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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인생의 두 번째 페이지를 열어준 작품’ <김부장> 소지섭

무명의 더쿠 | 01:55 | 조회 수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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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부터 9.5%로 심상치 않은 대박의 징조를 보이며 최고 시청률 23.1%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SBS 드라마 <김부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오랜만에 SBS로 복귀해 전직 북한 특수요원이자 현직 회계팀 부장 ‘김부장’ 역을 맡은 배우 소지섭은 고등학생 딸을 둔 아빠로 변신해 묵직한 부성애와 통쾌한 액션을 동시에 선보였다. 그간의 소회를 전한 소지섭은 드라마가 남긴 의미를 묻자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첫 번째 장이라 생각하면, 김부장이 저한테는 배우 인생의 두 번째 페이지를 열어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하며, 작품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시청률 20%를 넘기기 힘든 요즘 23%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오랜만의 SBS 복귀에 성공했다. SBS와도 궁합이 좋은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떤가.
아직까지 얼떨떨하고 감사하다. 솔직히 요즘 20%가 넘는 시청률이 나온다는 게 잘 믿기지 않지 않나. 그러다 보니 약간 몰래카메라를 당하는 느낌도 들고, '이게 뭐지? 이게 말이 돼?'라는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다. 함께한 배우분들이나 감독님과도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이게 말이 돼요?"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나눴다. 원래 목표는 시청률 10% 이었거든.(웃음) SBS와의 궁합이 좋다기보다는 내가 데뷔한 곳이기도 하고, 데뷔 이후 생각보다 SBS 작품을 많이 했더라. 오랜만에 돌아왔는데도 편안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익숙한 리듬이 있어서 잘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작품의 인기를 실감한 순간이나 주변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과거 영상이 재조명되며 아내와의 첫 만남 등 커플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족들은 늘 비슷한 것 같다. 내가 하는 작품들이 위험한 촬영이나 고생하는 일이 많다 보니 늘 "고생했어", "괜찮았어?", "다친 데 없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해주신다. 인기를 실감한 건 촬영이 끝나고 오랜만에 평소 다니던 가게에 갔을 때였다. 늘 가던 공간인데 사람들이 나를 보자 "어, 김부장!"이라고 하더라. 갑자기 내 이름보다 '김부장'이라는 말이 먼저 나오는 걸 보면서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보고 계시는구나’ 싶었다. 과거 영상들이 다시 화제가 됐다는데, 나는 그 영상들을 클릭하진 못하겠더라. 민망하기도 하고, (웃음) 또 내가 아내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 이유가, 누군가의 아내가 아니라 그 친구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다. 그러다 보니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운데, 아내 역시 주변에서 "김부장 잘 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 같더라.

대중이 <김부장>에 이토록 열광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도 그 이유를 듣고 싶다. (웃음) 잘 모르겠지만, '쉽다', '빠르다', '통쾌하다' 이런 얘기를 주로 해주시는데, 과연 그게 다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분명히 그게 다가 아니고 그래도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어서 더 파고들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내 주변에 아이를 가진 아빠들로부터 울었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해외 시청자분들도 이런 아빠의 마음, 딸을 잃어버리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가만히 있지 못하는 그 정서에 많이 공감하고 몰입해주신 것 같다.

<김부장>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원작 웹툰도 참고했는지, 또 캐릭터를 구현하며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을 찍고 나서 액션을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쯤 들어온 작품이 <김부장>이었는데, 막상 대본을 보니 액션보다는 김부장이 지닌 서사와 아픔에 더 끌렸다. 또 고등학생 자녀를 둔 아빠 역할은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더라. 원작 웹툰은 대본을 먼저 보고 나중에 봤는데 다 보진 않았다. (웃음) 웹툰 속 김부장만의 시그니처 같은 포인트가 있어서, 이런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잘 가져와 드라마에 녹이려고 했던 것 같다.


평소 액션 연기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특별히 좋아하는 액션 영화나 배우가 있다면.
몸으로 부딪혔을 때 오는 약간의 희열 같은 게 좋은 것 같다. 말보다는 눈빛으로 하는 연기도 여전히 좋아한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드라마나 영화는 설명이 필요 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말보다는 눈빛과 몸을 부딪히는 액션으로 보여주는 걸 여전히 선호하게 된다. 성룡 씨가 나온 영화는 거의 다 본 것 같고, 그분의 액션을 정말 좋아한다. 액션과 리액션이 정확하고 그걸 완벽하게 해내는 게 정말 대단하시지 않나. 지금은 그렇게 찍지도 못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은 것 같다.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건 <본> 시리즈다.

