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장 25만원에 팝니다"…롯데百이 VIP ‘에메랄드 쇼핑백’ 없앤 이유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17일부터 VIP별로 구분해 온 종이봉투 색을 통일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에 “지난달 중순부터 오렌지와 퍼플, 사파이어, 에메랄드, 블랙으로 나눴던 라운지 전용 쇼핑백 색깔을 하나로 통합했다”며 “블랙 등급은 종전과 같이 검은색을 유지하고, 나머지 등급에는 아이보리 컬러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VIP 고객에게 제공되는 쇼핑백은 일반 쇼핑백과 달리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한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라운지 전용 물품이다. 특히 에메랄드 색상은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를 연상케 하는 선명한 하늘색으로 인기가 많았다. 에비뉴엘 라운지를 이용하는 상위 VIP 사이에서는 쇼핑백 색깔 자체가 고객의 등급을 보여주는 일종의 ‘표식’으로 여겨졌다.
쇼핑백을 둘러싼 VIP 고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등급별 색상 차이를 선호했던 고객들은 상위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쓴 만큼 눈에 보이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VIP 혜택이 반드시 거창한 서비스일 필요는 없으며, 작은 부분에서라도 ‘내가 특별한 고객’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등급별 색상 자체를 불편해했던 고객들은 이번 통합을 반긴다. 쇼핑백만으로 소비 수준이 드러나는 방식이 부담스럽고, VIP라는 사실을 굳이 외부에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쇼핑백 색상이 아니라 주차와 발레파킹, 상품 구매 과정에서의 편의, 직원의 세심한 응대 등 실제 쇼핑 경험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매년 수천만원 이상을 쓰는 VIP 고객들에게 색깔로 종이봉투를 구분하는 것이 불편하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등급별로 다른 색의 쇼핑백이 ‘위시템’이 되면서 중고거래 수요도 생겼다. 본지 확인 결과 최근 국내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라운지 VIP쇼핑백’을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에메랄드 색상 쇼핑백 100장을 25만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으로, 큰 사이즈는 장당 2500원, 작은 사이즈는 2000원이었다. 해당 판매자가 보유한 쇼핑백은 147개에 달했다.
롯데백화점은 결국 색깔 구분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라운지 쇼핑백뿐 아니라 티 받침과 포스터 등의 색깔도 모두 하나로 통일했다”며 “지난해부터 에비뉴엘 고객 혜택 개편이 이뤄지는 가운데 고객들에게 더욱 깊이 있고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컬러 통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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