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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신뢰하는 편이다. 동물을 키운다는 사실만으로도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까칠한 사람이라도 동물을 산책시키고 보살피는 사람이라면 그 내면은 따뜻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생긴다. 그래서 동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행복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평생 꼭 한 번 동물을 키워보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 남자친구는 동물을 정말 싫어했다. 싫어한다기보다 무서워하는 쪽이었다고 해야 할까? 우리가 처음 사귈 때, 우리 집 고양이가 새끼를 낳아서 12마리의 고양이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우리 집에 놀러 올 때마다 고양이들을 저리 치우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경직된 자세로 식은땀을 줄줄 흘리기도 했다. 사랑의 힘이 아니었으면 당장 튀어나갔을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어려서는 집 앞에 길고양이가 버티고 있으면 형에게 SOS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언젠가 한번은 토토 때문에 그 친구가 엄청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일이 있고 나서 남자친구가 집에 올 때면 엄마는 토토와 알프를 눈에 띄지 않게 두곤 하셨다.
하지만 좋은 것은 나누고 싶듯이, 나는 혼자 사는 적적함과 외로움에 반려견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남자친구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마침 남자친구가 좀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 나는 그에게 토토를 며칠 키워볼 것을 제안했다. 토토는 이미 다 훈련이 된 개였고, 우리 집에 오가며 얼굴도 익혔으니 괜찮다고 단단히 안심을 시켰다. 또 토토가 워낙 사람을 귀찮게 하거나 일을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니 마음 놓고 맡아보라고 했다. 그리고 개를 키우면 좋은 점들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해줬다.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그럼, 그래볼까?"라며 아주 조심스럽게 내 제안에 응했다. 그렇게 토토와 남자친구의 불안한 동거가 시작됐다.
아슬아슬한 동거가 3일째 되던 날, 결국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남자친구가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문에는 핏자국이 잔뜩 있고 토토가 발에 피를 흘리면서 그에게 달려왔던 것이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잠시 집을 비우면서 토토가 아무데나 '응가'를 할까봐 베란다에 내놓고 문을 닫았는데 그가 외출한 사이 토토가 내내 문을 긁으면서 발에 상처가 났던 거였다. 너무 놀라 어쩔 줄 모르는 그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나는 일단 토토를 안고 병원으로 뛰라고 했다. 한 번도 동물을 제대로 안아본 적 없는 남자친구는 그때 처음으로 동물을 안고, 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병원으로 뛰어갔다. 병원에 가면 개들은 유독 주인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끙끙대는데, 토토가 그에게 그랬던 모양이다. 남자친구는 처음으로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자기를 두고 가지 말라고 간절히 보내는 눈빛을 읽었다고 했다.
다행히 토토의 발톱은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 동물에 대한 남자친구의 거부감과 공포도 많이 사라졌다. 이제는 지나가는 큰 개를 만지기도 하고 길고양이가 길을 막고 있어도 지나갈 수 있게 됐다. 아주 작지만 조금은 동물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물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반려동물은 완벽하게 진짜 친한 친구처럼 의지가 된다. 친구네 강아지는 친구가 속상해서 울거나 엄마랑 싸워서 방에 우두커니 혼자 있으면 자기가 가장 아끼는, 절대 뺏기지 않으려 하는 장난감을 물고 친구에게 온다고 한다. 자신의 최고 보물을 가지고 와서 "이거 너 줄게, 가져. 그러니까 울지 마"라고 말하는 것처럼 물끄러미 바라보다 놓고 간다는 것이다. 내가 오늘 양보할게, 너 속상하잖아, 분명 그런 의미일 것이다. 누군가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나에게 양보한다면 아무리 외로워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나는 남자친구를 포함해 정말 더 많는 사람들이 동물과 교감하며 얻는 위안과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 류승범도 잘한건 없지만 공효진 노이해..
선입견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신뢰하는 편이다. 동물을 키운다는 사실만으로도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까칠한 사람이라도 동물을 산책시키고 보살피는 사람이라면 그 내면은 따뜻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생긴다. 그래서 동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행복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평생 꼭 한 번 동물을 키워보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 남자친구는 동물을 정말 싫어했다. 싫어한다기보다 무서워하는 쪽이었다고 해야 할까? 우리가 처음 사귈 때, 우리 집 고양이가 새끼를 낳아서 12마리의 고양이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우리 집에 놀러 올 때마다 고양이들을 저리 치우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경직된 자세로 식은땀을 줄줄 흘리기도 했다. 사랑의 힘이 아니었으면 당장 튀어나갔을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어려서는 집 앞에 길고양이가 버티고 있으면 형에게 SOS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언젠가 한번은 토토 때문에 그 친구가 엄청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일이 있고 나서 남자친구가 집에 올 때면 엄마는 토토와 알프를 눈에 띄지 않게 두곤 하셨다.
하지만 좋은 것은 나누고 싶듯이, 나는 혼자 사는 적적함과 외로움에 반려견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남자친구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마침 남자친구가 좀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 나는 그에게 토토를 며칠 키워볼 것을 제안했다. 토토는 이미 다 훈련이 된 개였고, 우리 집에 오가며 얼굴도 익혔으니 괜찮다고 단단히 안심을 시켰다. 또 토토가 워낙 사람을 귀찮게 하거나 일을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니 마음 놓고 맡아보라고 했다. 그리고 개를 키우면 좋은 점들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해줬다.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그럼, 그래볼까?"라며 아주 조심스럽게 내 제안에 응했다. 그렇게 토토와 남자친구의 불안한 동거가 시작됐다.
아슬아슬한 동거가 3일째 되던 날, 결국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남자친구가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문에는 핏자국이 잔뜩 있고 토토가 발에 피를 흘리면서 그에게 달려왔던 것이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잠시 집을 비우면서 토토가 아무데나 '응가'를 할까봐 베란다에 내놓고 문을 닫았는데 그가 외출한 사이 토토가 내내 문을 긁으면서 발에 상처가 났던 거였다. 너무 놀라 어쩔 줄 모르는 그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나는 일단 토토를 안고 병원으로 뛰라고 했다. 한 번도 동물을 제대로 안아본 적 없는 남자친구는 그때 처음으로 동물을 안고, 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병원으로 뛰어갔다. 병원에 가면 개들은 유독 주인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끙끙대는데, 토토가 그에게 그랬던 모양이다. 남자친구는 처음으로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자기를 두고 가지 말라고 간절히 보내는 눈빛을 읽었다고 했다.
다행히 토토의 발톱은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 동물에 대한 남자친구의 거부감과 공포도 많이 사라졌다. 이제는 지나가는 큰 개를 만지기도 하고 길고양이가 길을 막고 있어도 지나갈 수 있게 됐다. 아주 작지만 조금은 동물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물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반려동물은 완벽하게 진짜 친한 친구처럼 의지가 된다. 친구네 강아지는 친구가 속상해서 울거나 엄마랑 싸워서 방에 우두커니 혼자 있으면 자기가 가장 아끼는, 절대 뺏기지 않으려 하는 장난감을 물고 친구에게 온다고 한다. 자신의 최고 보물을 가지고 와서 "이거 너 줄게, 가져. 그러니까 울지 마"라고 말하는 것처럼 물끄러미 바라보다 놓고 간다는 것이다. 내가 오늘 양보할게, 너 속상하잖아, 분명 그런 의미일 것이다. 누군가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나에게 양보한다면 아무리 외로워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나는 남자친구를 포함해 정말 더 많는 사람들이 동물과 교감하며 얻는 위안과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 류승범도 잘한건 없지만 공효진 노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