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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함이 ‘김부장’ 성공비결… 대중은 드라마로 ‘현실의 답답함’ 푼다”[M 인터뷰]

무명의 더쿠 | 14:11 | 조회 수 135

■ M 인터뷰 - 홍성창 스튜디오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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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둥절합니다.” 

SBS 드라마 ‘김부장’이 전국 시청률 23%(닐슨코리아)로 막을 내린 직후 만난 홍성창(56) 스튜디오S 대표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온갖 성공 요인을 찾으며 장광설을 늘어놓을 줄 알았지만, 오히려 이 상황을 차분하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했다. 홍 대표는 ‘유쾌함’이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공감과 즐거움을 쉽게 전달했기 때문에 “유쾌해진 시청자들이 ‘김부장’을 매주 만나신 것이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김부장’을 비롯해 ‘멋진 신세계’(11.8%), ‘신이랑 법률사무소’(10%) 등 두 자릿수 시청률을 거둔 드라마를 잇달아 내놓으며 ‘지상파의 자존심’을 지킨 홍 대표와 지난달 29일 서울 상암동 스튜디오S 본사에서 만났다. 

―2년 만에 시청률 20%대 TV 드라마가 탄생했다. 왜 시청자들은 ‘김부장’에 열광했다고 생각하나. 

“시청자들을 유인하는 요인이 많았습니다. 유명 웹툰이 바탕이 돼 이야기가 탄탄하고, 캐릭터가 선명했죠. 고난도 액션이 주는 쾌감 역시 컸어요. 여기에 코믹 요소가 적절히 배치됐죠. 정통 코믹 드라마는 외면받는 시대인데, ‘김부장’처럼 진지한 분위기 속 웃음 장치는 오히려 통한다는 것이 다시금 입증됐습니다. 이는 ‘유쾌함’의 성공이라 표현하는 것이 맞아요. 그리고 결론은 권선징악이었죠. 어둠은 빛을 못 이기듯, 시청자들은 밝은 결말을 좋아합니다.” 

―‘김부장’ 캐릭터와 배우 소지섭이 찰떡궁합이더라. 

“좋은 이야기는 좋은 캐릭터에서 출발하듯, ‘김부장’의 시작점은 소지섭이었습니다. ‘발리에서 생긴 일’ ‘주군의 태양’ 등 SBS에서 성공작이 많은데, 솔직히 요즘 어린 시청자들이 소지섭을 잘 모르더군요. 그래서 그가 어떤 배우인지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싶었어요. ‘김부장’은 소지섭이 가장 잘하는 연기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인 코믹은 박진철(윤경호), 성한수(최대훈)가 담당했죠. 사실상 세 캐릭터가 ‘한 몸’이었죠. ‘김부장’의 성공 못지않게 소지섭에게 제2의 전성기가 열렸다는 것도 기쁩니다.” 

―대중이 ‘한국형 히어로’에 열광하는 것 같다. 

“‘열혈사제’(22%·2019년)가 시작이었죠. 그 당시에도 의문이었어요. ‘이렇게 사랑받을 작품이었나?’ 고민해봤죠. 답은 하나였어요. 카타르시스. 대중은 현실의 답답함을 작품 속에서 풀길 원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모범택시’가 나왔고, ‘김부장’으로 이어졌죠. 앞서 큰 사랑을 받았던 ‘낭만닥터 김사부’ 역시 이상적인 의사상을 제시한 히어로물로 볼 수 있습니다.” 

―언급한 모든 작품이 시즌제로 정착했다. 처음부터 의도한 것인가. 

“김사부(한석규), 김해일(김남길), 김도기(이제훈), 김부장(소지섭) 등 대중이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캐릭터가 구축되니 자연스럽게 시즌제 드라마로 이어졌어요. 새로운 에피소드만 부여하면 얼마든지 변주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김부장’의 후속작인 ‘재벌X형사’ 역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속편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해요. 그 전제는 사적 제재일지언정 ‘정의를 구현한다’는 대의명분이죠. 그래야 대중을 설득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만큼 대중이 현실 속에서 답답함을 느낀다는 것은 안타까운 지점입니다.” 


―각 히어로들이 동시에 모이는 ‘한국형 어벤져스’ 세계관도 가능할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자면 ‘재벌X형사’에서 경찰대학이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김부장’에서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딸 민지가 신입생으로 입학하면 어떨까요? 영화 ‘청년경찰’처럼 특정 사건에 휘말리고, 김부장이 나서게 된다면 세계관이 공유되지 않을까요? 물론 사석에서 주고받은 이야기일 뿐, 실질적으로 이뤄지려면 훨씬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죠.” 