<김부장>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기존 액션과 어떤 차별점을 두려고 했나.
김부장은 어렸을 때부터 특수요원으로 훈련을 받은 인물이라 근접 액션을 비롯해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지만, 사람을 죽이는 걸 목적으로 하진 않는다. 자세히 보면 총을 쏘더라도 팔이나 다리를 겨냥하거나, 제압을 위주로 한다. 살상이나 통쾌한 사이다를 보여주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는 김부장이라는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 액션이 반복되면서 비슷하게 보이지 않도록 무술감독님과 고민을 많이 했다. 진행 과정에서 똑같이 비치는 액션은 피하려고 했고, 불필요하거나 감정이 전달되지 않는 액션은 웬만하면 줄이자고 이야기했다.

고등학생 딸과의 관계를 연기하는 과정은 어땠나. 특히 7화 ‘민지’(서수민)와의 이별 장면에서 감정이 폭발했는데, 촬영 당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실제로 내가 아직 자녀가 없다 보니 부녀의 관계성에 대해서는 감독님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 다행히 극 중 딸과 아빠의 관계가 사춘기를 겪으며 약간 서먹서먹한 사이였는데, 그런 부분이 오히려 처음에는 드라마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극이 진행되면서는 자연스럽게 감정이 쌓여갔던 것 같다. 서수민 친구의 아버지가 실제로 나와 나이대가 비슷하다고 하더라. (웃음) 그래서인지 현장에서 나를 아빠처럼 대해줘서 좋았다. 화면 안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보일지 고민이 컸는데, 첫 촬영 후 감독님께 여쭤봤더니 괜찮다고 하셔서 그 이후로 힘을 크게 얻었다.

특히 7회에서 민지와 이별하는 장면은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었다. 딸을 찾았지만, 김부장은 떠나야 하고, 그것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없을지 기약할 수 없는 이별 상황이라 촬영 전날부터 잠도 잘 안 오고 긴장했었다. 그런데 막상 둘이 마주 앉으니 그동안 쌓였던 감정들이 저절로 터지더라. 메 테이크마다 그 감정이 계속 유지되면서 서로 감정의 끈을 놓치지 않은 덕분에 화면에서도 그 감정이 잘 전달됐던 것 같다.

김부장과 ‘성한수’(최대훈), ‘박진철’(윤경호) 일명 ‘아재 3총사’의 케미스트리가 큰 사랑을 받았다. 세 사람의 호흡과 촬영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실제로 대훈 씨와 경호 씨가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을까 싶다. 세 캐릭터가 겹치는 부분이 없다 보니 더 좋아해 주신 것 같다. 진철은 온몸을 불태워가면서 직진하는 스타일이고, 한수는 계산하면서 조리 있게 나아가는 스타일, 김부장은 딸을 잃어버린 아빠로서 말보다는 눈빛을 앞세운 무게감이 있는 스타일, 이렇게 서로 다른 세 사람의 조화가 재미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두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나는 그냥 리액션만 해도 자연스럽게 묻어갈 수 있었다. 셋이 함께 나오는 장면은 애드립도 정말 많았다. 우리끼리 모이면 씬을 어떻게 하면 더 꽉 채울 수 있을지, 캐릭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고민하면서 준비했기 때문에 그렇다. 김부장의 경우, 민지를 찾기 전까지는 진지한 감정이 깨질 수 있어서 애드립을 많이 하지 않다가, 민지를 찾고 난 뒤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부터는 훨씬 자유롭게 표현했던 것 같다. 두 분과는 개인적으로도 많이 친해져서 촬영이 끝난 뒤에도 같이 밥도 먹고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웃음)

극 중 세 사람처럼 뭉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오랜 친구가 있나. 함께 작품을 해온 동료 배우 중 특별히 가까운 사람을 꼽는다면.
지금은 그런 친구가 없는 것 같다. 예전에는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때 이후로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대신 배우로서 친하게 지내는 동료들은 있다. 그중에서는 송승헌 형과도 오래 알고 지냈고 편하게 연락하는 사이다.

<김부장>에서 AI와 그림자를 활용한 액션 등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띈다. 직접 모니터링하면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나 AI 기술을 활용한 장면을 본 소감은 어땠나.
자평을 잘 안 하는 편인데, 그래도 새로웠던 건 그림자를 활용한 액션이었던 것 같다. 밤에 조명을 치다가 빛이 길게 뻗는 걸 보고 다 같이 그걸 살려서 액션을 만들었는데, 화면에서도 잘 나온 것 같다. AI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제는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아직 어색한 부분이 있긴 하다. 하지만 스케일이 엄청나게 크거나 정말 위험해서 사람이 할 수 없는 장면들은 이제 CG뿐만 아니라 AI로도 많이 넘어가는 추세인 것 같다. 인간을 대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생각도 있지만, 결국 함께 가야 한다고 보고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초반 셔츠를 풀며 김부장의 실체가 드러나는 장면에서 몸이 정말 좋더라. 특별히 몸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과정이 있었나.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촬영이나 기억에 남는 액션 장면도 궁금하다.
분장의 도움을 조금 받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 정도로 보이려면, 체지방이 5~7% 정도는 돼야 하고 10kg 정도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하지만 김부장이라는 인물이 모델 같은 몸보다는 약간 아빠의 모습, 너무 후덕하지 않으면서도 중량감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분장의 도움을 조금 받았다. 체력적으로는 아직까지 괜찮은 편이다. 다만 트럭 장면이 조금 힘들었다. 한 공간에서 진철은 안에서 싸우고, 한수는 밖에서 처리하고, 나는 트럭을 탈취하는 장면이 동시에 진행돼 쉽지 않은 촬영이었고 위험하기도 했다. 윤경호 씨와 함께한 액션은 거의 2~3일 정도 촬영했고, 내가 트럭을 탈취하는 액션도 따로 3일 정도 촬영했다. 힘든 촬영이었지만 화면에 잘 나온 것 같아 다행이다.


