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중·고교도 대부분 '자율휴업' 들어가
교육청 "도서관·돌봄교실 정상운영 등 대책 강구"

(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아이 맡길 곳이 없어서 결국 휴가 썼어요."

직장인 윤모씨(36·여)는 6세 자녀가 다니는 사립유치원에서 다음달 4일을 자율휴업일로 지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와 남편은 석가탄신일(3일), 어린이날(5일) 등 법정공휴일에만 쉴 수 있어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상황. 결국 윤씨가 하루 연차를 쓰는 것으로 급한 불을 껐다. 윤씨는 "징검다리 휴일을 이용해 단기방학을 하는 유치원도 많다"며 "맞벌이 부부에게는 황금연휴가 오히려 힘들다"고 토로했다.

최장 11일까지 쉴 수 있는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자녀 돌봄 문제를 걱정하는 맞벌이 부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노동절(1일)과 석가탄신일(3일), 어린이날(5일), 대선(9일)까지 5월 징검다리 휴일을 이용해 단기방학에 돌입하는 학교와 공립유치원이 많기 때문이다. 자녀를 맡길 곳 없는 맞벌이 부부는 윤씨처럼 휴가를 쓰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다.

2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거의 모든 서울지역 초·중·고교가 5월 첫째주 단기 방학에 들어간다. 서울지역 병설유치원 187곳 역시 초등학교의 학사일정에 맞춰 대체로 휴업한다.

법정공휴일 이외에 재량휴업일을 두지 않는 학교는 초등학교 1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6곳 뿐이다.

대다수 학교들은 다음달 4일을 자율휴업일로 정해 3~7일 연달아 쉰다. 다음달 1~2일도 자율휴업일로 정해 5월 첫째주를 아예 쉬는 학교도 상당수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기지역 전체 초·중·고교 중 법정공휴일만 쉬는 학교는 초·고교 각 1곳뿐이다.

자율휴업일 기간에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학부모 수요조사로 운영 여부를 결정한다. 한 명의 학부모라도 운영을 원할 경우 돌봄교실을 여는 게 원칙이다.

국공립 유치원의 경우에도 재량휴업일 결정을 위한 수요조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유치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초 교육과정을 편성할 때 재량휴업일도 확정한다.

사립유치원은 수요조사가 의무가 아닌 권장사항이기에 내부적으로 재량휴업일을 지정해 학부모에게 통보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맞벌이 부부의 경우 급히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율휴업일에 수업을 하지않는 대신 도서관을 개방하는 학교가 많이 있다"며 "맞벌이 가정 자녀 등 집에 혼자 있는 학생들을 위해 대부분의 학교가 돌봄교실을 정상 운영하는 등 나름의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시교육청 관계자는 "국공립 유치원은 수요조사를 거쳐 한 해 동안의 재량휴업일을 사전에 학부모들에게 알리고 있다"며 "사립유치원의 경우에도 재량휴업일 결정 전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