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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무도>를 배워라... 영화보다 더한 현실, 현실보다 못한 영화 <군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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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무한도전>에서 방영한, 당시 군함도의 강제징용 노동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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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000m 갱도에서 45도의 지열을 감내해야 했던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제대로 된 장비는커녕 속옷 한 장이었다.
이후 생존자가 "쌀밥에 고깃국 한 그릇" 먹는 게 소원이었다고 밝힐 정도로, 당시 배급된 식사는 겨우 풀죽이 조금 나오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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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참상이 무한도전을 통해 알려져 당시에 많은 시청자들의 울분을 샀고, 이러한 국민들의 울분과 관심 속에 영화 <군함도>는 제작, 개봉될 수 있었다.
현실보다 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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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군함도>의 한 장면. 광화문 촛불집회를 연상하게 하는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억지감동'에 대한 거부감을 느꼈다. |
| ⓒ cj 엔터테인먼트 |
그런데 영화는 기대 이하의 혹평을 받았다. <무한도전>을 보고 느꼈던 슬픔과 분노를,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는 신파적 요소에 치중하다 역사적 진실을 외면한 셈이 됐다.
극 초반에는 군함도에 끌려온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일본군위안부가 겪는 고초를 나름 세밀하게 묘사했다. 군함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발가벗겨진 채, 검사를 받았다. 신체에 이상이 없는지, 성병은 없는지 확인하는 검사는 마치 가축을 취급하는 듯했다.
그러나 극이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영화는 일제의 탄압과 강제징용자들의 참상에 집중하기보다는, 한국인 내부의 갈등과 일본인과 한국인 지도자 사이의 음모, 그리고 군함도를 탈출하기 위한 계획과 과정을 극의 중심에 놓는다.
어느덧 주제는 '군함도 대탈출기'로, 장르는 액션으로 뒤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기록에 의하면, 군함도에는 한국인을 위하는 척 뒤로는 일본과 밀약을 맺는 이중적 민족지도자나, 광복군이 주도한 군함도 대탈출 계획은 존재하지 않았다.
역사와 다를뿐더러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영화와 같은 대탈출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일제의 잔학이 점점 거세지는 일제 군국주의 말기에, 본토에서 겨우 10km 거리인 섬에서, 그것도 별다른 무기도 없는 한국인 노동자들이 일본 군인들을 제압하고서 선박을 탈취하는 건 무리였다.
그런데도 영화가 굳이 존재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대탈출'을 극의 중점에 둠으로써 극이 중심을 잃기 시작했다. 비현실적인 결말을 위해 극의 모든 전개가 비현실적이게 됐다. 또 그러다보니 내용이 신파적이고 진부적이게 됐는데, 주인공 사이의 억지 인연과 러브라인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반부에 이르러, 군함도는 제법 '살만 한' 공간으로 묘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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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군함도>의 한 장면. |
| ⓒ CJ 엔터테인먼트 |
영화
속 군함도는 징용자들이 어느 정도의 담배와 술, 과일도 먹을 수 있었다. 심지어 일본의 감시 없이, 마치 촛불시위를 연상시키는,
한국인들만의 집단 회의와 토론도 가능했다. 모두가 주인공들의 신파적인 인연과 비현실적 탈출을 위해 호출된 비역사적 장치였다. 이
과정에서 군함도는 연애극과 액션영화의 배경으로 소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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