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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돌아온 ‘프린세스’ 만화가 한승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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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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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연재를 시작하는 만화가 한승원을 그의 작업실 근처인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의 한 카페에서 지난 14일 만났다.
진짜 공주가 돌아왔다. 7년 만에. 1995년 만화잡지 <이슈> 창간호부터 연재를 시작했던 한승원 작가의 순정만화 <프린세스>가 2008년 연재 중단에 들어갔다가 2월10일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5부로 새롭게 연재를 시작할 예정이다. 잡지 연재기간 13년, 단행본 31권으로 한국순정만화 중 최장기, 최대 권수 연재 기록을 세웠던 작품이다. 20년에 걸쳐 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한승원 작가를 만났다. 

잡지연재 13년 최장기 순정만화
7년전 중단했다가 2월부터 웹 연재
세 왕국 무대 주요인물만도 30명
만화 보며 자란 소녀들 서른 중반 

웹 환경에 ‘밀도 높은 그림’ 낯선 경험
공주가 자기 왕국 찾아가는 이야기
“사이사이 과거 역사 촘촘히 넣을 터
디테일 빼야 하는데 잘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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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유료 만화 부문에서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화 <프린세스>의 한 장면.
“처음엔 5권쯤에서 끝나겠거니 했는데 4권 끝낼 때 알았어요. 이건 그렇게 끝낼 작품이 아니구나. 그래서 1997년 1부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독자들 전화가 빗발쳤어요. 이미 다른 잡지에 <유>(you)를 시작했는데 두 개 작품을 함께 연재하면서 급격히 건강이 나빠졌어요. 2부 끝내고 쉬고, 3부 끝내고 엎드려 있고 그렇게 이어온 작품이에요.” “나무를 그리다 보니 숲이 되었다”는 한승원 작가의 말처럼 라미라, 아나토리아, 스가르드라는 가상의 세 왕국을 무대로 한 <프린세스>는 주요 등장인물만 서른명이 넘는 방대한 작품이다. 

서른 중반 나이에 잡지에서 시작했던 작품을 쉰 중반에 웹툰으로 이어가게 된 사정에 대해선 “샘물이 조금이라도 고이면 박박 긁듯이 안에서 조금씩 차오르니까 다시 쓰고 싶어졌다”고 작가는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어깨 통증으로 연재를 중단해야 했던 한승원 작가는 아직도 오른쪽으로 선을 그을 땐 팔이 떨린다고 했다. 정교한 화풍과 ‘로맨틱한 세계관’으로 만화잡지 전성시대의 주역 노릇을 했던 한국 순정만화는 남자 독자 위주인 웹툰 시대에서는 조연으로 밀리는 게 현실이다. 운명 때문에 헤어져야 했던 순정만화의 고전적 주인공들은 웹툰에선 대부분 단순한 그림체로 갈아입고, 심리적 이유로 갈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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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프린세스>의 한 장면.
청강문화산업대 박인하 교수는 “여성 작가가 그리고 여자 편집자가 만들고 여자 독자가 읽었던 순정만화는 특유의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면서 만화잡지 전성시대를 끌어냈는데, 한승원 작가의 <프린세스>뿐만 아니라 80년대 순정만화 대표 작가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실종됐던 조형적 아우라가 넘치는 순정만화가 부활할 수 있을지 흥미롭다”고 평했다. 처음으로 적극적인 팬층을 형성한 한승원 작가와 한 작가의 남편인 김동화 작가, 그리고 김진, 신일숙, 김혜린, 강경옥 작가 등은 순정만화 시대 스타 작가들이었다. 신일숙 작가는 지난해부터 모바일 웹툰 서비스 레진코믹스를 통해 신작 <불꽃의 메디아>를, 강경옥 작가는 팝툰에서 <설희>를 연재하고 있다. 김혜린 작가는 만화잡지 <보고>에 <광야>를 연재중이다. 네이버웹툰에서는 지난해 12월 ‘한국 순정만화 특집’을 마련해 한혜연·오경아·이유정 등 90년대 순정만화 작가들을 다시 호출했다. 만화잡지 <밍크> <윙크> <이슈>를 보고 자란 독자들이 댓글난에 모여 환호하며 ‘90년대 감성 돋는’ 풍경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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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프린세스>의 한 장면.
<프린세스>는 새 연재를 앞두고 지난해 6월부터 6000쪽에 이르는 기존 연재물을 디지털로 바꿔 올려왔다. 웹툰 시대 독자들에겐 스마트폰으로 중세 궁전의 호사스러운 배경, 발목까지 늘어지는 머리카락, 장대한 풍경 묘사 등 밀도 높은 그림을 보는 것은 낯선 경험이었다. 5부를 앞두고 한달 분량 원고를 미리 그려뒀다는 한승원 작가는 “스마트폰으로 보는 독자들을 의식해 예전보다는 디테일을 빼야겠다고 다짐하는데 내게는 밀도를 낮추는 것이 쉽지 않다. 칸을 줄이려고 해도 잘 안된다”며 웃었다. 

‘`한승원의 프린세스’라는 이름을 내건 다음 카페만 20곳이 넘는다. 이들의 팬덤은 주로 만화 속 주인공을 향한다. 팬카페와 댓글, 누리집 사용자가 만드는 백과사전 엔하위키 항목에서는 <프린세스> 등장인물을 두고 각각의 팬들이 치열하게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완전체’ 여주인공이 지배하던 순정만화 트렌드가 그사이 현실적인 인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안티들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한승원 작가는 “내가 모자라는 부분도 있었지만 아직 펼쳐지지 않은 내용으로 오해도 많았다. 이걸 풀기 전에는 눈을 못 감겠구나 싶었다. 풀어야 20년 동안 연재한 보람이 있을 것 같다”며 5부에서는 공주가 자신의 왕국을 찾아나가는 큰 줄거리들 사이사이로 과거 역사에 대한 보충 설명을 촘촘히 넣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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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프린세스>의 한 장면.
“다들 왜 이렇게 방대해졌냐고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저도 보는 관점이 달라지거든요. 30대에 시작해서 50대가 될 때까지 쌓인 경험이 만화에도 층층이 쌓여가요. 처음엔 어린 아기들과 주인공의 사랑에 이입했다면 지금은 부모의 마음과 인생에 대해 생각하죠. <프린세스>는 내 인생 길이를 걸고 독자와 함께 끝까지 가고 싶은 작품이에요.” <프린세스> 예전 연재분이 인터넷으로 올라오자 “작가님 만화를 보며 자란 여자아이가 이제 서른 중반의 아기 엄마가 되어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감성 풍부한 십대 시절에 순정만화를 보고 자랐던 독자들이 이십년 만에 다시 순정만화를 집어든 참이다. 

글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 사진 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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