누리는 것, 솔직히 좋아요. 그깟 일년에 한 두번 이렇게만 생각하면

자존심이고 뭐고 너무 챙피하지만 생전처음으로 얘기하는거니까 들어주세요.

아빠처럼 나를 돌봐주는 구나 라고 하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으니까요.



아들 생각하면 저도 마음이 무너지는데,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한게 이제 또 몇 년되었다고 잊어져가고 있어요.


또하나 제가 책을 읽으면서 나는 참 자존감이 없는 사람이구나 느꼈는데

저희 부부가 관계를 할 때요, 저는 남편이 시키는 대로만 해요.

저도 편해요. 늘 단정한 차림으로 있으면 되고 원할 때 원하는데로 따라가면 되니까요.

남편은 제가 관계할 때 소리내는 걸 싫어해요. 아무 소리도 안내고 조용히 있으면서 얘기만 들으면 되거든요.

어렸을 때 결혼해서 처음엔 뭐도 모르고 했는데, 소리를 내면 조신하지 못해 보여서 싫데요.

나도 모르게 아 이런소리라도 나올까 신경쓰느라 저는 관계가 좋은지도 모르겠구요, 아픈 날이나 안하고 싶어도

한번도 말 못해봤어요. 그래도 제가 선택한거니까 남편은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제가 싫다고 했으면

안했을텐데, 싫다고 말하기가 힘들어요. 내가 참으면 되는데 하고 넘어가요

그래서 남편은 제가 나이먹어도 조신하고 얌전해서 너무 좋데요.

잠자리에서도 평소에도 조용히 얘기하고 교양있게 행동하라고 해요.

억세고 목소리 큰 아줌마들 진절머리 난다고요.


그리고 싫어하는 건 음식을 버리는 거에요.

청소 빨래는 도우미아줌마가 해주는데 음식은 제가 해야되서 

장보고 아침 저녁 요리하는게 제 살림의 다에요.

식구도 없구요, 저는 저녁도 안먹으니 할일이 별로 없어요.

남편 밥만 하면 되는데, 저도 가끔 꾀가 나고 하기 싫기도 하고 깜빡 잊어버려서

곰팡이 피거나 상해버리는게 있는데, 이걸 지적하다가 심하다싶으면

또 회초리를 가져오라고 해요.

저도 끼니마다 밥 걱정 하면서 살아봤기때문에 스무살에 남편한테 회초리 맞으면서

내가 잘못한거다 이건 정말 잘못한거다 이렇게 생각한게 지금까지 이십년 넘었네요.

어쩌다가 한번씩 냉장고를 검사하고 고기나 생선, 채소 물른거 이런거 보면

집이 너의 직장인데 이런식으로 할꺼냐고 화를 냅니다.

근데 저는 나가라고 하는 것 같아서 안절부절 못합니다. 


이 글 보시는 분들은 얼마나 병신이면 이혼 못하고 사냐고 하실거 같네요.

십 삼사년 전 쯤에 남편이랑 의절하고 사는 시누이를 만났었어요.

그 전에도 일년에 한 두 번씩 시누가 서울오면 만나기는 했는데

그날은 중요한 얘기를 한다며 자기가 이혼했다고 하더라구요.

약대 나와서 같은 약사하고 결혼해서 잘 사는 줄 알았는데, 시누남편이 시누 몰래

저희 남편한테 사업자금을 빌렸었나봐요. 저도 모르고요

두 번이나 큰돈을 빌리고 또 세번째 손벌릴때 시누가 알아서 이혼했다네요.

저보고 몰랐었냐고, 어쩜 그렇게 하고 살 수 있냐고 하면서 오빠는 오빠네 하고, 제 얼굴을 보더니

'혹시 아직도 그렇게 살아요?' 하는데 제가 말문이 막혔어요.

저를 보고 부들부들 떨더라고요 소리소리 지르고 미쳤냐고 당장 이혼하고 나랑 살자고

내가 먹여살린다고 밖에서 미친 사람처럼 소리치는데

제가 달래서 차에 탔어요.

