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폭염에 야구하라고? 허구연 나와!" 나오고 싶어도 못 옵니다...총재-사장단은 지금 미국 출장중
한 야구 관계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리그 전 경기가 취소된 5일 더게이트와 통화에서 이 관계자는 "허구연 총재가 이 날씨에 관중석에서 야구를 직접 봐야 심각성을 알 것"이라며 "KBO 직원 누구라도 운동장에 30분만 서 있으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문제의 해결은 공감 능력에서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나 야구 관계자가 알지 못했던 사실이 하나 있다. 현장에 나와 피부로 느껴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로 그 시점에, 정작 KBO 수장 허구연 총재는 한국에 없었다. 허 총재와 주요 구단 사장단은 폭염으로 끓어오르는 한국을 떠나 태평양 너머 미국으로 날아간 상태였다.
더게이트 취재 결과 허 총재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및 구단 관계자들과의 미팅, 현지 견학을 위해 미국 출장 중이었다.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6개 구단 사장도 허 총재와 동행해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BO 설명에 따르면 허 총재와 사장단은 8월 1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KBO가 부산·창원 경기를 폭염으로 처음 취소한 날이다. KBO 관계자는 "오래전에 예정된 일정이라 취소하기 어려웠다"며 "1일 출국해 미국 현지 미팅과 견학 등의 일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수뇌부의 공백 속에 KBO 대응은 땜질 처방으로 일관하다 관중이 쓰러진 뒤에야 회의를 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한 KBO는 열흘 이상 예정됐던 미국 출장 일정을 단축해 조기 귀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KBO 총재와 사장단의 미국 출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히려 연례 행사에 가깝다. 정운찬 전 총재는 2018년 취임 첫해에만 네 차례, 25박 33일을 해외에서 보냈다. 2월에는 뉴욕 MLB 사무국을 찾아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와 회동했고, 2~3월에는 일본 구단 스프링캠프를 순회했다. 7월에는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올스타전을 참관하고 양키스타디움에서 시구했으며, 8월에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9개 구단 사장단과 동행했다.
물론 허 총재가 취임 이후 전임 총재들과 달리 리그 발전에 힘을 쏟고 성과를 낸 점을 부정하긴 어렵다. 그러나 리그가 폭염으로 신음한 지난 며칠간 KBO가 보여준 대응과 수뇌부의 부재는 현장에 깊은 실망을 남겼다. 김태형 감독은 "에어컨 밑에 앉아서 경기장 온도를 어떻게 안다고"라며 혀를 찼다. 적어도 김 감독의 생각과 달리 KBO 수뇌부는 에어컨 밑에 있지 않았다. 그들은 태평양 건너 미국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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