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권위 토론서 “두들겨 맞아야 깨닫지”…이걸 존중한다는 김학자 논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주관한 혐오표현 토론회에서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발언을 한 방청객이 현장에서 제지당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해당 방청객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인권위 상임위원이 “모든 의견을 존중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인권위 내부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교육현장에서의 혐오표현 방지,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표 및 토론 순서가 끝난 뒤 객석에서 한 방청객이 “글로 백날 배워도 한 번 두들겨 맞아본 것만큼 깨달음이 오지 않는다”, “요즘 학교에서 우정을 동성애라고 배운다” 등의 발언을 이어가며 소란이 벌어졌다. 폭력을 합리화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왜곡된 이해에 바탕한 혐오표현으로 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일부 방청객은 “혐오표현이다” “근거를 정확히 밝히고 발언하라”고 소리쳤고, 직전에 자신의 성소수자 정체성을 드러내고 발언했던 학생은 울먹이며 퇴장하기도 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문제의 발언에 대해 “이런 자리에서 허용될 수 없는 말이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마이크를 회수하도록 했고, 해당 방청객은 이에 “자유로운 발언을 막는다”며 반발했다. 김학자 인권위 상임위원은 앞에 나서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 시간이 한정돼 있고 학생들이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방청객의 잇따른 발언권 요구를 차단했다.
토론회를 지켜본 또 다른 인권위 직원은 “소란을 진정시킬 의도였다 해도 인권위원이라면 그 상황에서 중립을 지키는 게 아니라 혐오표현에 대해선 혐오표현이라고 정확히 지적해주었어야 한다”면서 “혐오표현 대응 관점에서 보면 침묵보다 더 상대에게 힘을 실어준 발언일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발표 및 토론 순서에 참여했던 한 외부 인사도 “‘존중한다’는 말은 맥락상 부적절했던 게 사실이다. 행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라 진정을 시켜야 했겠지만, 인권위원의 언행으로는 아쉽다”고 밝혔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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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을 보니 어쨌든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한 말인 것 같기는 한데 행사의 취지를 생각했을 때 너무 기계적 중립이 아닌가 싶음.. 학생이 안쓰럽다 소수자 청소년들이 상처받지 않는 세상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