그러더니 저보고 미안하데요. 자기만 빠져나와서 정말 미안하데요.

이제 벗어나라고 자기 약국에서 도와주고 그냥 살면된다고요.


근데 그 순간에는 저는 이게 뭐 크게 나쁜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콜중독 술만 먹으면 때리는 남편도 아니고, 도박하는 것도, 바람피는 것도

다 아니고 이성을 잃고 폭력을 쓰는게 아니라 내가 잘못했을때

잘못했다고 일깨워주는 사랑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저보고 돌았데요. 납치범한테 사랑을 느끼는 신드롬이래요.

경찰에 신고하래요. 아니면 자기가 한다고요.

그래서 제가 정색하고 말조심하라고, 내 남편이라고 이번까지만 참는다고 했어요.

그마음은 진심이었는데 지금은 모르겠어요.


시누하고 그런 일이 있고나서 얼마 있다가 부부싸움이 났는데요,

싸움도 아니고 남편이 화낼때 제가 평소와 다르게 대들었던거에요.

저도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사는 사람이 어딨냐, 당신이 이상하니 동생도 의절하고 안본다,

이혼하자 했어요. 화가 나서 그랫는데

남편이 입을 꾹 다물더니 알았다 한마디 하고 바로 나갔어요.


근데 제가 정신이 확 드는게 남편은 내뱉은 말 절대 주워담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한다고 했으면 어찌되도 꼭 해야하는 사람이고, 약속한건 너무 정확하게 지켜요.

이런 점은 정말 무서운 사람이네요. 


그래서 남편이 하루 안들어오는 동안 심장을 죄는 것 같이 못참겠더라구요.

가슴이 벌렁거리고 이제 쫒겨나나, 아들한테 연락해서 오라고 할까

별별 생각이 다 드는데

저녁때 집에 와서 이혼하겠다며,

일단 제 명의로 된건 다 주겠다고 너가 모르는 것도 여러개 있다고

이 집도 니 명의니까 남편이 나간다고 했을때 저는 우리집이 내 명의인지도 몰랐고

남편의 성격을 아니까 겁주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무릎꿇고 싹싹 빌었어요..


제가 잘못했다고요, 저 회초리 맞겠다고요.

제발 한번만 용서해주고 때려달라고요

이때가 제가 제일 잘못한거 같아요

제가 남편한테 명분을 준 것이겠죠. 그 때 겨우 서른 조금 넘었을 땐데

그때도 제가 어려서 그랬나봐요.




그날 밤에 정말 오랫동안 빌었고 제가 잘못한 것에 대한 댓가를 치르겠다고 했어요.

그말은 제가 드라마에서 본 말인데 그 말하면서 기억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렇게 말하니까

딱 한 번이라고 그 입에서 한 번만 더 이혼 소리 나오면 두 말 없이 도장 찍는 거라고 하고 회초리 들었어요.

그 때도 제가 속으로 내가 잘못햇으니까 맞는 거니까

신음소리도 내면 안된다 꾹 참아야 된다 생각하면서 맞았어요.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아프게 호되게 맞고 며칠 누워만 있었는데

남편 앞에서는 아픈 척도 안했죠.


남편이 다음날 약이라도 좀 발라준다고 했을 때 마음이 좀 풀렸나보다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안아프다고 했어요.

이 때부터 제가 잘못하면 회초리 맞는게 당연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아무때나 이혼하고 혼자 사는 생각도 하고 그러는데

못살거 같지는 않아요. 돈 있으면 살기야 살겠죠 그런데 이혼녀로 살고 싶지는 않아요.

저 사연을 모르는 주변 사람은 애도 낳을 수 있는 나인데

뭐가 무섭냐며 젊은 애인이라도 하나 만들라고 하면

제가 더 떨려서 남편 눈치봐요. 남들이 저를 칭찬하면 너무 불편하고 싫어요.

나이들어도 몸매는 아가씨같다, 생머리가 정말 잘 어울린다 그런말이요.


