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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우울증 자살'이라 했지만, 아들 시신에 남은 둔기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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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6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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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v/20170725211003437?d=y
고 박현수 일경 부검감정서 공개.. "가혹행위 여부 재조사해야"

[오마이뉴스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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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박현수 일경 생전 모습. 오뚝한 콧날과 짙은 눈썹이 눈에 띈다.
ⓒ 김종훈
'오뚝한 콧날과 짙은 눈썹, 굳게 다문 입술...'

검게 그을린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버지 박종오씨는 "내 아들 현수가 이렇게 죽을 애가 아니"라는 말만 반복했다. 말을 잇는 사이마다 깊은 한숨이 이어졌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고 박현수 일경의 아버지 박종오씨를 만났다. 아버지 박씨는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여전히 아들의 죽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일경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김포공항경찰대'에 전입온 지 석 달 만인 지난 5월 13일 부대 내 화장실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바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같은 달 24일 끝내 숨졌다.

당시 부대에서는 "우울증을 앓던 박 일경이 자살했다"고 결론지었다.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경황이 없던 박 일경의 가족들은 그렇게 믿고 장례를 치렀다. 하지만 발인 전날, 아버지 박씨는 화장을 앞둔 아들의 발인을 취소했다. 스스로 목을 맸다고 믿었던 아들의 몸에서 생각지도 못한 흔적들이 발견돼서다.

자신감 넘치던 아들... "괴롭힘 당했다"

박 일경은 중국어 능통자였다. 초등학교를 중국에서 나왔다. 박 일경이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어학특기자로 의경에 입대할 수 있었던 이유다. 물론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집 앞에 위치한 부대에 배치 받았다'고 좋아하던 아들이 이렇게 떠나갈 줄은...

돌아보면 아들 박 일경은 해병대 출신인 아버지와 통화를 하면서 "(자신을) 군홧발로 차고 괴롭히는 놈이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이내 "잘 이겨낼 수 있다" 말했고 열심히 생활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 일경의 몸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지 않았다. 아버지 박씨에 따르면, 박 일경은 자대로 배치되기 전인 논산훈련소 시절부터 잠이 오지 않아 수면제를 먹었다고 한다. 문제는 박 일경의 증상이 지난 2월 부대로 전입한 후 더 심해졌다는 점이다. 박 일경은 우울증을 앓았고 경찰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았다. 자연스레 박 일경은 부여된 근무에 다소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박 일경은 부대 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박 일경의 정신과 진료 기록에는 '병가 시행 이후에 선임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뒤에서 비난 하는 것을 동기들을 통해서 듣는다' 등의 내용이 적시돼 있다.

부대는 박 일경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심지어 박 일경이 우울증 약을 복용하지 못하게끔 압박한 정황까지 확인되고 있다. 지난 5월 8일 경 불침번 근무를 서던 박 일경이 약 기운에 취해 의식을 잃고 잠들자, 기동대장은 박 일경에게 사유서를 작성하게 하였다. 박 일경은 사유서에 '다음 불침번 근무 때는 저녁에 약을 먹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적기도 했다.

은폐하는 부대... '순직' 언급한 서울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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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박현수 일경 아버지 박종오씨. 그는 인터뷰 내내 "아들의 죽음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김종훈
박 일경의 가족들은 아들의 장례비와 병원비 명목으로 천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지출했다. 그러나 아버지 박씨는 부대에서 건네는 위로금을 끝내 받지 않았다. 박씨는 "아들이 왜 죽었는지 밝혀지기 전까진 절대 타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버지 박씨는 억울했다. 사망한 당시 아들의 몸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지만 부대는 "좁은 공간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박 일경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생겼거나 박 일경이 평소 좋아하던 축구를 하다 생긴 손상일 수 있다"는 해명만 했다.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5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일경과 관련해 구타·가혹행위 관련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김 청장은 "박 일경의 순직 여부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라고 말했다.

딱 여기까지였다. 박 일경의 죽음에 대한 더 이상의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참다못한 박 일경의 아버지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아들이 가혹행위를 당했는지 조사해달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그러나 시간은 이미 많이 지체됐다. 아버지 박씨에 따르면, 부대는 현장보존도 하지 않았다. 아들이 사망한 화장실 문짝마저 이미 교체해버렸다고 한다.

박 일경의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 후 공황장애가 와 항상 두툼한 약봉지를 들고 다닌다. 박 일경의 어머니는 두 번의 졸도를 경험했다고 한다. 박 일경의 중학생 남동생은 형을 그리워하며 왜 형이 죽었는지 지금도 따져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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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박현수 일경의 검시 사진. 빨간색 부분에 일자로 된 멍 든 자국이 선명하다.
ⓒ 군인권센터 제공
박 일경이 사망한 지 두 달이 지난 25일, 군인권센터는 박 일경의 부검감정서와 검시사진을 공개했다. 박 일경의 왼쪽 넓적다리와 오른쪽 종아리 부위엔 경찰봉과 유사한 얇은 막대로 맞은 듯한 멍 자국이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에도 '국소적으로 둔력이 작용해 형성된 둔력 손상으로 생각되며 사망 시점 전에 형성된 시간이 경과된 손상으로 보인다'는 표현이 기록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김대희 응급의학과 교수는 "멍자국의 면적이 넓었다면 운동이나 훈련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일자 형태의 긴 멍자국은 둔기를 이용해 가격하지 않는 이상 발생하기 쉽지 않은 형태"라는 말을 보탰다.

결국 박 일경의 사망 직전 구타가 있었다는 정황이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경찰은 박 일경의 사인을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라 결론 지은 것이다.

군인권센터는 "박 일경의 시신에서 구타흔이 발견된 만큼 구타 가혹행위 사실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가 시급해 보인다"며 "경찰은 김포공항경찰대 간부들의 책임을 묻고 부실 수사의 총책임자를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박현수 일경의 시신은 현재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영안실에 두 달째 안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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