영화 수입사 찬란과 함께 51K를 통해 해외 다양성 영화를 꾸준히 소개해왔다. 방영 초반 씨네필들 사이에서 이러한 행보에 대한 관심과 응원의 의미로 <김부장>을 보자는 반응이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웃음) 이를 접한 소감과 함께 영화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기사를 보고 알았는데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그런데 영화 수입은 사실, 발만 얹고 있는 거라 (웃음) 직접 일하시는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내가 말씀드리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김부장>의 연말 연기대상이나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데.
나는 정말 상에 대한 생각이 없다. (웃음) 원래 상 자체를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은 아니다. 무엇보다 내가 선택한 작품이 손해 보지 않고 좋은 결과를 거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같이한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이 잘됐으면 좋겠고, 그분들이 보상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다만 이번에는 삼총사가 함께 받는 케미상이나 커플상이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하다. (웃음)

이번에 함께한 스태프들에게 금을 선물해 화제가 됐다. 주연 배우로서 현장을 챙기는 책임감도 남달랐을 것 같은데, 꾸준히 스태프들에게 선물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여태까지 금 말고도 여러 가지 선물을 했었는데, 지난번 <광장> 때 금을 선물하니까 가장 좋아하더라. 그래서 이번에도 금을 준비하게 됐다. 이번에는 금값이 올라서, 가격이 두 배가 되는 바람에 <광장>때보다 사이즈가 조금 줄긴 했다. (웃음) 오래 일을 하다 보니까 드라마든 영화든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알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작품에 매달려도 그 성공은 보장하지 못 한다. 그래서 무사히 잘 끝났고 다들 고생했으니, 함께한 분들이 ‘이 현장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선물하게 되더라. 이젠 현장에 나가면, 내가 나이가 거의 제일 많은 쪽에 속하다 보니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챙기는 것도 내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성격에는 맞지 않지만, 반장 역할을 좀 하며 힘든 게 있나 체크하고, 조금 부족한 게 있으면 채워주려고 한다.

작품을 모두 마친 뒤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 있다면.
모든 게 다 끝나면 여행을 가는 편이다. 한국에 있으면 작품이 잘 털어지지 않아서 어딘가를 가야 조금 비워지는 것 같다. 다른 작품을 하기 전까지도 마지막 작품의 여운이 조금 남아 있는 스타일이라 환기가 필요하기에 그렇다. 이번에도 갈 것 같긴 한데, 아직 어디로 갈지 정하진 않았다. 산보다는 해변을 좋아해서 바닷가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데뷔 31년 차를 맞은 지금, <김부장>은 배우 소지섭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하다.
30년차 아닌가! (웃음) 연차가 쌓이는 걸 제일 실감하는 건 현장에서다. 그만큼 책임감도 어깨의 무게감도 쌓이고 말이지. 나와 또래인 배우들이 작품에 나오면 괜히 더 감사하고, 모두들 잘됐으면 하는 바람도 점점 더 강해지더라. 이번에 홍보하면서 보니, 그 문화도 많이 바뀐 것 같다. 서수민 친구가 시키는 젠지 포즈 같은 것도 뭔지 잘 모르지만, 열심히 따라했다. 먼저 나서지는 못해도 시키면 다 하긴 한다. (웃음)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나에게 첫 번째 장이었다면, <김부장>은 배우 인생의 두 번째 페이지를 열어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사람들이 손해 보지 않고 그만큼의 보상을 받은 게 가장 행복하다. 배우로서도 다음 작품을 조금 더 편하게 선택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감사하다. 차기작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보려 한다.

아직 시기상조지만, 시즌2 제작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만약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방향을 기대하나.
시즌2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들었다. <김부장>은 다양한 서사가 있고,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는 가지도 많다고 생각한다. 일단 대본이 재미있어야 할 것 같다. 또 단순한 에피소드 형식으로 가기 보다는, 이번에 딸을 찾는다는 큰 서사가 있었던 것처럼 시즌2에서도 굵직한 서사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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