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워>는 플릭스패트롤의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순위에서 6위(10일 기준)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뜻밖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루 단위로 순위가 변하는 집계인 만큼 특정 시점의 성적을 장기적인 흥행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19년 전 개봉한 한국 영화가 지금의 글로벌 OTT 환경에서 다시 주목받아 흥미롭다. 여기에는 세계적으로 높아진 K-콘텐츠의 위상과 한국형 장르물에 대한 해외 관객들의 관심도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이다.2007년 8월 개봉한 <디워>는 약 78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흥행 기록을 세웠다. 한국의 전설 설화인 이무기를 소재로 한 할리우드 진출형 SF 판타지로 할리우드식 블록버스터에 도전한 작품이었다. 개봉 전부터 영화는 화제의 중심에 섰다. 엄청난 제작비와 6년에 걸친 긴 제작 기간, 국내 영화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대규모 컴퓨터그래픽(CG)을 앞세워 할리우드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개그맨 출신으로 '신지식인 1호'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던 심형래 감독이 직접 연출한 대형 SF 판타지 영화라는 사실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디워 둘러싼 논쟁
영화가 개봉한 뒤 대한민국은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흥행 성적과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연출과 서사, 캐릭터를 둘러싼 비판이 쏟아졌고,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의 비판을 계기로 논쟁은 단순한 영화평의 영역을 넘어섰다. 이른바 '전문가'와 '네티즌'의 충돌로 번지면서 <디워>는 2007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대표적인 문화 논쟁 가운데 하나가 됐다.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심형래 감독의 내레이션과 함께 막 내린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익숙한 우리의 민요 '아리랑'이 흘러나온다. 이 장면 역시 논쟁의 대상이 됐다. 한국적 소재인 이무기를 앞세워 할리우드식 블록버스터에 도전한 뒤, 마지막을 '아리랑'으로 장식한 것을 두고 지나친 민족주의적 연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심형래 감독은 당시 "아리랑을 의도적으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서양의 웅장한 클래식만 좋은 음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의 아리랑 역시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져 세계 관객에게 충분히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당대의 음악인들도 <디워>에 힘을 보탰다. 당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록 음악인들이 참여해 별도의 헌정 앨범을 내놓으며 응원의 뜻을 보냈다. '마왕' 신해철이 이끌던 넥스트(N.EX.T)를 비롯해 김태원의 부활과 정동하, 박기영 등 당대의 뮤지션들이 그 주인공이다.
2007년 7월 25일, 영화 개봉을 며칠 앞두고 발매된 옴니버스 앨범 <디워 : 레전드 오브 드래건 D-War : Legend Of Dragon>은 현재 음악 플랫폼에서도 '스페셜 트리뷰트 앨범 Special Tribute Album'으로 확인된다. 앨범에는 넥스트의 〈더 버진 플라이트The Virgin Flight〉, 정동하와 박기영의 〈천년의 연인〉, 앤썸의 〈쇼트 컷 Short Cut〉, 스키조의 〈크로 Crow V3〉, 내 귀에 도청장치의 〈애니멀 Animal〉, 사일런트 아이의 〈더 프리딕터스 The Predictors〉, 지하드의 〈드래건 오브 드림스 Dragon Of Dreams〉, 윈터그린의 〈상처〉 등 모두 8곡이 수록됐다. (Amazon Music)
특히 넥스트의 〈The Virgin Flight〉는 이무기의 전설을 테마로 했는데, 부활의 보컬 정동하와 박기영이 함께 부른 〈천년의 연인〉은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노래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이 앨범은 단순한 헌정 음반이 아니었다.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던 개그맨 출신 감독의 무모한 도전에, 동료 예술인이 음악으로 보내준 응원과 연대의 기록이었다.
음악인들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황무지에 첫 발자국을 내딛는 무모함, 그리고 그 고독한 도전을 향해 아낌없는 격려와 연대를 보냈다. 우리의 영화와 음악, 그리고 아티스트들의 도전은 그렇게 시대를 건너며 계속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19년 전의 <디워>가 지금 다시 우리에게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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