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은 전후복구를 위한 대규모 노동이주 수용책을 펼쳤다. 2008년말 현재 유럽의 무슬림 인구는 5146만명으로, 유럽 전체인구의 7%에 이른다. 2015년에는 지금의 2배로 늘어나고, 2050년에는 유럽 인구의 20%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럽 무슬림의 증가가 곧 유럽의 이슬람화, 또는 유럽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란 가정도 논란의 여지가 크다. 미국 외교협회(CFR)는 지난 1일 ‘유럽: 이슬람 통합하기’라는 보고서에서, 유럽의 아랍계 무슬림들이 다른 민족이나 종교보다 상대적으로 더 빈곤과 차별 속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무슬림들이 언어장벽과 상이한 문화규범 등의 이유로 스스로 폐쇄적 공동체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으며, 높은 범죄율과 사회복지 의존성도 무슬림 사회에 대한 유럽인들의 문제의식에 일조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선 모스크 문제로 폭력사태
극우단체 반이슬람 시위 잇따라
영국의 제2 도시인 버밍엄에선 극우단체와 무슬림들 간에 모스크 문제를 놓고 폭력사태까지 발생했다. 극우단체인 영국수호동맹(EDL) 회원들은 지난 9월 5일 버밍엄시에서 “더 이상의 모스크는 허용할 수 없다”면서 대규모 반이슬람 시위를 벌였다. 이에 분노한 무슬림들은 이들의 시위를 막으려고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양측은 뒤엉켜 투석전까지 벌였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90명을 체포했다. 지난 9월 11일 런던 북부의 한 모스크 앞에서도 EDL과 반이슬람 단체가 모스크 반대 집회를 벌이면서 모스크를 방어하려던 무슬림들과 충돌해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10일 맨체스터 시에서 모스크 반대 시위를 벌이다가 무슬림들과 충돌했다. 영국 언론들은 그동안 우려해왔던 상황이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졌다면서 자칫하면 종교와 인종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EDL이 최근 몇 달 동안 영국 곳곳에서 모스크 건설 반대 시위를 벌이면서 조직을 전국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전체의 모스크 수는 현재 6000여개로 추산된다. 영국처럼 폭력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에서도 모스크 건설 반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프랑스 의회 부르카 착용금지 논의
‘여성 억압’ vs ‘종교 차별’ 논란
프랑스에선 또 무슬림 여성들이 착용하는 수영복인 부르키니(burkini)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부르키니는 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로, 무슬림 여성들이 종교적 규제를 어기지 않고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전신 수영복이다. 부르키니 논란은 무슬림 여성이 최근 파리 동부의 에머랭빌시의 한 수영장에 갔다가 직원에게서 “규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출입 금지를 당하면서 시작됐다. 이 여성은 “이슬람 차별”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영장 측은 “위생을 위해 수영복만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이 여성은 수영장을 상대로 출입 금지가 부당하다며 수영장을 고소했다. 수영장의 위생 문제를 관할하고 있는 에머랭빌의 알랭 캘비오 시장은 “부르키니는 코란에도 적혀 있지 않은 비(非)이슬람 의복인 만큼 사안 자체가 이슬람과는 상관이 없다”며 출입 금지가 정당하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다른 지방 자치단체들도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도시 바랄로 세지아시는 수영장에서 부르키니를 입을 경우 500유로(약 89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조치까지 내렸다.
EU 무슬림 인구 5100만명
2050년엔 5명 중 1명 예상
이처럼 유럽 각국이 백인 주류층과 무슬림들 간의 사회·문화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 간의 충돌이 유럽으로 옮겨온 듯한 분위기이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본 원인은 유럽에서 무슬림 인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들의 전체 인구 중 무슬림의 수는 5100만명으로, 5%를 차지했다. 유럽 인구 관련 연구기관들은 오는 2015년까지 무슬림 인구가 지금의 두 배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이 ‘유라비아(Eurabia)’가 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유라비아는 유럽과 아라비아를 합친 말이다. 특히 2050년엔 EU 전체 인구 중 무슬림이 2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슬림의 ‘인구 폭탄(population bomb)’이 유럽에서 폭발 직전에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