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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모치즈키 카즈’를 말하다… 한국전쟁 고아 133명을 키운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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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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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설 ‘엄마’의 저자, 에미야 타카유키 작가


“인간의 가치를 가르쳐준 사람”

살아있다면, 올 8월에는 90세를 맞이한다. 모치즈키 카즈 씨(望月和, 1927~1983).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 133명을 한국에서 길러낸 일본인 여성이다. 35살 때 이발사 자격을 취득하고 나서는 ‘사랑의 이발사’로도 불렸다.

지난 2월에는 서울 대학로에서 그의 삶을 담은 연극 ‘엄마’가 극단 미연(美演)에 의해 펼쳐졌다. 그녀의 생애를 더듬은 소설 ‘엄마’(河出書房新社 2007년 간행)의 저자, 에미야 타카유키(江宮隆之) 씨는 모치즈키 카즈 씨를 “인간의 가치를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좋은 한일관계야말로 그녀의 뜻을 살리는 길”

  
▲ 에미야 타카유키(江宮隆之) 작가.

모치즈키 카즈 씨가 걸어온 인생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녀는 도쿄 스기나미구 코엔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네 살 때 어머니와 함께 만주로 건너가 6살 때 어머니를 잃고 고아가 됐다. 어머니의 하인들에게 재산을 모조리 빼앗기고 12세까지 만주에서 노비로 팔리면서 살았다.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휘말렸고, 서울에서 총탄에 쓰러진 어머니의 가슴에서 아기를 도운 것이 이후의 삶을 결정했다.

길거리 이발소, 목장갑 제조공장, 때로는 헌혈까지 하며 고아들을 양육하지만 생활은 늘 곤궁했다. 그 상황을 보다 못한 이웃들이 아이들을 고아원으로 보낼 것으로 권유했지만 한사코 거부했다.

“그녀가 끊임없이 했던 말은 아이들에게 가족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어려서 가족을 잃은, 자신과 같은 처지를 겪은 고아들을 절대 버리지 않았다. 또한 자신도 학교에 갈 수 없었다는 생각에 어떤 고난을 겪더라도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에미야 작가는 지금까지 아사카와 타쿠미(浅川巧)와 사야카(沙也可), 식민지 시대 한국에서 천 명 이상의 고아를 구제한 소다가이치(曾田嘉伊智) 등 한국의 흙이 된 일본인들의 일생을 담은 저서를 간행하고 있다. 그들 모두 한국사회에 기여하고 작고했다.

야마나시 현에서 태어나고 자란 에미야 씨는 차별의식을 갖지 않은 옻칠 장인이었던 아버지와 할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때 자이니치(재일동포)와도 차별 없이 지냈다고 한다.

“먼저 아사카와 다쿠미를 쓸 때도 한국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감정 등이 없는 상태에서 쓰고자 노력했습니다.” 식민시대나 한국전쟁 시절,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일본인을 찾는 과정에서 모치즈키 카즈 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카즈 씨의 경우,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이들의 어머니로서 자신을 희생하며 살았습니다.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관계없이, 사람으로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진 사람이었죠. 그건 바로 인간미(휴머니즘)일 것입니다.”

  
▲ 에미야 타카유키 씨의 소설 <엄마(가아짱)>

“나는 항상 일본인들에게 말하지만, 일본인을 지지해 준 한국인들이 있었습니다. 아사카와 다쿠미의 경우처럼 그를 받아준 한국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죠. 요컨대, 인간으로서 상호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에미야 씨는 때때로 초청 강연에서 반드시 카즈 씨의 삶을 이야기한다. 예전에 사립 고등학교에서 강연한 후 감상문에 “이런 삶을 우리가 직접 할 수 없을지언정 이 사람의 삶을 우리가 기리고 본받도록 노력은 해야 한다”고 쓰여 있었다.

“카즈 씨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간의 가치를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사람입니다. 그것은 일본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그렇습니다.”

한국정부는 1967년 광복절에 ‘광복장’을, 1971년에 박정희 대통령이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다. 에미야 씨는 또 이렇게 말한다. “카즈 씨의 삶을 반추하며 현재의 우리는 한일 우호를 제대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일본인이 한국인을 소중히 여기고, 한국인이 일본인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좋은 일입니다.”

저서 <과거에 배운다> 중에는 아사카와 타쿠미(浅川巧)와 사야카(沙也可), 소다가이치(曾田嘉伊智), 다우치 지즈코, 카즈 씨 외에도 많은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뜻을 기리고 뜻을 살리는 일은 앞으로 더 나은 한일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녀와 그들은 그런 걸 바라고 한국에서 한국의 흙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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