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역사학자 심용환, 하영 증조부 친일파 의혹에 “위험한 발상” [전문]
89,236 807
2026.08.11 15:52
89,236 807
심용환은 8월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갑자기 어떤 여배우의 증조부 문제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며 하영에 대한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고종 독살설에 대해 "독살설은 당시 풍문에 불과하며 역사학계에서는 사실로 간주하지 않는다”며 "당시 주치의라고 해서 그를 친일파로 모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심용환은 하영 증조부인 고(故) 안상호에 대해 "만년의 그가 존경받을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맞다. 하지만 '친일 부역 행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특정 단체에 들어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를 '친일파'라고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고 주장했다.

그는 "고종독살설을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대중이 많기 때문에 이미 증조부는 독살의 주체가 되었고 어떤 학자의 발언 하나를 두고 언론이 ‘역사학계’라고 단정지음으로 이제 그녀는 친일파의 후손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배우의 증조부는 젊은 날 의친왕의 총애를 받았던 뛰어난 의학 엘리트였다. 또한 어느 정도의 사회적 책임을 좌시하지도 않았다고 보인다. 물론 그의 구체적인 친일 부역 행위가 밝혀진다면 그는 친일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밝혀진 다음에나 할 이야기이다"고 주장했다.

심용환은 "여배우의 잘못이라면 그러한 가족사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진실한 반성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쉽게 누군가를 ‘친일파’라고 단정해버리며 과거사에 있었던 너무나 많은 이들이 친일파가 될 것이고, 결국 친일 부역의 기준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비판하고 기억해야 하는지 그 기준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하영 증조부 고(故)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도쿄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조선 최초로 일본 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인물이다. 하영이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을 통해 증조부에 대해 이야기 한 후 그의 친일 행적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다음은 심용환 글 전문

갑자기 어떤 여배우의 증조부 문제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더불어 역사학계가 그의 증조부가 ‘친일 맞음’이라고 규정했다는 기사까지 떳다. 이 논쟁은 그 어떤 합리적인 중재를 통해 해결되지는 않을 듯하고 결국 시간이 해결할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할 말은 해야겠다. 일단 첫째, 고종독살설은 '암살설'이고 3.1운동의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풍문에 불과했고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간주 된다. 역사학계에서는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심지어 '그것이알고싶다' 스핀 오프 프로그램에서는 법의학자까지 동원해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전제를 하고 방송을 만들기도 했다. 냉정히 말해 10년간 일본에 아무런 저항을 않던 고종을 갑자기 일본이 독살할 이유 자체가 없다. 따라서 당시 주치의라고 해서 그를 친일파로 모는 것은 잘못되었다.둘째, 그가 당시 엘리트였고, 대정친목회 등 친일파들이 많이 참여했던 단체에 소속된 것, 그리고 일본이 시정 홍보를 할 때 그의 집안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만년의 그가 존경받을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맞다. 하지만 '친일 부역 행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특정 단체에 들어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를 '친일파'라고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관련해서는 이정은 선생의 논문이 하나 있고 그 논문은 친일파라는 주장을 뒷받침하지는 않는다.(참고로 안상호는 1872년 생이고 일제강점기는 그의 만년의 생인데 논문은 개화기 때 그의 인생을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 상황이 엉뚱하게 커졌다. 고종독살설을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대중이 많기 때문에 이미 증조부는 독살의 주체가 되었고 어떤 학자의 발언 하나를 두고 언론이 ‘역사학계’라고 단정지음으로 이제 그녀는 친일파의 후손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냥, 방송 나왔다가 의사 집안 자랑해서 괴씸죄로 걸린거 아니에요?”

아마 이 말이 진실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 문제는 일단 논란이 시작되면 갈등은 너무나 빨리 극단으로 치닫고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모두가 나 몰라라 한다. 여배우의 증조부는 젊은 날 의친왕의 총애를 받았던 뛰어난 의학 엘리트였다. 또한 어느 정도의 사회적 책임을 좌시하지도 않았다고 보인다. 물론 그의 구체적인 친일 부역 행위가 밝혀진다면 그는 친일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밝혀진 다음에나 할 이야기이다. 여하간 그는 박서양처럼 군의관이 되어 독립군을 치료한 적도 없고 구마모토 농장에서 헌신하며 전라도 농민들을 위한 의료행위를 펼친 이영춘 같은 노력도 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기사를 보면 그는 총독부의 정책에 충실했고 적절한 관계를 잘 유지하며 개인적인 성공을 구가했다.

