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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전업주부 마누라가 집 안치운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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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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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랑 사소한 일로 싸우다가 집안 일이 불거져서 정신없이 싸우고 하소연한 글인데 댓글이 몇백개가 달린 걸 보고 놀랐습니다
다 읽진 못했고 이백여개는 읽은 것 같은데 처음엔 욕이 난무하길래 속으로 같이 욕하면서 읽다가 거의 모두가 비난하는 댓글이길래 가만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중 많은 분들이 주말에 애를 오로지 혼자 힘으로 보라는 말이 있어서 오늘 마침 연차를 쓴날이라 댓글 읽고 마누라보고 오후에 피씨방이든 카페든 놀다가 밤에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애기 보면서 밥, 청소, 빨래 다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은 마음에, 니가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
결과는 세시간만에 들어와달라고 했습니다
그 세시간도 애기가 왜 이러냐며 카톡하고 전화하고 계속 물어봤습니다
분유를 140씩 타서 먹이는데 이게 애기한테 뜨거울지 차가울지도 잘 모르겠고 공기를 먹지 않게 하라는데 그렇다면 얼마나 남기고 젖병을 빼야할지도 모르겠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계속 전화로 물어대는 통에 아마 신경쓰여서 놀지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트림을 시키래서 시켰는데 트림을 하고도 갑자기 토를 하길래 허둥지둥 닦아주고 분유 먹였으니 잘 놀겠지 싶어 눕혔더니 찡찡 거리고 울어 안아줬지만 자세가 불편한지 계속 찡찡 거립니다
안아주는 것도 눕혀서 안으면 싫은지 울어서 꼭 세워서 안아줘야 하더군요
기저귀도 잘못 채워서 오줌이 애기 옷을 다 적셔서 갈아입히느라 또 씨름을 했습니다
맞습니다 빨래 청소 하나도 못했습니다
애기만 보고 있느라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세시간만에 카페에 있는 마누라한테 집에 빨리 와달라고 했습니다
마누라가 와서 안으니 그렇게 찡찡 거리던 애기가 얌전히 앉아 어딘가를 보면서 방실방실 웃는걸 보고 많은 분들의 질타가 무슨 의미인지 알았습니다
처음으로 손목은 안 아프냐고 물었더니 손목도 아프긴 한데 쪼그려 앉아서 애기 목욕 시키느라 무릎이 더 아프다고 멋쩍게 웃는데 갑자기 울컥 해서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애기 씻긴 물이 담긴 무거운 욕조만 비워주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싸우면서 남의 집 마누라는 혼자 목욕 시키고 다 하더라고 홧김에 어디서 들은 것처럼 거짓으로 쏘아붙인 말이 생각나 미안했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하기 쑥스러워 앞으로 목욕 시키는 법 알려주면 내가 씻기겠다는 말로 대신했습니다


이 글을 다시 쓴 이유는 사실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래도 제가 그렇게까지 개차반은 아니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내가 옳다는 글을 쓰려고 아내보고 나가서 놀라고 했었는데 아주 아주 틀렸음을 깨달았습니다
불쾌한 마음을 갖게 해드려 많은 분들께 미안합니다





241개의 댓글

베플ㅎㅎ 2017.03.2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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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주말에 48시간 온전히 아이를 돌본다음에 글쓰시면 들어준다던 사람입니다. 실천했다는거에 놀라고 이렇게 본인이 경험하고 인정하시기가 그렇게 쉽지않은데 좋은 가정이루시길 바라고 서로보듬고 이해하고 배려하며 사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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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ㅋㅋ 2017.03.2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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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욕해도 안듣고 그래도 와이프잘못이다 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와이프힘든거 느끼셨으면 그걸로 반은 하신거 같네요 앞으로 더많이 도와주세요 육아는 공동으로 부부가 책임져야 되는거잖아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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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ㅇㅇ 2017.03.2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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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제 알았으니 아내분에게 잘해주세요 ~ 그래도 꽉막힌남편은 아니니 두분아이돌보며 잘사실수있을거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답답한일있으면 서로의 입장에서 잘생각해서 가슴에 대못박지마시고 행복하게잘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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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 글 전글 올린 덬은 아닌데 후기있어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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