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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두 한류스타 전역 날.. 서울로 몰려든 '해외 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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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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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 마친 동방신기·슈퍼주니어 멤버 보려 1000여명 몰려]
"전역 행사 없을 것" 공지에도 中·日·동남아 등서 날아와.. 이틀 밤새우며 기다린 팬도
경례만 하고 떠난 스타 향해 일본팬 "손가락이라도 봐 다행"



1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 여성 수백 명이 모여 있었다. 영어·일본어·중국어·태국어가 뒤섞여 소란스러웠다. 경찰 통제선 안쪽에 히잡을 쓴 채 조용히 앉아 있는 사람도 보였다. 지나가던 중년 여성이 기자에게 "나라에 또 무슨 일이 났어요?"라고 물었다.

경찰홍보단 소속으로 의무경찰 복무를 마치고 18일 전역하는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멤버 최강창민(29·본명 심창민)과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30)을 보기 위해 외국에서 온 '고무신(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성을 이르는 속어)' 팬들이었다. 한국 사람은 드물었다.



18일 오전 9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건너편 도로에 여성 1000여 명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 이들은 이날 의경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아이돌 그룹‘동방신기’멤버 최강창민(29·본명 심창민)씨와‘슈퍼주니어’멤버 최시원(30)씨를 보려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팬이었다. /박상훈 기자


18일 오전 9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건너편 도로에 여성 1000여 명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 이들은 이날 의경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아이돌 그룹‘동방신기’멤버 최강창민(29·본명 심창민)씨와‘슈퍼주니어’멤버 최시원(30)씨를 보려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팬이었다. /박상훈 기자


태국에서 온 움(여·26)씨가 정문 오른쪽 명당자리를 차지했다. 과외 교사로 일한다는 그는 지난 16일 오후 8시에 제일 먼저 도착했다. 이틀 밤을 돗자리를 깔고 그 자리에서 새웠다. 길 건너편 화장실이나 음식 사러 갈 때에는 돗자리 위에 소지품을 둬 '자리 표시'를 하고 자리를 비웠다. "한 달 수입(약 150만원)을 몽땅 털어서 왔어요. 최강창민을 만나면 '우쥬 메리 미(저와 결혼해줘요)!'라고 외칠 거예요."

정문 왼쪽에 자리 잡은 일본인 노부(47)씨와 도모(55)씨는 분홍색 기내용 캐리어에서 오이소박이와 잡채를 주섬주섬 꺼냈다. 노부 씨는 "동방신기 멤버가 '오이소박이'를 좋아한다"며 "앞집 사는 한국인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 직접 만들어왔다"고 했다.

18일 새벽 5시쯤 서울시경 앞에 모인 팬들은 1000여 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두꺼운 담요와 목욕탕에서나 볼 법한 앉은뱅이 의자까지 챙겼다. 떡볶이, 김밥, 과자나 자장면, 햄버거 같은 배달 음식을 먹기도 했다. 인근 편의점 진열대는 전쟁이라도 앞둔 듯 텅 비었다.



18일 서울지방경찰청 경찰 홍보단에서 만기 전역한 최시원(30·왼쪽), 심창민(29)씨가 취재진 앞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18일 서울지방경찰청 경찰 홍보단에서 만기 전역한 최시원(30·왼쪽), 심창민(29)씨가 취재진 앞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작은 키에 '대포'처럼 커다란 카메라를 든 이들이 정문 양쪽에 일렬로 자리 잡았다. 길 건너편 건물 앞엔 80m 가까운 줄이 늘어섰다. '너의 페어리(Fairy·요정) 왔다', '항상 기다리고 있었어요' 등의 손 피켓을 높이 들었다. 경찰은 팬들이 몰려 사고가 날 것에 대비해 의경 3개 중대 240여 명을 배치했다.

중국에서 온 마오천(25)씨는 세 살 아이와 영상통화를 했다. "좀 있으면 시원이 나와. 다시 전화할게." 10박 11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아이가 울어서 남편이 전화를 걸었다. 10년 팬이라 남편도 이해해준다"고 했다.

오전 9시 40분쯤 정문에서 50m 떨어진 경찰청 건물에서 최강창민과 최시원이 제복을 입고 나왔다. 두 사람은 거수경례만 한 후 소속사 차량을 타고 떠났다. 몇몇 일본 팬이 "젠젠 미에나이(완전 안 보여)!"라고 외치며 경찰 저지선을 뛰어넘었다. 곧바로 여자 경찰들에게 양쪽 어깨를 붙들려 끌려나왔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어떠한 전역 행사도 없으니 경찰청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미리 공지했다. 그러나 그 잠깐을 보기 위해 외국에서 1000명이 넘게 온 것이다.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태국인 움씨는 "이틀 기다려서 2분 봤네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바로 택시 타고 삼성동으로 갈 거예요"라고 했다. 삼성동에는 SM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이 있다. 2008년부터 동방신기의 팬이었다는 일본인 준코(47)씨는 이번이 56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했다. "창민의 손가락을 봤어"라며 연방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냈다.

앞으로 경찰청사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 경찰이 경찰홍보단, 경찰 악대 등 '연예 의경'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연예 의경은 경찰 홍보 차원에서 수시로 일반인 대상 행사를 해 스타들이 선호했다.

그러나 최근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탑(30·본명 최승현)의 대마초 흡연 사건으로 내년부터 뽑지 않기로 했다. 복무 중인 연예 의경들은 기동대와 타격대 등 일선으로 재배치된다. 국군은 2013년 군대 연예병사 제도(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를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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