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보 고소득 부부는 왜 둘째를 낳지 않을까…'저출산의 경제학'
4,546 49
2017.03.19 13:10
4,546 49
NISI20161222_0012520891_web_201703190602

송헌재 시립대 교수, '저출산의 경제학' 보고서
소득 상위 20%, 자녀 0.8명, 하위 20%(1.1명)보다 적어 
 소득 높을수록 자녀에 대한 투자 욕구 더 커져
둘 낳아 비용 나누기보다는 한 자녀에 양질 투자
"소득 높여주기 보단 양육비 감소 정책이 출산율 제고에 더 효과적"

【세종=뉴시스】이예슬 기자 = #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송모(34)씨는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부인과 맞벌이를 해 소득은 비교적 많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은 없다. 

대신 한국의 빈약한 양육 정책과 경쟁 위주의 입시 교육을 피해 호주 등 외국에서 교육을 받게 하는 선택지를 고려 중이다. 

이렇게 되면 양육비가 일반 가정보다 많이 들게 되는데 아이가 둘이면 맞벌이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뿐 아니라 아들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지 못할 것이란 점이 둘째를 낳지 않은 이유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으로는 가구소득을 높여주는 것보다 양육비용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이 증가하는데 출산율이 감소하는 까닭은?-저출산의 경제학'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경제는 크게 발전했는데도 출산율은 하락하는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보이고 있다. 소득이 늘었지만 자녀양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크게 증가해 결과적으로 가구당 자녀 수가 감소하는 것이다. 

송 교수는 199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게리 베커(Gary Becker) 시사코대학교 교수의 모형을 들어 이 같은 저출산의 경제학을 설명했다. 

베커는 인구변화의 고전적 이론인 맬서스(Malthus)의 인구론과 자연선택으로 유명한 다윈(Darwin)의 진화론을 종합해 가구의 출산에 관한 경제모형을 처음으로 제시한 학자다. 

베커는 두 가지 이론을 결합해 부모가 몇 명의 자녀를 출산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경제적 능력 및 자녀 양육비용을 고려해 자질과 능력이 뛰어난 자녀를 낳고 싶어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경제적으로 풀어볼 때 만약 자동차 2대를 사려고 한다면 첫 번째 자동차는 고급 외제 승용차를, 두 번째 자동차는 비교적 저렴한 중고 소형차를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들은 모든 자녀들의 자질이 뛰어나기를 바라는 만큼 첫째는 우수하게, 둘째는 열등하게 자라길 원하진 않는다. 

NISI20170318_0012801974_web_201703190602

가구 소득이 증가하고 있는, 한 자녀만을 둔 부모는 둘째를 낳고 싶지만 경제적 여유가 생긴 만큼 지금의 자녀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해주고 싶은 마음도 생길 것이다. 

문제는 자녀 한 명을 더 낳고 싶지만 그 자녀에게도 기존 자녀와 똑같이 투자를 해 줘야 한다는 데 있다. 당연히 자녀 수의 증가는 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자녀 수가 줄어들면 자녀의 자질을 높여주기 위한 총비용은 하락한다. 이 때문에 부모는 자녀를 더 낳지 않고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며 기존 자녀의 자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적용한다면 우리나라 가구의 육아비용이 증가하고 출산율이 하락하는 현상은 가구소득이 증가하면서 자녀의 자질을 높여주기 위한 부모의 투자 수요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송 교수의 설명이다. 

이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통계청이 공공 인구·주택통계와 민간 신용정보회사의 부채·신용 통계를 연계해 내놓은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고소득일수록 한 자녀 비중은 높았지만 두 자녀 이상 비율은 낮았다. 

2014년 소득 기준 상위 20%를 뜻하는 5분위의 출생 자녀 수는 0.8명으로 1분위(하위 20%) 1.1명보다도 적었다. 

가구의 소득을 늘려 고소득층으로 진입하게하기보다는 중저소득 가정도 아이를 기르는데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지 않도록 양육비용을 줄여주는 편이 출산율 제고에는 더 효과적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송 교수는 "베커의 이론에 따르면 출산율 제고를 위해 가구소득을 높여주는 정책은 그다지 효과가 없어 보인다"며 "그렇지만 양육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정부의 자녀양육 정책이 마련된다면 출산율의 반등이 이뤄질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ashley85@newsis.com
목록 스크랩 (0)
댓글 4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샘🧡] 차분함에 생기 한 방울! 드뮤어 · 뉴트럴 · 뮤트 · 모카무스 · 미지근 · 멀멀 컬러 등장 ✨젤리 블러셔 5컬러✨ 체험 이벤트 429 03.19 26,53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352,16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922,64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268,41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193,81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5 21.08.23 6,446,26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399,96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4 20.05.17 6,073,59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5 20.04.30 6,430,12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399,44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64408 이슈 처음으로 한국산 딸기를 맛본 시리아인의 반응 11:39 369
2664407 유머 @:테일즈런너같다..'최시원의 분노'이딴거일거같음.twt 11:39 105
2664406 이슈 짭계정이라고 오해 받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인스타 2 11:36 854
2664405 이슈 사람들은 소방관의 순직률보다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5 11:36 548
2664404 이슈 경찰라인은 윤씨 복귀를 예상하는건가? 15 11:35 1,173
2664403 유머 오늘 푸스빌에서 퇴근 거부하는 루이바오 🐼💜 10 11:34 747
2664402 기사/뉴스 최상목 "제가 자진 사퇴? 국익 확보에 전념하느라..." 20 11:34 709
2664401 이슈 문동주에게 선물해주겠다는 류현진...jpg 7 11:33 660
2664400 유머 해외여행 길게 하는중인 일부 한국인특 한국에서보다 고추장 많이 먹음 (에이비식스 이대휘) 11:33 359
2664399 이슈 ⭐⭐⭐아이더 김수현 계약 유지하겠다던 기사 -> 기자 뇌피셜 오보라서 수정된 상태임 +++계약 해지 확정임!!! 제발 오해좀 풀길⭐⭐ 22 11:33 820
2664398 기사/뉴스 [단독]김수현 '미성년 교제' 의혹도 고소? "지금은 자제…검토 중" 37 11:32 1,215
2664397 이슈 @: 요즘 트위터 광고 다 이꼬라지임 9 11:32 669
2664396 이슈 미국 일부 주, 십자가 배치와 성경 교육 의무화.jpg 22 11:29 940
2664395 기사/뉴스 민주, 최상목 공수처 고발…최순실 게이트 가담, 뇌물·공갈 혐의 45 11:29 835
2664394 유머 아 난 이렇게 엄마들이 밑도 끝도 없이 욕하는게 ㅈㄴ웃김 32 11:27 2,949
2664393 기사/뉴스 [속보] 야5당, 21일 최상목 권한대행 탄핵안 발의한다 70 11:26 1,425
2664392 이슈 검찰이 놓친 김영선 ‘체어맨과 휴대폰’, 뉴스타파가 찾았다 11 11:25 589
2664391 이슈 지금 나와도 힙 하다고 입주민 많을거 같은 1969년에 완공된 아파트 디자인 18 11:25 2,677
2664390 이슈 @김새론 부모이야기할꺼면 김수현 부모이야기도 해보자고 부모가 너무 많아서 순번못정해가지고 자식을 그따위로 키운거냐 아님 뭐 만날때마다 북적북적 명절같아서 교육제대로못시킨거임? 34 11:24 2,411
2664389 이슈 지난 몇 달간 쇼츠에서 은근 반응 좋았던 송소희 미발매곡 오늘 릴리즈 예정.ytb 6 11:24 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