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은 숲과 도로에서 끈질기게 외계 존재와 사투를 벌이는 성기를 두고 "지구인으로서의 어떤 자존심, 체면을 상징"이라 답한 바 있다. 혈투에 쓰러진 성기를 내려다보며 마베이요가 던진 말이 마치 영어의 "나이스 투 미트 유(nice to meet you)"처럼 들린다는 해석이 있어 물었다.
"그건 아니고, '이 미천한 종자여'라는 뜻이다. 사실 그 장면부터 자막을 넣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또 하나 외계 존재를 목격한 해술(임현식)은 영화의 숨 쉴 구멍과도 같다. "해술이 아저씨가 그런 거면 맞아"라며 마을 사람들은 입을 모아 신뢰를 드러낸다. 해술이 성애 앞에서 진술 도중 설사를 언급하며 장광설을 늘어놓는 대목에서는 객석에서 제법 큰 웃음이 터졌다. 이 캐릭터를 설정한 이유도 궁금했다.
"살다 보니 늙은 남자의 의중을 파악하기 힘들더라. 주의를 분산시키는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잘 들어보면 중요한 힌트가 군데군데 담겨 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그런 힌트를 알아채는 건 가치 있는 일이라는 느낌을 전하고 싶었다. 그게 진실인지는 알 수 없지. 입장마다 서로 다른 말을 하게 되니까. 기억이 온전하게 객관화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또 다른 이유는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간의 비루함을 담고 싶었다. 그렇다고 인간 자체가 비루하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관점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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