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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2) 정신과 환자는 보험 가입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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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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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정신과 환자는 보험 가입이 안되나요?-1>

정신과 상담을 앞두고 고민하는 환자와 꿈 많은 대학교 학부생. 둘 사이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넌센스 퀴즈 같은 말장난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둘 모두 두려워하는 한 가지 알파벳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악명 높은 공포의 “F”이다.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정신과 진료를 받아 보았다면 F 코드에 대해서 들어 보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에서 채택하고 있는 환자들의 진단 분류 체계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질병 및 관련 건강 문제의 국제 통계 분류 10판(ICD-10)’을 쓰고 있다.

ICD에서는 정신과 신체 전반의 질병을 알파벳과 뒤따른 숫자로 구분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호흡기질환을 분류하는 알파벳은 J이고, J 코드 질환 중 급성비인두염(감기)는 00번이므로 감기는 ‘J00’으로 코드를 부여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은 의사들이 진료하여 위와 같은 ICD 분류에 의해 부여한 코드에 따라, 처방된 약이나 처치의 적절성을 평가하여 보험급여를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정신과 질환으로 분류된 ICD-10의 코드가 바로 ‘F 코드’이다.

F 코드가 환자들에게 악명이 높은 이유는 ‘F 코드를 받았다-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료 관련 사보험 가입이 제한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 이외에도 의료실비보험(실손의료보험)을 보장해주는 민간보험 가입이 필수처럼 유행하는 요즈음에는 더욱 그 악명이 더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견디기 힘든 우울과 불안으로 혼란스러운 환자들의 발걸음 역시 더욱 주춤거리게 되고 있다. ‘정신과 진료 기록은 다른 사람이 임의로 조회할 수 없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안심시키려 해도 ‘보험 가입할 때 의료 기록 내라고 한다는데요? 정신과 기록이 있으면 가입이 안된대요’ 라며 진료를 꺼려하게 된다. 심지어는 이미 진료를 받은 환자들 중, 실제로 정신과 F 코드 때문에 민간보험 가입을 거부 당했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을 임상에서 종종 만나곤 한다.

이에 대한 결론을 먼저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것은 위법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현행 법령의 실효성의 문제는 남아있다” 정도로 정리 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의료보험의 경우 환자와 보험사간의 관계는 상법상의 계약으로 이루어지며, 상법상에 보장된 계약체결 거부의 권리에 따라 보험사는 보험료 지불의 위험이 매우 큰 사람에 한해 가입 제한을 요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을 앓아왔거나 큰 수술을 한 환자의 경우 보험 가입이 제한되기도 한다.


또는 단순히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몇몇 보험사들은 가입을 막고 있기도 하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정신과 병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병에 대한 인식이 낮아 치료가 잘 유지 되지 않거나 자살을 기도할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로 가입을 거부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말 심각한 정신질환의 경우가 아니고 ‘단순히 정신질환이 있다는-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보험가입에 차별 받지는 않는다’는 게 법적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미 국가 인권위원회에서도 “정신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험가입으로부터 거부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다”라 하였고 금융감독원 또한 “어떤 보험이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가입을 거부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금지법 위반”이라며 못 박았다.




2.


(2-2) <정신과 환자는 보험 가입이 안되나요? -2>

2010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는 “민간보험 가입에 차별받는 환자에 대한 대책” 브로셔에서 보험가입 시 알아야 할 사항들에 대해 환자 및 보호자에게 다음과 같은 10가지 사항을 권고하였다.

1)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가입에 차별 받지는 않습니다. (다만, 심각한 신체 질환에서 보험가입이 거절되는 경우와 유사한 이유로 보험가입이 제한되는 경우는 있습니다.)

2) 정신과 치료 경력을 숨기지 마십시오. (고지 의무 위반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실 수 있습니다.)

3) 가입하려는 보험상품의 명칭과 보험회사를 명확히 확인해 놓으시고, 보험 모집원 등의 명함을 받아 놓으십시오.

4) 단순히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 가입이 거절될 경우에는, 본 안내문의 내용을 모집원에게 읽어 주십시오.

5) 보험 모집원이 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경우, 가입이 제한되는 이유를 문서로 작성 해 줄 것을 요구하십시오.

6) 보험 모집원의 판단에 의한 가입 제한이 아니라, 보험회사의 공식적인 가입 심사를 받게 해 줄 것을 요구하십시오.

7) 보험회사에서 공식적인 가입 거절 이유를 밝히기를 거부할 때에는, 환자 혹은 보호자께서 직접 그 내용을 문서로 남기십시오.

8) 뚜렷한 이유 없이 가입이 거절되는 경우 감독기관에 민원(진정)을 하시거나, 분쟁 상담을 하십시오.

9) 보험상품과 보험회사에 따라 가입 기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상품이나 다른 회사의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 보십시오.

10) 보다 구체적인 문의사항이 있으신 경우 담당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하십시오.

보험사의 가입 거절은 모집원의 자체적인 판단일 뿐이거나 적법하지 못한 거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이다. 경증의 정신과 진료 기록에 대해 ‘정신과 병’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살 위험이 높고, 치료유지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보험사들의 정신과 질환에 대한 편견이다.

그리고 그 잘못된 편견과 오해가 정신과 환자들에 대한 낙인을 뼈아프게 들춰낸다. 보험 가입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늘어놓다가도 고지한 의료기록 서류에서 F 코드를 발견하는 순간 낯빛이 변하는 일부 보험사 직원들의 눈빛이 그 낙인을 다시 한번 뜨겁게 눌러 새긴다. 단지 우울증, 불안 장애 때문에 치료 받았을 뿐인데 기록에 남겨진 F 코드가 마치 이마에 새겨진 문신인 것만 같고 가슴팍에 새겨진 주홍글씨인 것만 같다.

이에 보건복지부에서는 2013년부터 약물 처방 없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단순히 외래 상담만을 받은 경우 정신질환 기록이 남지 않도록 ‘포괄적 의료상담’ 질병코드인 Z71.9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순히 정신과 전문의를 통해 상담만 하고 싶은 경우엔 F 코드 없이 일반적인 Z 코드로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과거 ‘정신병, 인격장애, 알코올 및 약물 중독, 기타 비정신병적 정신장애를 가진 자’로 규정했던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의를 ‘사고장애, 기분장애, 망상, 환각 등으로 독립적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할 수 있도록 개정하였다. 입원치료를 요구하는 중증환자가 아니고서는 법적 정신질환자로 분류되지 않도록 개정한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F코드냐 Z코드냐가 아니다. 법적으로 정신질환자이냐 아니냐보다 중요한 것은 보험사 가입 규정이라는 단면을 통해 정신과 환자들에 대한 사회의 편견에 가득찬 시선이 엿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현실적으로 처벌이 약하고 가입거절금지규정의 실효성이 낮다는 점을 이용하여 정신과에 대한 멸시에 대한 시선으로 환자들에게 천장을 덧씌우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계약체결 거부 권한의 ‘남용’이다. 남용일 뿐 아니라 불법적 행위이다. 그리고 불평등하며 잔인한 ‘차별’의 시선이다. 환자들에게 ‘그저 환자일 뿐인’ 스스로의 정당한 권리에 대해 명확히 알고 그릇된 차별의 시선에 당당하게 맞설 용기가 필요함은 물론이요, 그보다 먼저 우리 자신들 역시 그 차가운 시선이야 말로 ‘그저 환자일 뿐인’ 정신과 환자들을 더욱 좌절의 늪으로 끌어내리는 손아귀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출처 : 정신의학신문

http://m.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89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mdchong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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