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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같은 서울인데 폭염일수 14배…노후 빌라촌이 더 뜨거웠다[불평등한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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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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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울 365개 행정동 체감온도 분석


상위 10개 동 35도 이상일 53.3일
하위 10개 동은 12일…4.4배 격차
노후주택 밀집지에 고령·저소득층 겹쳐
녹지·바람길 확충하고 집수리 병행해야

 

서울 행정동별 여름철 평균 체감온도 체감온도 35도 이상을 기록한 날이 많은 지역. 그래픽 강미란 기자

 


목숨을 위협하는 극단적 무더위가 일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폭염은 모두에게 똑같이 내리쬐진 않는다. 누군가는 시원한 곳에서 더위를 피하지만, 누군가는 열기를 품은 집과 그늘 없는 일터에서 하루를 버틴다. 기후위기가 심화할수록 폭염과 폭우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곳부터 파고든다. 4회에 걸쳐 기후재난이 드러낸 ‘불평등한 더위’의 현장을 짚고 모두를 위한 폭염 대응 해법을 모색해 본다.

 

합정동 59일, 개포3동 4일. 지난해 여름철(6~8월) 서울에서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을 기록한 폭염일수의 차이다.

 

2일 서울신문이 서울 주거지역에 설치된 서울시 도시데이터 센서(S·DoT) 데이터로 365개 행정동의 체감온도를 분석한 결과 같은 서울 안에서도 주거 환경에 따라 폭염일수가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폭염일수가 높은 지역들은 대체로 노후·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있고 고령자와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높았다.

 

지난해 여름철 평균 체감온도 상위 10개 동에서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날은 평균 53.3일로 집계됐다. 반면 체감온도 하위 10개 동은 평균 12.0일로, 상위 지역과 4.4배 차이 났다. 체감온도는 같은 기온이라도 습도가 10% 증가할 때 약 1도 오른다.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기상청은 폭염 경보를 발효한다.

 

폭염일수 격차는 올해 들어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7월 한 달간 평균 체감온도 35도 이상인 날은 상위 10개 동이 평균 8.4일, 하위 10개 동은 0.8일로 집계됐다. 8월을 포함하더라도 폭염 격차가 지난해보다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에 따라 같은 날 체감온도가 최고 13도 가까이 차이 나기도 했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오른 지난해 7월 27일 송천동의 체감온도는 45.5도까지 치솟은 반면 사당5동은 32.9도를 기록했다.

 

체감온도 상위 10개 동에는 도심 지역 6개동(혜화동·삼청동·무악동·창신2동·숭인2동·가회동)이 포함됐다. 천호2동 등 노후·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체감온도 하위 지역(한강로동·수유3동·신대방2동·사당5동·개포3동)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거나 녹지 비율이 높은 동네가 주로 포함됐다.

 

같은 기온도 다른 체감…열기 가두는 노후 골목
 

지난달 30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동남권 옛 부도심 일대의 모습. 한강을 낀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아 파랗게 보이는 반면, 노후·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은 온도가 높아 붉게 보인다. 이지

지난달 30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동남권 옛 부도심 일대의 모습. 한강을 낀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아 파랗게 보이는 반면, 노후·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은 온도가 높아 붉게 보인다. 이지훈 기자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꼽히는 홍제동 개미마을. 가파른 언덕 사이로 오래된 저층 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서 그늘을 찾기 어려웠다. 에어컨 없이 선풍기 한 대로 생활하는 이영록(78)씨의 집 안은 온도계를 놓은 지 20분 만에 37.8도까지 올랐다.

 

반면 같은 날 850여 가구가 모여 사는 강남의 고급 아파트 단지는 나무와 분수가 설치된 휴게공간이 곳곳에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단지 밖에서 35.5도를 가리키던 온도계는 안으로 들어선 지 20여분 만에 33.3도까지 내려갔다. 단지 내 북카페에 있던 주민 김모(72)씨는 “밖보다 단지 안에서 책도 보고 음료수도 마시는 게 훨씬 쾌적하다”고 말했다.

