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6세 가장 젊은 부촌으로… 성과급 풀리자 “금 사자” 골드러시

13일 오후 8시 경기 화성시 동탄구 동탄호수공원 인근 학원가 일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품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은 반도체 ‘수퍼 사이클’ 수혜를 고스란히 누리고 있었다. 동탄은 2000년까지만 해도 논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던 인구 1만명 정도의 농촌이었다. 그런데 2001년 10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 가동에 들어간 지 25년 만에 동탄은 전국에서 가장 젊은 부자 도시로 탈바꿈했다. 동탄을 포함한 화성시 지역 내 총생산(GRDP)은 91조원(2023년 기준)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226곳 중 가장 많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젊은이가 몰리면서 동탄 주민 평균 연령은 36.1세로 낮아졌다.
삼전 성과급 풀리자 금 거래 늘어
“골드바 1억원 어치를 살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성과급이 지급된 지난달 8일. 동탄구 반송동에 있는 금 거래소 ‘지골드’를 찾은 40대 남성이 이렇게 묻자, 점주 김상기(53)씨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김씨는 “30년 가까이 금은방을 해오면서 처음 접해보는 액수였다”며 “뉴스에 나오던 삼성전자 성과급이 이런 건가 싶었다”고 했다.
반도체 호황에 올라탄 삼성전자 직원들이 많이 사는 동탄에는 금은방이 늘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동탄의 시계·귀금속 소매업체는 40곳이었다. 유동 인구가 몰리는 고속철 동탄역 인근에는 금은방이 1년 전보다 22.2% 늘었다고 한다.
넘치는 돈은 동탄 도로 풍경도 바꿔 놓았다. 지난 1월 기준 동탄구에 등록된 수입차는 4만2231대로, 전체 차량(20만944대) 5대 중 1대가 수입차다. 동탄에서 중고 수입차를 판매하는 강모(40)씨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에 다니는 남편을 둔 여성들이 차를 보러 많이 온다”고 했다.
스크린 골프장 5년 새 2배
동탄 주민들 주머니가 두둑해지면서 여가 생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우선 골프 인구가 늘고 있다. 동탄 지역 스크린 골프장은 2021년 115곳에서 올해 267곳으로 5년 새 2.3배로 늘었다. 동탄역에서 차량으로 30분 이내 거리에 골프장만 7곳이 들어서 있다. 동탄과 오산, 수원 등지에서 골프 개인 레슨을 하는 김광(55)씨는 “수강생 70명 중 약 50명이 동탄 주민”이라며 “요즘 동탄 주민들에겐 골프가 ‘국민 스포츠’”라고 했다.
동탄은 치과 밀집도도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치과는 교정·미백 등 비급여 진료 비율이 높아 소비력이 높은 지역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동탄역 인근 한 대형 상가에는 치과만 5곳이 입점해 있었다. 올 1분기 기준 동탄 지역 치과의원은 115곳으로, ‘교정 전문의’가 있는 치과교정과도 22곳이나 됐다. 동탄구 관계자는 “동탄의 교정치과 밀집도는 서울 강남 3구를 제외하면 서울 어느 자치구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했다.
서울 대치동 맞먹는 ‘학원 신도시’
동탄엔 학생도 많다. 지난 5월 기준 초·중·고생은 6만8309명으로 동탄 인구의 약 15.9%다. 길을 걷다 마주치는 동탄 주민 6~7명 가운데 1명은 학생인 셈이다. 그 바람에 동탄에는 학원이 밀집한 학원가가 4곳이나 형성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동탄 9개 동(洞)에 있는 입시·교과 학원은 1976곳. 한 동당 평균 220곳이다. 학원 수로 보면 서울 3대 학원가인 대치동(동 평균 433곳)에는 못 미치지만, 목동(163곳)·중계동(186곳)은 넘어섰다.
동탄에서 학원이 밀집한 목동(睦洞). 서울 대표 학군지 목동(木洞)과 이름이 같은 이곳에서 만난 중학생 도모(15)군은 “동탄 목동에 사는 친구들은 영어·수학 학원 2곳은 기본이고, 국어·과학·예체능까지 4곳 이상 다니는 애들도 많다”고 했다. 지난해 화성시가 한 조사를 보면, 동탄 학생 1인당 월 사교육비는 77만4000원으로 전국 평균(47만4000원)보다 30만원 많았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살다 지난달 동탄에 집을 사 이사 왔다는 김창용(37)씨는 “유흥가는 거의 없고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와 공원이 잘 갖춰져 있어 영유아나 초등생을 키우기엔 웬만한 서울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동탄 집값이 뛰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동탄구를 용인 기흥구, 구리시와 함께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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