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youtu.be/pF6gKLS3zEU?si=ax1vQwNPr6DbiDuf
“라디오 생방송을 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매니저가 차 안에서 울고 있더라고요. 왜 그러냐고 물으니 ‘어떤 사람이 형에게 자기 눈을 주겠다’고 했다는 거예요. 한참을 숨도 못 쉴 정도로 울었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믿기지 않았다”는 이동우는 “누가 장난을 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사실이었다. 그 분이 누군지 궁금했고 만나보고 싶었다. 그렇게 친구가 되어 좋은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나한테 눈 준다고 한 거, 왜 그런 거였어?’ 제주도 여행 중 이동우는 어렵사리 이 질문을 건넸다. “뭘 왜 그래∼” 임씨는 태연하게 입을 뗐다. “형이 지우(이동우의 딸)랑 다큐 찍은 걸 봤어. 지우가 그림을 그려 보여주고 싶어 하는데 형이 보지 못하니까 손을 잡고 하나하나 설명해주더라. 그 모습이 내 딸과 겹쳐져 보였나봐.”
‘그럼 넌 남는 게 없잖아?’ 이동우가 재차 물어도 임씨는 담담했다. “어쨌든 난 하나씩 잃어가고 있잖아. (눈이) 내게 남은 유일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어. 형에게 줄 수 있을 정도로 온전하다는 게 중요했지.”
임씨에게도 딸이 한 명 있다.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살다 1997년쯤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워졌다. 아내는 딸이 세 살 됐을 때 떠났다. 어엿하게 자란 딸이 홀로 아빠를 돌보고 있다. 임씨는 “딱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예쁜 딸의 볼을 쓰다듬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
‘내게 남은 5%를 이동우가 가진 95%와 합치면 100%가 되겠죠.’ 임씨의 이 숭고한 꿈은 안타깝게도 실현될 수 없다. 망막색소변성증의 경우, 의학적으로 망막 이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가능하다 해도 (임씨의 눈을) 받을 수 없다”는 게 이동우의 말이다. 그는 임씨를 통해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얻었다”는 것에 만족해했다.
이들의 여행은 특별했다. ‘우로 5도.’ ‘조금만 더.’ ‘좌로 10도.’ ‘그렇지.’ 임씨가 길잡이가 되면 이동우는 그의 말소리를 되뇌며 휠체어를 민다. 둘은 그렇게 마음을 나누며 삶의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