여배우의 잘못이라면 그러한 가족사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진실한 반성이 없었다는 점이리라. ‘밖에 알려진 것과는 달라요’, ‘저는 제 힘으로 성공했어요’, ‘물려 받은거 별거 없어요’ 뭐 이런 식의 친일파 후손들의 역사 인식에서 멀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조상의 좋은 것만 기억하고 자랑을 일삼은 우리의 일상과도 별다를 바 없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쉽게 누군가를 ‘친일파’라고 단정해버리며 과거사에 있었던 너무나 많은 이들이 친일파가 될 것이고, 결국 친일 부역의 기준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비판하고 기억해야 하는지 그 기준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더구나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역사학계 자체에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뉴라이트에 시달려 왔고 그들의 역사 왜곡으로 인해 너무나 피곤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사라는 학문과 진실 모두를 오롯이 이 싸움에 바치면서 스스로 선과 악의 단순한 판별자가 되어 버리면 그 결과는 역사학 자체의 위기를 몰고 올 것이다.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어디까지를 ‘후손’으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 보다 명쾌한 기준을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다. 연좌가 잘못되었듯 조상의 공이 자신의 공은 아닐 터. 어디까지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고 그로 인해 어떤 권리와 책무를 누려야 되는지에 대해 이제는 결론을 내려야만 할 것이다.

“이대로가면 임진왜란 의병장 후손도 보훈의 대상이 되겠어요!”

정말 그렇다. 정확한 기준으로 가지고 과거사를 그 자체로 인식하고 배우고 존경하는 것, 그래서 보훈이 아닌 역사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되어야 한다. 역사학계의 역할 또한 그것에 있을 뿐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now/article/609/0001155925

댓글 807개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엠넷플러스X더쿠] 스탬프 1개만 인증해도 올리브영 3만원권🎁 Reward Card for MAMA 이벤트 59 10.02 88,115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 (인증메일 안오면 스팸함확인) 07.13 1,419,31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26.08.30 아이디 판매 유도관련 추가) 24.04.09 14,368,55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4,731,10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60812 기사뉴스 저작권법 침해 강력 제재] 20.04.29 38,052,13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351,63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5 21.08.23 8,757,67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671,77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63 20.05.17 8,891,92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6 20.04.30 8,766,00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타회원 글/댓글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843,06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77233 기사/뉴스 김영대, 입대 후 '인생 비주얼' 찾았네…"깐머 찰떡"·"군대가 퍼컬" 연일 화제 [엑's 이슈] 16:10 10
3177232 이슈 저번주 동물농장에서 역대급 등장씬 남긴 주인공ㅋㅋㅋㅋㅋ 16:10 163
3177231 이슈 그냥 뛰어 놀라고 보낸 체육관에서 딸의 적성을 찾았다! 16:09 171
3177230 기사/뉴스 "사귀라는 운명"...이름·생일 똑같은 부부가 겪은 웃픈 사연들 16:09 107
3177229 기사/뉴스 65살 이한위 “19살연하 아내, 음식물쓰레기 못 버리게 해…캐묻지도 않아” 1 16:09 190
3177228 이슈 윤남노가 생일파티에서 쉐프들한테 받은 선물들...jpg 2 16:09 282
3177227 이슈 대체당 음료를 2년간 마신 사람의 충격적인 최후 6 16:08 649
3177226 기사/뉴스 "우편투표=부정선거" 이러던 트럼프, 돌연 "원하면 해라" 선회 16:05 75
3177225 이슈 테일러 스위프트 16번째 빌보드 1위곡 배출 5 16:05 142
3177224 기사/뉴스 '백신 거부'가 불러온 보건 재앙…美 뉴욕주, 홍역 비상사태 14 16:04 461
3177223 이슈 오늘자 음방 사녹 대기 중 일어난 관람 대상 변경 사건...twt 8 16:03 960
3177222 정보 라이브보고 랜덤으로 네이버페이 최대 5원 받기 8 16:01 324
3177221 이슈 일본인들에게 김치 요리 & 참기름 팁을 전수해서 화제가 된 한국인들의 트윗 모음 12 16:01 861
3177220 이슈 저걸 어떻게 앤헤서웨이의 안티페미 명언 이라고 받아들일수있지? 34 15:58 1,470
3177219 이슈 영화 듄처럼 총 대신 칼과 창으로 무장한 21세기 군인들 5 15:57 956
3177218 기사/뉴스 “다 큰 성인들이 입에 물고 ‘쪽쪽’?”…해외서 다시 뜬다는 황당 유행 14 15:56 1,628
3177217 기사/뉴스 “중국 경찰” 길 막고 욕설·조롱···개표소 시위 20대 3명 징역 6개월 실형 8 15:55 406
3177216 기사/뉴스 "통일 필요없다" 돌아선 2030… "현재대로가 좋다" 역대 최고 16 15:55 499
3177215 이슈 샤이니 온유 "tic-tac-toe" 틱택토 챌린지 with 보이넥스트도어 성호 3 15:54 105
3177214 이슈 상영하지 말라고 하니 더 보게 되는 영화, '암살자들' 보고 왔습니다. 4 15:54 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