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역대급 변동성을 나타낸 보인 가운데 블룸버그가 “한국이 투자 부적합 국가가 되고 있다”고 직격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이라는 순풍에도 극심한 변동성과 정부의 서투른 정책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한국 역시 투자 부적합 국가가 되고 있다(South Korea Is Becoming Uninvestable, Too)’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하고, 한국을 올해 세계에서 가장 뜨겁고 변동성이 큰 증시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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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로 ‘변동성’을 꼽았다.
칼럼은 올해 들어 코스피가 하루 5% 이상 등락한 날은 33일에 달했다며,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4일, 홍콩 항셍지수는 0일에 그쳤다고 소개했다. 이런 극심한 변동성이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외면하게 만드는 주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특히 칼럼은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정부가 5월 말 도입을 승인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지목했다. 골드만삭스 추산에 따르면 코스피가 정점을 찍었던 6월 당시 SK하이닉스 주가가 5% 움직일 때 ETF 리밸런싱 자금이 이 종목 일평균 거래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흔들었다.
최근 정부가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상향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칼럼은 “상품 자체를 중단시키지 않는 한 부작용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칼럼은 정부 정책 실패의 가장 큰 피해자로 개인 투자자를 지목했다. 이들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내건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개혁을 믿고 투자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시장을 빠져나가는 동안 코스피를 사들인 개인은 막대한 손실을 떠안았다고 진단했다. 가장 인기 있던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6월 고점 대비 84% 폭락했고, 36만개에 달하는 증권 계좌가 강제 청산됐다고 분석했다. 강제 청산된 계좌의 62%는 35세 이하 젊은 층에 몰린 것으로 추정했다.
국민연금의 일관성 없는 운용도 도마에 올랐다. 칼럼은 국민연금이 코스피 보유 물량 매도를 피하려고 국내 주식 투자 목표치를 임의로 끌어올리면서, 과열된 시장을 식히는 연기금 본연의 역할을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과거 규정대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코스피 열풍을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칼럼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정부의 정책 실패와 투자자 경시를 이유로 중국을 투자 부적합 국가로 평가해 왔는데, 불행히도 한국을 두고 비슷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스스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또 처음 투자에 나선 젊은 투자자들이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지 돌아볼 때”라고 경고했다.
https://www.dt.co.kr/article/12076390
블룸버그 칼럼 원문: https://www.bloomberg.com/opinion/articles/2026-08-03/south-korea-is-becoming-uninvestable-t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