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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8년차 역사해설가가 보는 하영 증조부 논란 + 심용환 의견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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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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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p/Db--F0KlPkk/


"안선생님은 어디 안씨세요?"


해설을 하다 보면 현장에서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안중근 의사나 도산 안창호 선생 이야기 끝에 나오는, 대개는 덕담에 가까운 질문이었지요. 그런데 요 며칠 이 질문이 사뭇 다른 온도로 다가왔어요. 연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한 연예인의 친일 조상 논란 때문입니다. 이 일을 시작한 이래 이런 뉘앙스의 질문은 처음이기도 하고,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져 답변을 드릴 경 해당 인물의 기록을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안상호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 자격을 얻은, 근대 의학사에 이름이 남은 사람입니다. 거기까지는 자랑할 만한 이력입니다. 문제는 그가 남긴 다른 기록들입니다.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자 경성에서 추모대회가 열렸는데, 안상호는 이 대회의 준비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나라가 망하기도 전에 시작된 행보입니다. 무단통치기에는 이완용과 송병준이 이끌던 대정친목회에서 선출직 간부인 평의원을 지냈는데, 이 단체는 총독부 스스로 총독정치를 인정하고 내선융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했던 곳입니다. 이후에도 총독에게 자문하는 경성부협의회 의원을 지냈고, 항일운동을 방해하던 동민회에서 활동했습니다. 1918년에는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나와 집에 조선 옷이 한 벌도 없고 아이들이 조선말을 한마디도 못 한다고 스스로 밝히며 이를 자랑스러워했고, 총독부는 이 가정을 '일선동화'의 모범으로 선전했습니다. 한 번의 실족이 아니라 망국 전부터 수십 년 이어진 궤적이고, 여러 논문과 국가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보고서에 남아 있는 기록들입니다.


악플러의 의도적인 파헤침이 아니라 배우 본인의 입에서 시작된 논란이고, 광복절을 며칠 앞둔 예민한 시기이기에 이 분노의 불길이 더욱 거센 것이겠지요. 더욱 놀라웠던 것은 이 대국민 분노를 마치 마녀사냥처럼, "의사 집안을 자랑해서 괘씸죄로 걸린 것 아니냐"고 표현한 한 역사학자의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학자도 연구자도 공인도 아니지만, 공공역사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이자 역사학도로서 제 생각을 정리해서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친일파나 독립운동가의 행적을 밝혀내는 일과, 그 후손에게 일종의 상벌을 묻는 일이 신중해야 한다는 논지 자체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그 대상이 적절하지 않죠. 신중함은 모호한 사료를 검증할 때 쓰는 말이지, 뚜렷한 기록 앞에서 판단을 미룰 때 쓰는 말이 아닙니다. 부역과 협력의 기록은 있고 반성의 기록은 없으니까요.


사람들은 이 배우의 집안이 부유한 의료 명문이어서 시샘한 것이 아닙니다. 시샘 끝에 억지로 친일로 몰아간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완용처럼 이름만 대면 아는 적극적 친일파를 옆에 세워 두고 그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고 경중을 재는 것도 논지를 비껴나 있죠. 친일 단체에 이름 한 번 올랐을 뿐이라고 넘기기에는 그 단체의 성격이 너무 뚜렷하고, 어쩌다 딸려 들어간 이름이 아니라 선출된 간부의 자리였어요. 국비 유학을 다녀와 의사가 된 망국의 엘리트는 망해가는 나라가 어려운 살림을 베어내준 지원을 배덕으로 갚으며 차곡차곡 부를 쌓았습니다. 이렇게 쌓아올린 가문의 부와 영달이 무려 방송에서, 후손의 입에서 자랑스러운 서사로 탈바꿈 되었기에 공분을 사고 있는 것입니다.


해서 이번 사태는 여타의 마녀사냥과는 다릅니다. 일단, 만들어낸 마녀가 아니니까요.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내력을 공인의 자리에서 여러 번 꺼내 배우 마케팅에 써왔죠. 조상의 잘못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려면, 조상의 공도 나와 상관이 없어야 합니다. 가문에서 영광만 상속받고 책임은 피하는 일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몰랐다는 말로 간단히 정리되기도 어렵습니다. 다행히 자필 사과문이 올라는 왔더군요. 그 사과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를 바랍니다. 전도유망한 젊은 배우이기에 질책과 애정을 더한 엄한 잣대가 적용되는 것일 테니까요. 말 한마디 한마디가 타인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기에, 앞으로도 배우의 업을 이어가려면 호되게 넘어진 지금,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일어서야 하겠죠.


우리는 식민의 역사를 벗어난 지 아직 한 세기도 되지 않은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그 한 세기 안쪽의 내 뿌리에 설명되지 않는 부귀영화가 있다면, 누구라도 한 번쯤 신중하게 들여다봐야 할 겁니다. 연예인이건 아니건 간 그 누구라도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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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고리즘 떠서 보게 된 글인데 긴 글이지만 쉽게 잘 읽히고 이번 논란의 핵심을 잘 짚은 글이라 가져와봄! 역사해설가 겸 문화유산교육 전문가 '안지영'님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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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시원한 문장들👇


사람들은 이 배우의 집안이 부유한 의료 명문이어서 시샘한 것이 아닙니다. 시샘 끝에 억지로 친일로 몰아간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조상의 잘못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려면, 조상의 공도 나와 상관이 없어야 합니다. 가문에서 영광만 상속받고 책임은 피하는 일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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