 

여름철 평균기온은 비슷해도 주변 환경에 따라 체감온도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송정동과 북가좌2동은 지난해 여름 평균기온은 29.4도로 같지만, 평균 체감온도는 각각 34.5도와 33.5도로 송정동이 1.0도 더 높았다. 가장 더운 시간대의 기온인 일최고기온(평균) 역시 각각 35.2도와 33.5도로 1.7도 차이 났다.

 

송정동은 중랑천 제방과 맞닿은 지역으로, 노후 저층주택이 바둑판 형태의 골목을 따라 따닥따닥 몰려 있다. 2021~2025년 도시재생사업으로 주민 쉼터 등 생활 환경이 개선됐고 2023년 서울시의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됐지만, 아직 사업이 진행 중이다. 반면 북가좌2동은 불광천을 끼고 어린이공원 등 수변·녹지 공간이 비교적 풍부하다.

 

폭염 취약 주거지에 고령층·저소득층 몰려

 

지역의 체감온도를 결정하는 가장 주된 요인은 노후·다세대주택 밀집 여부다. 서울에서 체감온도가 네 번째로 높았던 창신2동의 경우 평균기온은 29.0도였지만 평균 체감온도는 35.2도로 6.2도나 차이 났다. 창신2동의 노후주택 비율은 42.8%에 달한다.

 

장위2동은 지난해 여름 체감온도 35도 이상인 날이 51일이었고, 평균 체감온도는 34.3도로 서울 평균인 33.5도보다 0.8도 높았다. 이곳은 전체 주택의 약 90%가 단독주택(42%)과 연립·다세대주택(47%)으로 구성됐다. 노후주택 비율도 43.9%였다.

 

서울 동북권 지역의 다세대주택에 사는 이영순(80세)씨는 하루 중 가장 더운 오후면 큰길 건너 아파트 단지 옆 공원을 찾는다. 이씨는 “집 앞뒤와 옆이 모두 다른 빌라에 둘러싸여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는다. 한낮에 집 안에 있으면 숨쉬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은 “건축된 지 오래되고 에너지 효율이 낮은 다세대·단독·연립주택과 영업용 건물 내 주택 등이 폭염 때 열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오래된 집이 많은 지역은 임대료 등 주거 비용이 저렴한 편이다. 이에 고령층과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모이기 마련이다. 서울 서남권 한 행정동의 지난해 여름철 평균 체감온도는 34.7도. 서울 평균(33.5도)보다 1.2도 높은 이 지역은 주택 2채 중 1채가 노후주택(48.3%)이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1.1%,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6.2%다. 강남구에 비해 고령인구 비율(16.4%)도, 수급자 비율(3.0%)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시는 이곳을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했다. 장위2동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5.9%,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9.2%였다.


전문가들은 고령층과 아동의 경우 신체적으로 고온에 취약하고, 저소득 가구는 냉방시설과 주택의 에너지 효율이 떨어져 폭염 대응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경제적 취약성과 열악한 주거 환경이 겹치면 폭염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 된다.

 

같은 지역에서도 주택 유형에 따라 체감온도가 크게 달라지기도 했다. 면목3·8동과 맞닿은 면목7동의 평균 체감온도는 32.9도로, 면목3·8동보다 1.9도 낮았다. 빌라촌과 비교해 건물 사이 간격이 넓고 나무 그늘이 이어져 있어 바람도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통했다. 이 외에도 홍제3동(35.0도)과 연희동(32.1도), 사당4동(34.5도)과 신대방2동(31.7도)도 각각 2.9도, 2.8도 차이가 났다.

 

빽빽한 빌라촌 vs 녹지 품은 아파트 단지
 

서울 최고기온이 35도를 기록한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의 기온이 45도를 넘긴 모습. 박다운 기자

서울 최고기온이 35도를 기록한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의 기온이 45도를 넘긴 모습. 박다운 기자
 

 

건물 밀도와 녹지 규모도 동네별 폭염 위험을 가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건축공간연구원의 지난해 폭염 취약성 분석 연구를 보면 단독주택의 평균 열취약도는 공동주택의 약 1.4배 수준이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1/0003666791?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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