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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예의 바르고 성실했던 과학영재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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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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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길 끝에서 범죄자로 몰락


연세대 폭탄테러 피의자 김씨

수도권 과학고 조기졸업 수재

가정 불화ㆍ이성문제 없었지만

교수 질책ㆍ꾸중 등에 범행 계획


“불합리한 학사시스템 짚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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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폭탄으로 지도 교수에게 부상을 입힌 연세대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김모씨가 15일 오전 영장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성실하고 착한 친구였는데 사제폭탄 테러라니, 아직도 믿기 어렵네요.”

연세대 사제폭탄 테러 사건 피의자 김모(25)씨의 대학원 동료 이모(27)씨는 “정말 그럴 친구가 아닌데”라며 사건 사흘이 지난 15일에도 여전히 놀란 모습이었다. 7년 전부터 김씨를 알고 지냈다는 그는 “내가 아는 그 친구(김씨) 지인들은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씨가 전한 김씨의 평소 모습은 예의 바르고, 농담도 잘 하는, 그저 평범한 청년이다. “자신이 소속된 동아리에서도 임원을 맡았고, 학부 시절에도 공동 과제가 있으면 빼는 법이 없었을 정도로 책임감이 컸다”고도 했다. 김씨는 2009년 수도권 한 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연세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소위 ‘과학영재’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도 “특별한 가정 불화나 이성 문제도 없던 평범한 대학원생이었다”고 했다. 

으레 그렇듯이 학업과 실적, 군대문제까지 고민해야 했던 대학원 생활은 평탄하지 않았다. “학부 때는 항상 밝은 모습이던 김씨가, 2014년 3월 같은 과 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기 시작한 뒤 가끔 어두운 모습을 보일 때가 있었다”는 게 주변 얘기다. 피해자이자 김씨 지도교수인 김모(47) 교수에 대해 “짜증난다”고 말하거나, ‘김 교수가 좋지 않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은 적은 있지만, 교수와의 관계에서 늘 을(乙) 입장인 대학원생들 사이에서 그 정도 반응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지인들은 김씨의 변화를 공부에 대한 압박, 누구나 겪는 사제관계의 어려움 정도로만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김씨는 경찰에 “평소 연구지도 과정에서 질책하던 피해자에게 반감을 가지고, 올 5월 말 학술지에 실릴 논문 작성과 관련해 김 교수로부터 크게 꾸중을 들은 걸 계기로 범행을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사제폭탄 테러라는 희대의 범행치곤 동기가 명쾌하지 않아 보였지만, 경찰의 집요한 추궁에도 김씨가 내뱉은 말은 “핀잔” “꾸중” “질책” 정도였다. 김씨 진술 태도는 성실하고 담담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그가 범행에 나설 움직임을 보인 건 5월 중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단기 연수를 떠날 즈음이다. 해당 지역에 전달 터진 사제폭탄 테러를 떠올리며 ‘나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마침 연수를 다녀온 5월 말 김 교수가 연구 결과에 대해 꾸중을 하자 앞선 구상을 실행하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됐다. 6월 10일까지 범행을 준비해 13일 실행에 옮길 때까지 그는 남들 보기에 침착했고, 평범했다. 범행 중에도 알리바이를 만들었고, 후에는 잡히지 않을 거라 자신했다. 수년 동안 쌓인 앙금이 동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모나지도, 이상행동을 보이지도 않았던 과학영재의 비상한 범행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다. 

부상을 당해 현재 입원 치료 중인 김 교수는 “교육적 의도로 대화한 것”이라며 “교육자 입장에서 (김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경찰에 전했다. “잘못을 뉘우친다”고 한 김씨는 15일 구속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대학원 내 도제식 교육 하에서 차곡차곡 쌓인 불만이 어긋난 방법으로 표출된 사례”라며 “김씨만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몰고 가기보다, 불합리한 대학원 학사시스템 문제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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