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 노동규제 완화, 여성 노동자에게 이중차별”…여성노동계 성명
여성노동계가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을 4년까지 늘리고, 연구개발(R&D) 직군의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적용 제외 등의 내용이 담긴 정부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안에 대해 “메가특구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를 착취하던 수출자유지역의 재판”이라며 반발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등 13개 여성노동단체는 3일 성명을 내어 “여성노동자들은 기업의 이윤을 위해 노동권과 생존권을 벼랑 끝으로 밀어 넣는 특별법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 노동시장의 차별과 불평등을 한층 심화시킬 독소조항의 즉각적인 전면 철회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여성노동단체는 메가특구특별법의 노동특례가 1970년대 저임금·장시간 노동 구조로 여성노동자들을 착취했던 마산·이리(익산) 수출자유지역을 재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1970년대 수출자유지역은 외자 유치와 수출 증대라는 명분 아래 국가가 법적 노동권 박탈을 허용한 땅이었다. 다수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은 헌법과 노동법이 보장하는 보편적 권리 바깥으로 밀려났다”며 “메가특구는 이 구조를 반복한다”고 밝혔다.
메가특구가 성별격차를 더 고착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 기준 기간제 노동자 중 여성은 56.5%, 시간제 노동자 중 여성은 71.9%에 달했다. 파견 노동자와 용역 노동자 중 여성 비율도 각각 49.5%, 45.5%였다. 여성노동단체는 “비정규직·파견직 비중은 이미 여성이 남성보다 구조적으로 높으며, 기간제 사용기간을 4년까지 늘리면 기업은 정규직 채용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여성노동자를 한층 용이하게 쓰고 버리는 구조를 완성하게 된다”며 “이는 성별 임금격차를 더욱 넓히고 여성노동자를 끊임없는 고용 불안정 속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여성노동자의 고용 불안정 문제 외에도 메가특구특별법이 장시간 노동을 허용할 경우 육아·돌봄 책임이 더욱 여성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들은 “초과근로시간의 상한이 사라지거나 초과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면제되면, 육아·돌봄과 병행해야 하는 노동자는 장시간 근로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승진과 핵심 업무에서 배제되기 쉽고 이는 곧 경력단절로 이어진다”고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816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