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능 우울증’은 정신건강의학과의 정식 진단명이 아니다. 우울증 여부는 주요우울장애의 진단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우울한 기분이나 흥미·즐거움 감소를 비롯해 수면·식욕 변화, 피로, 집중력 저하, 무가치감 등의 증상과 일상생활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고기능 우울증이라는 표현은 직장에서는 맡은 일을 계속 해내지만 개인 생활이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출근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좋아하던 활동을 하나둘 그만두는 식이다.
고기능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는 지나친 책임감, 완벽주의, 자기비난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정도는 버텨야 한다’, ‘내가 약해서 힘든 것이다’, ‘쉬면 도태된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지 않는 식이다. 이들은 책임감과 습관으로 업무를 계속해 내지만, 예전처럼 성취에서 만족을 얻거나 휴식으로 회복하지 못한 채 억지로 일상을 유지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업무를 계속해 내더라도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일을 마친 뒤 자신을 회복시키던 취미나 대인관계까지 끊어진다면 주의해야 한다.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상태를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로 넘기기 쉽다. 손제현 대표원장은 “버틸 수 있다고 괜찮은 것은 아니다”며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진다면 우울 증상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기능 우울증은 번아웃과 겹쳐 보일 수 있지만 구분해야 한다. 번아웃은 업무나 특정 스트레스 요인이 줄어들면서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우울증은 일과 무관한 시간에도 증상이 이어진다. 고기능 우울증을 방치하면 증상이 만성화되거나 재발할 위험이 커지고, 불안·공황 증상이나 알코올·흡연 등 물질 의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사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46/0000114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