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유해 재수색 100일… 호미 들고 유해 찾아 나선 유족들 [밀착취재]

사고가 있었던 둔덕과 공항 담벼락 인근에서는 참사 발생 1년4개월여 만인 지난 4월 재수색이 시작돼 하루 평균 10여점의 유해 추정 물체가 발견되고 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재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유해 추정 물체는 1579점, 유류품은 833점이다. 4월13일부터 4일간 발견된 유해 추정 물체 230점에서 유전자가 확인된 건 195점으로 확인된 희생자는 64명에 달한다. 비행기 부품 등 기체 잔해 1195.9㎏도 발견됐다.
◆“국가가 두 번, 세 번 유가족을 죽였다”
여흥구(74)씨는 1주차에 가족의 유해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세 차례에 걸쳐 받았다. 여씨는 “연달아 3일 동안 전화를 받았는데 첫날은 사위의 유해가, 다음날엔 딸의 유해가, 그다음 날엔 손녀딸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했다. 여씨는 딸의 상산고 합격을 축하하며 가족여행을 떠났던 딸 부부와 두 손주를 참사로 잃었다. 여씨는 “유해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비행기 잔해가 날아다니는 장면이 떠오르고 가슴이 미어졌다”고 했다. 그는 또 “아내가 국과수로부터 전화를 받고선 그대로 까무라쳤다”며 “참사 후 긴 시간이 지났는데도 유해가 또 나오니까 참사 당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소식을 듣자마자 비행기 잔해가 날아다니는 장면이 떠오르고 가슴이 미어졌다”는 여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는 이내 “가슴이 아프다”며 가족 이야기를 못하겠다고 했다. 협의회는 유가족들의 정신적 충격을 이유로 재수색이 종료된 이후 일괄적으로 결과를 통보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유가족들은 15~20명씩 활주로 인근에서 유해를 눈으로 찾아냈고, 호미를 들고 잔디를 팠다. 이씨는 “며칠동안 가족들이 작업을 했는데 안되겠다 싶어 경찰에 발굴 작업을 해달라고 요청해 재수색이 4월13일에 시작됐다”고 했다. 참사가 발생한지 보름여만인 지난해 1월15일 국토부는 “99% 수습이 완료됐다”고 발표했지만 대대적인 재수색이 시작된 것이다.
이씨는 “이렇게까지 될 줄 모르고 국가를 믿었다”며 “장례도 치르지 말고, 수색 과정에서도 계속 의문을 제기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재수색이 마무리되면 유가족들은 3번째 장례식을 치러야 한다.
여씨 역시 “수사도 금방될 것 같았지만 경찰은 검찰이 잘못했다고 하고 검찰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받아야 기소할 수 있다고 한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가 한 게 아무것도 없지 않나”라며 “콘크리트 둔덕도 유가족들이 고발해서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지, 처음엔 정부가 규정대로 지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준 무안공항 참사 이후 재판에 넘겨진 책임자는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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