―‘김부장’에는 약 3분의 회상 장면이 풀(full)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됐다. 최초 시도다. 과감한 결정의 배경은. 

“제가 마침 AI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어요. 막상 그 수준을 보고 나니 ‘이거 큰일났구나’ 싶어서, 스튜디오S의 PD 모두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게 했죠. 이 장면은 약 3개월 동안, 2억 원 정도 투입해 만들었어요. 실제 배우가 촬영했을 때 소요되는 비용을 60%가량 절감했죠. 첫 결과물을 보고는 ‘미흡하구나’ 싶었는데 6번 정도 수정됐을 때는 ‘이제 내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I기술은 하루하루 달라지기 때문에 지금은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런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것이 AI 시대에 리더가 가진 덕목인 것 같아요.” 

―‘지상파 드라마가 위기’라는 우려가 나온 지 10년이 넘었다. SBS는 스튜디오S를 통해 이 위기를 잘 극복해가고 있다. 스튜디오 체제로의 전환은 무엇을 의미하나. 

“2020년 초부터 스튜디오S 체제가 본격화됐습니다. 코로나19 때였죠. 그 시기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등장하며 저희도 두려움을 느꼈고,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 때 스튜디오S가 구심점이 됐습니다. 내부 PD들에게 ‘미드·영드 같은 작품도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작품을 시도했죠. 글로벌 OTT에 대항하는 기획팀도 꾸려 시리즈물에 대한 개념도 정립했고요. 그런 과정을 거치며 내부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동시에 기성 방송국의 틀에서 벗어나는 과감한 기획과 도전도 가능해졌죠.” 

―최근 웹툰 원작 드라마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있다. 

“부인할 수 없습니다. 유명 웹툰을 드라마로 옮기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죠. 다만 장르는 다양화됐습니다. 과거에는 로맨틱 코미디 웹툰을 드라마화하는 사례가 많았어요. 하지만 요즘은 ‘김부장’ 등 장르물 웹툰을 선호하는 분위기입니다. 웹툰이 원작이라고는 하지만, 이렇듯 이야기가 다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싫증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반면 웹툰에 기반한 드라마가 늘어나면서, 드라마를 위해 개발한 오리지널 작품의 소중함은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자체 개발 작품인 ‘멋진 신세계’도 시즌2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을 검토 중이에요.” 

―제작비 상승과 플랫폼 다변화로 TV 드라마의 위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은 어떻게 바라보나. 

“어쩔 수 없이 당면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편성 전략이 더 중요해졌죠. 과거에는 월화, 수목 드라마에 가장 무게를 뒀고, 주말 드라마는 차순위였지만 지금은 주말이 메인 시간대예요. 그런 분위기를 정착시킨 게 공교롭게도 ‘열혈사제’였고요. SBS도 주말을 중심으로 두고 상·하반기에 수목 드라마를 1편씩 편성하는 것이 목표예요. 1년에 평균 10∼11편을 만들죠. 대형 방송사들이 꾸준히 작품을 공급해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는데 제작비 상황도 여의치 않고, JTBC 상황도 맞물려 안타깝습니다.” 

―약 10년 사이 드라마 환경이 크게 변했다. 쪽대본은 사라졌고, PPL도 줄어든 것 같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쪽대본이 있었어요. 제작진도 배우들도 마음이 급했죠. 지금은 사전 제작이 일반화되면서 훨씬 더 다양한 토론이 오가고 있어요. 당연히 현장의 노동 강도와 분위기도 개선됐죠. 솔직히, 아쉬움도 있어요. ‘김부장’이 10부작인데, 이 정도의 반응이었다면 16부작으로 늘렸을 겁니다, 하하. 과거에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드라마에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었다는 나름의 장점도 있었지만, 쪽대본은 사라지는 게 맞아요. 작품 안에 제품간접광고(PPL)를 소화하는 것은 여전히 고민입니다. 제작비 수급을 위해 안 할 순 없죠. 작품 중간중간에 넣으려 하면 이야기의 흐름이 끊길 수 있기에 ‘김부장’도 드라마 막바지에 더 많이 노출된 경향이 있어요. 이런 제작 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대중들도 PPL을 보다 관대하게 바라보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작품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도록 제작진이 항상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809815?sid=103&lfrom=twitter&spi_ref=m_news_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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