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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오지마라 진짜, 우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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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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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불행해….”

시험 기간만 되면 세상의 모든 불행을 혼자 짊어지고 도서관으로 향하는 당신!

하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의 멘탈은 모두 가출한 지 오래….

그래서 준비했다.

당신을 위로해줄, 당신보다 더 불행한 전공별 시험 기간 이야기.


물론 일문과로 진학할 때 일본어 잘 하는 사람은 몇.명.은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원어민 수준으로 일본어를 잘하는 친구, 일본에서 온 친구가 정원 90명의 절반이 넘었다.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 시험 기간에 피나는 노력을 했지만 대부분 실패. 아무리 해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미 출발선부터 다른 걸 어쩌겠나. 게다가 한국어로도 생소한 단어들을 일본어로 먼저 외우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면 오~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시험 기간마다 전과하고 싶은 욕구가 200%에 달하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광고홍보학과는 시험문제 자체가 창의성을 요구해서 전공 책 봐도 딱히 공부할 게 없다. 그래서 얼마나 크리에이티브 하냐고? 단어를 하나 주고 떠오르는 그림을 그리라는 문제 받은 적 있어요? 최대한 크리에이티브하게 그려서 제출했더니 ‘이게 뭐니’, ‘뭘 의미하는 거니?’, ‘다시 해와’ 어택을 날리시는 교수님. 전공이 촬영이면 한층 더 지옥을 경험할 수 있다.

시험은 없지만, 매일매일 하는 과제와 조별모임은 매일 시험을 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덕분에 절대 광고회사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오늘도 다짐한다.


수업 첫 주부터 내주신 과제를 열심히 해갔더니 교수님의 한 마디. “다시 해오라” 그런데 이때 갑자기 2주 차 과제가 나오면 눈앞이 캄캄하다. 1, 2주차 과제를 함께 들고 가면 또 3주차 과제가 나온다. 그리고 어김 없이 교수님의 다시 해오라는 말. 나만의 예술세계를 구현하는 건 개뿔, 그냥 교수님 취향에 맞춰나가는 것 같다. 교수님의 피드백에 맞춰서 과제를 수정해가도, 다음날이면 또 말씀이 달라지는 마법 같은 일이 디자인과에서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교수님, 혹시 잊으셨나요? 제가 수업을 이 한 과목만 듣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시험공부는 따로 없다. 실기가 곧 시험이니까. 매 학년 빼놓지 않고 꼭 쳤던 시험이 있는데, 바로 단편 영화 제작이다. 팀을 나눠서 연출, 촬영, 편집을 맡고 심지어 연기까지 한다! 발연기, 괜찮아요? 처음 시나리오 작업이 늦어지면 촬영과 편집까지 늦어지고, 다들 마음만 급해진다. 이쯤 되면 벌써 각이 나온다. 밤샘 각. 그런데 촬영본이 컴퓨터 에러로 날아간다면? 재촬영 이거나 F거나 둘 중 하나.

그렇다고 실기만 준비하는 것도 아니다. 편집, 비평, 영화사 등의 필기 전공도 있으니까. 이쯤 되면 교양은 시험 치는 데 의의를 두는 걸로.


일단 문제 자체를 이해 못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유체역학’ 전공 시험을 칠 때 문제가 “주전자를 x도 의 각도로 물을 부을 때 힘을 구하라.” 였다. 그런데 문제에서 ‘주전자’ 는 등장하지 않는다. [Zcm의 지름의 둥근 몸통의 Nmm의 주둥이가 M도의 각도로, 주둥이 지름은 Ycm이다] 라고 묘사될 뿐. 만약 주전자라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면 넋 놓다가 시험이 끝나게 될지도 몰라. 그래서 아무리 수식을 달달 외워도 문제에서 주어진 형상이 뭔지 몰라 풀지 못하는 슬픈 사실.

그런데 교수님이 헷갈리라고 일부러 단위를 섞어낸다면? 그냥 망했다고 보면 된다.


유교과엔 전공필수 중에 교재교구 실습이라는 악마같은 강의가 있다. 이 강의로 말할 것 같으면, 매주 수업에 필요한 교구를 자신의 돈으로 자신의 손으로 직접 기획해서 직접 만드는 강의다. 시험기간이 되면 필기 시험준비와 교구제작을 병행해야한다. 아동심리, 교육철학, 아동상담 등 넘쳐나는 필기 시험준비를 하면서 새벽에 수수깡을 자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현타가 온다.

더 대박인것은 아무리 힘들게 교구준비를 해도 교재교구실습의 학점은 같은 조에 금손이 있는지 없는지로 크게 갈린다는 것!


저는 전국 방방곳곳을 여행합니다. 왜냐고요? 하.하. 물론 학점 때문이죠. 누구나 할 줄아는 우리말을 배우는 국문과. 시험기간에 정말 쉽지 않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방언 지도를 그리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논어를 통째로 외우는 시험문제 때문에 고생하는 학부생도 있다. 나랏말쌈 배우러 와서 듕국의 한자를 외우다니…. 통재라.

뿐만 아니라 중간고사 시험지에 각 자음, 모음들의 조음기관을 그리기도 하고, 시험의 일환으로 사극 드라마를 골라 당대의 언어로 대본을 바꾸기도 한다. 한국말 배우는게 뭐 어렵냐고 하시는 분들! 자신 있으신가요?


간호학과는 학사일정부터 다르다. 3학년이 되면 실습을 나가야 해서 시험도 일찍 친다. 개강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중간고사를 보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교수님은 한 달 치 범위를 2주 만에 완벽하게 빼기 때문에, 시간은 없고 시험 범위는 넓다. 시험 기간에는 뼈구조 하나 하나를 그려가면서 외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간호학과 3년이면 미대생 못지않은 그림실력은 덤.

공부할 게 너무 많을 때는, 캐리어에 전공책을 쓸어담아 와서 1주일 내내 공부한 적도 있다. 그래서 나는 누가 간호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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