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흔히 요즘처럼 더운 날이면
뜨거운 삼계탕을 먹고는 한다.
이른바 이열치열의 논리인데,
이열치열이라는 말은 이미 <의방유취>,
<죽당집>, <경약전서> 등에서
한의학적인 용어로서 사용되었다.

의외로, <조선왕조실록>에서 정조도
이열치열이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요즘 소통하는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병신년의 역적을 다스릴 때 이열치열하였으므로
남은 자가 있는 것이니,
만약 이수치열하였다면 남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거늘(...)
음, 딱 봐도 여름 건강을 유의하자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뜻으로 쓰였는데,

병신년의 역적은 정조의 즉위를 방해했던
홍인한을 가리킨다.
만일 반대 당파였던 소론에게 처벌을 맡기면
소론은 홍인한을 중심으로 노론을 전부 엮어
피의 숙청을 만들었겠지만,

정조는 똑같이 왕실의 인척이고 노론이었던
김상익에게 처벌을 맡겨 비교적 온건한 마무리를 했다.
즉, 정조가 사용했던 이열치열이란
'마음에 안 드는 새끼 조질 때 같은 당파 사람을 써야
여기저기 안 번지고 적당히 마무리된다'는 뜻이다.

두 달 후 사간원에서도 '김상익은 재랑 한통속인데
이러면 완전 이열치열 아님?'이라고 따진 걸 보면,
당시에는 정치적 상황을 설명하는 용어로도
이열치열을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오! 드디어!
이후 홍계영의 <관수재유고>,
홍우채의 글 등에서도 이열치열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홍우채는 열이 난 아들에게 차가운 약재를 쓰지 않고
뜨거운 약재를 쓰며 이열치열했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이미 이열치열이 일종의 상식으로서
민간에서도 받아들여졌다고 추측할 수 있다.

아, 근데 아들은 죽었다.
애초에 저 글은 제문이고,
차가운 약재를 썼어야 하는데
괜히 이열치열이랍시고 뜨거운 약재를 쓰는 바람에
아들이 죽었다며 후회하는 글이다.
홍우채의 말대로, 무조건 이열치열이랍시고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게 항상 좋지는 않다.
뜨거운 음식을 먹고 땀이 배출되어서
일시적으로 시원함을 느끼는 것인데,
당일 컨디션이 안 좋거나,
습하고 더운 환경에서 먹거나, 수분이 부족하면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

요즘처럼 더운 날씨, 지혜로운 여러분들은
각자 자신의 입맛과 컨디션을 잘 고려하여,
어떨 때는 이열치열으로, 어떨 때는 이냉치열으로
폭염을 이겨내시기를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