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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당나라의 국제적 개방성, 백인 황제에게 끝장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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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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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는 현재까지 전해오는, 우리에게 익숙한 동아시아가 형성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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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비롯한 관료들이 공식석상에서 유니폼처럼 ‘단령’을 입기 시작한 것도 당나라

(특히 관모의 뿔은 초기에는 아래로 축 처져있다가 점점 시대가 지나면서 점점 빳빳해지는데, 애초에 당나라식 두건에서 유래되었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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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공포, 추녀. 치미 등등 대충 이런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느낌의 건축이

동아시아 국제 표준이 된 것도 당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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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를 세습이 아니라 시험으로 뽑는다는 파격적인 과거제가 정착한 것도 당나라다.

 

이외에도 요동을 중국 문화권으로 확실히 흡수한 것도, 현대 한중일이 쓰는 한자 발음법이 생겨난 것도, 이백, 두보가 활동하며 한시의 형식이 완성된 것도 당나라 때의 일이다.

 

이렇듯 당나라는 ‘표준’을 세운 나라이지만,

한, 송, 명, 청 등등 다른 중국 통일 왕조에 비해 아주 이질적인 성격을 가졌다.

보통 중국 왕조들은 중화와 오랑캐를 엄격히 구분하며

중원을 이민족들로부터 지킬 생각을 했지, ‘바깥’ 오랑캐들의 문화에는 관심이 없었던 반면,

(영토나 자원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당나라는 유독 국제적이고 개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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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인 농서 이씨부터가 자신을 중화인이라고 생각하는 선비족+한족 혼혈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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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전용 특수 과거시험을 봐서 외국인을 공무원으로 고용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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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드인을 비롯한 수많은 민족들이 중국 전역에서 활동했으며,

수도 장안에는 도관, 불교 사찰, 조로아스터교 사원,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 성당, ‘청진사’라 불리는 이슬람 모스크 등 수많은 종교가 공존했다.

물론 중화 우월주의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당나라 사람들은 외국인과 외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이질적인 요소를 받아들이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이렇던 중원 사람들이 어쩌다 중화가 아니라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조공도 엥간하면 안받아주며 요즘에는 해외 인터넷까지 막으려고 드는

고압적이고 폐쇄적인 문화를 가지게 되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개방적으로 갔다가 개망할 뻔했기 때문이다.

당~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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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당현종과 양귀비의 시대, 당나라의 절정기.

군공과 재산을 고루 갖춘 안록산이라는 사람이 황제를 알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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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록산은 자신의 필살기인 서역 춤 ‘호선무’를 선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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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이나 어린 양귀비를 어머니로 모시는 등 필사의 싸바싸바를 동원해

황제와 양귀비의 호감을 샀고,

지방 방어를 위해 군권과 행정권을 모두 장악하여 지역 영주나 다름없던

절도사 자리에 오른다.

처음엔 오늘날의 북경 서쪽을 관장하는 평로절도사였으나,

미칠듯한 뇌물과 아첨 공세로

평로, 범양, 하동 세 곳의 절도사직을 겸임하게 되었다.

한 사람이 복수의 절도사를 겸직하는 것은 당 역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로써 안록산은 전체 당나라 군사의 1/3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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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안록산은, 외모에서 볼 수 있듯, 중국인이 아니었다.

소그드와 튀르크 혼혈로, 이름인 록산부터 이란어로 빛을 뜻하는 ‘로흐샨’을 음차한 것.

튀르크인 어머니는 대대로 카툰(칸의 왕비)을 배출하는 명문 아사덕 가문의 일원으로,

아직 텡그리 신앙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던 튀르크인들의 존경을 받는 샤먼이었으며,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 소그드인 아버지는 이런 고위급 여성과 결혼할 수 있을 정도니

상당한 유력자로 추정된다.

이 혈통은 안록산이 제국의 북방에서 영향력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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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드인은 오늘날의 타지키스탄, 페르가나 지역에서 유래한 이란계 민족으로,

적어도 3세기경부터 실크로드 무역에 종사했으며,

중국 내 이민족 중 최고참이었다.