남편이 저보다 더 젊은 여자 만나서 바람피우면 그 핑계로 이혼할텐데

이렇게 꿈만 꿔요.

얼마전에 유투브에서 어떤 젊은 아가씨가 책을 읽으면서 종아리를 맞는 동영상을 봤어요.

왜 그러는지 그게 무슨 예술인지 모르겠는데 그게 저하고 똑같아요.

얼마나 떨면서 봤느지 모르겠어요. 십분 정도 하던데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조금 더 심하면 살이 좀 찢어지고 피도 나는데 저도 그 아가씨처럼 소리도 안내고 참아야되요.

어떻게 생각하면 제가 좀 불쌍하죠.



남편은 저가 좋데요.

저한테 해줄 수 있는 만큼 다 해줄거래요. 아버님하고 약속도 했으니까 꼭 해야된데요.

그런데 저는 이혼녀 되면 아무것도 못하는 거잖아요. 제가 잘못하지 않아도 저를 때리는 건 아니니까

내 잘못일때 잠시만 참으면 되고

저희 아버지가 저를 잘 가르치라고 했는데 그 말 때문에 저한테 회초리 들고 사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오늘 밤은 아버지도 야쿠르트 아줌마도 아들도 시누도 다 원망 스럽습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3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148 00:05 13,22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57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61,97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8,8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98,63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3,6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3,17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0,84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2554 유머 전 남친이 남겨둔 것... 14:35 20
3022553 유머 1년만에 냉부로 돌아온 최강록이 돌아온 이유ㅋㅋㅋㅋ 5 14:34 462
3022552 이슈 씨야, 30일 신곡 발표 14:32 125
3022551 유머 ??? : 아무래도 오타쿠 세계에서는 오지콤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부끄러워하는 게 맞아요 4 14:31 539
3022550 이슈 나오자마자 실트 1위 찍고 반응 개 핫한 리디 웹소설 신작 4 14:29 1,465
3022549 이슈 김하온, 노선, 라프산두, 마브, 정준혁 'TICK TOCK (Feat. ZICO)' 멜론 일간 9위 (🔺1 ) 1 14:28 118
3022548 유머 일본녀에게 사랑 고백 하려고합니다. + 후기 19 14:28 1,696
3022547 유머 왜 머리를 봉두난발로 하고있는지 덕아웃에서 설명하는 박찬호야구선수 3 14:27 832
3022546 정치 김민석 총리, 미국 현지서 국무총리실 간부회의 주재 6 14:26 326
3022545 이슈 최예나 [캐치 캐치] 초동 3일차 종료 3 14:25 629
3022544 기사/뉴스 "공복에 버터를?"…나나의 반전 건강관리법에 셰프들 '멘붕' [냉부해] 7 14:25 855
3022543 기사/뉴스 김주원표 ‘부산 시즌발레’ 올해도 꽉 찬 무대 1 14:24 275
3022542 기사/뉴스 대전에 성심당 있다면 광주엔…SNS서 난리 난 '떡집' 27 14:24 1,281
3022541 이슈 샤이니 온유, 커리어 하이 찍었다…미니 5집 'TOUGH LOVE' 초동 11만 장 돌파 10 14:23 197
3022540 유머 가챠겜에서 이순신 장군님 뽑기 24 14:23 1,050
3022539 기사/뉴스 [인프라가 공연시장 좌우한다] 뮤지컬 전용극장·대형 아레나 타고 성장하는 부산·인천…대구는 제자리 3 14:21 210
3022538 유머 오스카 수상예측으로 팟캐스트 채널 건 타블로 근황 11 14:21 2,606
3022537 이슈 '왜 돈버는게 어렵지???' 9 14:19 1,706
3022536 기사/뉴스 중식여신 박은영 “남자 외모 안 보지만‥이상형은 김래원”(탐비) 4 14:18 938
3022535 기사/뉴스 캐치더영, 29일 단독 콘서트 개최…정규 1집 수록곡 라이브 첫 공개 14:17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