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음악 창작의 도구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AI 음악의 저작권 관리 기준이 처음 마련됐다. AI를 활용했더라도 사람이 창작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했다면 저작권 등록을 허용하고, AI가 사실상 혼자 만든 결과물은 등록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AI 활용 음악저작물 신고·등록 기준을 마련해 지난 3일부터 시행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관련 규정과 약관 개정안을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새 기준에 따르면 AI를 작사·작곡·편곡의 보조도구로 활용했더라도 창작자가 곡의 구성과 수정, 편곡 과정 등을 주도했다면 등록이 가능하다. 반면 단순히 프롬프트만 입력해 AI가 생성한 음악은 저작물로 인정하지 않는다.
등록 신청자는 AI를 활용한 영역과 사용한 도구, 창작 과정에서 직접 수행한 내용을 신고하고 이를 확인·보증해야 한다. 음저협은 필요하면 프로젝트 파일, 악보, 수정 이력, 프롬프트 기록 등 창작 과정을 입증할 자료를 요구하거나 기술 검증과 전문가 심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허위 등록에 대한 제재도 강화했다. 인간의 창작 기여 없이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등록한 사실이 확인되면 저작권료 지급을 보류하거나 부당 수령액을 환수하고 신탁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면 부당 수령액의 최대 3배를 위약벌로 청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번 제도는 해외 주요국의 저작권 판단 기준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국은 AI가 단독으로 만든 결과물에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인간이 창작적으로 기여한 부분만 보호하고 있다. 중국 역시 AI 활용 자체보다 프롬프트 수정과 편집, 선택 등 인간의 창작적 개입 정도를 기준으로 저작권 인정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AI를 사용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창작의 주체였는가’가 글로벌 저작권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음저협의 이번 기준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반영해 인간의 창작 기여를 제도적으로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업계는 이번 조치로 AI를 활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저작권 등록이 막히는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순수 AI 생성물이 저작권료 분배 체계에 무분별하게 편입되는 것을 차단해 권리관리의 신뢰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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