이들은 300년 넘게 중국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도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지켜온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장사를 생업으로 삼는 민족답게 정보력과 자금력, 인맥이 탁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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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크인은 말이 필요 없는 유목 전투민족으로,

당시 돌궐 제국 내부의 권력 다툼 때문에 다수의 난민이 당으로 들어왔고,

당은 이들을 국경에 배치하고 수비를 맡기고 있었다.

마치 로마가 게르만을 용병으로 고용했듯이.

 

 

안록산이 절도사를 맡은 평로, 범양, 하동은 이른바 ‘하북’이라 불리는 곳으로,

한자와 유교 문화권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관중에 비해

초원과의 국경에 위치한 하북은 수많은 민족들이 모여드는 다문화 사회였다.

 

이슬람 제국을 피해 온 소그드인, 내분에서 밀려난 돌궐인, 용병으로 들어오는 거란까지.

하북 지역의 한족들조차도 하북이 장안-낙양이 있는 ‘관중’지역에 정복당했다고 여기며

당 조정에 반감을 갖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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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3개의 절도사 직위, 황제와의 친분,

전 중국의 정보가 모이는 소그드 커뮤니티에 접근할 수 있는 부계 혈통,

유목민 인간흉기 튀르크의 존경을 얻을 수 있는 모계 혈통을 갖춘 안록산은

하북 사람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대안으로 여겨졌다.

게다가 안록산의 튀르크인 어머니는 그냥 공주가 아니라 샤먼이었다.

하늘과 직접 통하는 신성한 혈통.

천(天)의 아들(子)이 세상을 통치한다면, 텡그리(天)의 손자라고 못할 것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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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북 사람들 눈에 비친 안록산의 상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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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무르익었다고 느낀 안록산은 755년 마침내 거병해 관중으로 진격했고,

낙양을 접수한 후 국호를 연燕, 연호를 성무聖武로 정하여 황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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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황제가 된 지 2년 만인 757년 안록산이

뜬금없이 작은아들을 후계자로 삼으려다가 큰아들한테 암살당했다.

안록산의 부하 사사명이 정권을 이어받아 열심히 꿈틀대봤지만

본인도 자기 아들한테 암살당하면서 연나라는 숨쉴 틈 없이 분열했고,

763년 뜬금없이 티베트한테 장안을 점령당해 결정타를 맞았다.

티베트도 ‘??? 이게 되네? 이제 어쩌지?’ 란 마음이었는지

당 조정이 위구르를 끌어들여 군대를 갖추자 약탈만 하고 물러났고,

이렇게 안록산과 사사명이 일으켰다 하여 ‘안사의 난’으로 알려진,

이란계 백인이 중국 황제가 될 뻔한 대사건은 얼렁뚱땅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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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대학의 모리베 유타카 교수는 안사의 난을 단순한 ‘반란’이 아니라

가뜩이나 5호16국 이래로 북방 민족들과 섞여 살았던 하북 지역에

당나라 시대에 소그드, 튀르크, 거란, 해 등 수많은 이민족이 유입되며

중앙 조정과 상이한 정체성이 형성된 것으로 인한 일종의 독립 시도로 본다.

 

당은 안사의 난을 스스로 진압하지 못했고, 반란군이 내분으로 자멸한 걸

주워 먹었을 뿐이며, 그 과정에서 위구르와 티베트의 힘을 너무 빌렸다.

이에 당 조정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당나라는 심지어

안록산에게 가담했다가 다 끝나고 나서 ‘아~ 질렸다~ 항복~’ 해온 장수들을

안록산의 본거지였던 하북에 그대로 절도사로 임명해야 했다.

이 사건 이후 중국인들은 자기 지역 영주가 되어버린 절도사들의 전횡과

당의 허약함을 목도한 티베트와 위구르의 약탈과 침략에 무방비로 노출되었고,

중앙집권이 잘 되던 그리운 시절의 율령제에 대한 향수와

강력한 오랑캐 혐오를 장착하게 되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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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동유라시아의 대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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